지하40m GTX건설 안전할까

지하40m GTX건설 안전할까


기술홍보관 탐방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서울역 대심도(지하급행도로) 홍보관을 찾았다. 역사 1층 왼쪽 귀퉁이 철도사법경찰대 서울센터 바로 앞에 자리잡은 전시공간이다. 30여㎡가 채 안 되는 작은 개방형 공간이었지만 이른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의 분주한 발걸음을 잠시 붙잡고 있었다.  


이 곳은 이름마저 낯선 '대심도' 개발 기술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주관하고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지하안전협회가 후원해 마련했다.  




 

GTX 환기구 안전및 방재대책 단면도 [자료=건설기술연구원]/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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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심도'는 지하 40m가 넘는 깊이에 철도나 도로 등을 건설하는 터널공법(TBM)이다. 깊이에 따라 천심도, 중심도, 대심도로 나뉘는데 대심도가 가장 깊다. 


최근 추진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이른바 '대심도철도'에 해당한다. GTX-A는 지하 40~50m 터널 83.1㎞ 구간에 최고 시속 180㎞(평균 시속 100㎞)로 달리는 급행철도다.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갔다. 서울 국회대로 신월IC~양평동 구간의 옛 경인고속도로 구간인 왕복4차로를 지하화하는 서울 제물포도로(2022년 개통) 역시 대심도도로다.  


 

귀성객들이 서울역 한 켠에 마련된 대심도(지하급행철도)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 


대심도는 토지 보상비가 들지 않아 건설비를 줄일 수 있고 소음과 진동, 대기오염 피해가 적어 최근 각광받는 신개념 도로다. 교통시설을 지하에 건설하기 때문에 토지는 녹지공간으로 구성하는 등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화재 등 재난 대비에 취약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다수의 환기설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인지 홍보관엔 대심도 이해, 대심도 지하공간 시설물, 지하침반 대응 기술, 굴착기술, 안전한 지하공간 이용 기술, 스크린 대피통로 등을 설명한 패널들이 전시돼 있었다. 지하침반 대응 기술과 굴착기술 관련 모형은 건설기술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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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용에 따르면 서울 지하공간엔 이미 지하철과 상하수도 시설 등 2만㎞에 달하는 시설이 있다. 서울 지하철만 해도 총 연장이 350㎞에 이르고 깊이는 최대 77.1㎞까지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대심도 공간이 다양한 용도로 안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지반침하 대응기술과 관련해선 능동적 다변형 지반신소재 포켓, 대심도 수직굴착 적용 CS-H 벽체 공법, 복합탐사 및 해석 시스템, 수용성 폴리머 파우치 기반의 지반함몰 긴급복구 기술, 차수용 뿜칠 멤브레인, 컴팩션 그라우팅 리얼타임 공법, SEM 공법(차세대 지하횡단공법)에 대해 설명해 놨다.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들이었지만 앞에 설치된 단추를 누르면 해당 기술이 무엇인지 모형을 통해 알 수 있어 이해가 쉬웠다.


굴착기술 부분에선 터널을 뚫는 대형 기계장비인 TBM(Tunnel Boring Machine)가 도심지에서 널리 사용되고 소음, 진동이 거의 없다는 점과 고성능 기계굴착(암파쇄기)을 이용해 시공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산 커터헤드 장착 직경 4.5m 쉴드 TBM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산 커터헤드 장착 직경 4.5m 쉴드 TBM (연장 1.5㎞ 해저 배출관로 건설공사)


복층터널로 만드는 것이 병렬터널 방식에 비해 효율적이고 안전하다고도 소개했다. GTX-A 노선의 경우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복층터널 건설 방식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린 대피 통로 부분에는 천장, 벽면을 평소 인테리어로 활용하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스크린 통로로 바뀌어 피난을 유도하는 한편 양압식으로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외에 회색으로 된 스마트 비상마스크보관함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전시관에서 기자를 안내해 준 한국지하안전협회 소속 우상백 박사(우경건설 상무)는 "대심도 지하공간 건설은 첨단 공법을 적용해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심도 지하는 지층이 단단한 암반이어서 터널을 시공하는데 매우 안정적인 공간"이라며 "첨단 굴착장비인 TBM과 무진동 저소음 발파공법을 적용하면 지상에선 터널을 뚫는 걸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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