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쇼크, 심해도 너무 심하다

코스피200기업 영업이익, 212조 → 190조원 전망
올해는 180조원대 예상…"2월엔 증시흐름 불투명"

   상장사들의 어닝쇼크가 반복되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고가 있긴 했으나 그 폭이 너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만 해도 53조원으로 예상되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30일 기준으로 40조5260억원까지 감소했다. 예상치를 밑돈 폭이 23.6%에 달한다. 12월 중순 이후부터는 매주 이익 예상치가 1~4% 급감하고 있다.



코스피200기업들의 첫 영업이익 200조원 돌파도 어려울 전망이다. 작년 초만 해도 코스피200기업이 약 212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는 190조원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현재 실적 발표를 한 기업 148개 중 증권사 예상치를 10% 이상 하회한 기업은 36개, 상회한 기업은 17개로 하회한 기업이 2배 이상 많았다.

대한항공(003490)은 4분기 영업이익이 12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415억원에 그쳤고, 대한유화(006650)도 예상치를 57.3% 밑돌았다. LG유플러스(032640)도 영업이익 1967억원이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315억원(옛 회계기준상)에 그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도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각각 20%, 13%, 36% 하회했다. 30일에도 LG화학(051910), GS리테일(007070)등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어닝쇼크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은 항상 예상치보다 20%가량 낮았다"면서 "연말에 영업외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연말 임원 인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연말에 임원 인사가 실시되면 새로 온 임원이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식으로 한꺼번에 떨이에 나선다"면서 "이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했다.

올해 어닝쇼크 폭이 더 큰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갑작스럽게 경기 둔화 국면이 진행되고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는 수출기업 중심이고, 경제 구조상 말단에 있기 때문에 그 여파가 어느 정도로 미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예상보다 무역전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적 예상치가 너무 크게 빗나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70대 개인투자자는 "배당성장주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4분기 어닝쇼크로 배당이 예상보다 훨씬 적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와 리서치센터에 항의했더니 올해 주가는 괜찮지 않느냐고 반박했는데, 주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 같은 배당 투자자들에게는 실적을 미리 잘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오르는 현상도 나온다. 삼성전기(009150)가 29일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7% 넘게 올랐고, 대한항공도 실적 발표 이후 30일 3% 넘게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적 발표 이후 연일 상승세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는 4분기 어닝쇼크 여부보다는 2019년 실적 방향성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면서 "올해 실적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는 기업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올해 이익 전망치 역시 동반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230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현재는 180조원대 중반대까지 눈높이가 낮아졌다. 6년만의 이익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이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기 때문에 1월의 반등 장세가 2월 이후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재만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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