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한달앞 북미회담 촉각..."TF꾸려 남북협력 가능사업 모색"

건설업계, 한달앞 북미회담 촉각..."TF꾸려 남북협력 가능사업 모색"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민간부문 역할' 강조


    2월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협력 인프라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다보스 경제협력포럼(WEF)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민간부문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7일 건설업계는 두번째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순항한다면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 또는 해제될 가능성이 있고 민간이 참여하는 남북 경협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뉴시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완전한 비핵화'후 제재 완화·해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종적인 협상단계에서 민간 주도의 인프라시설 투자가 필수적인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당장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초기 단계의 제재 완화일 수도 있지만 협상을 최종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선 민간 분야 투자가 필수 요건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민간투자 분야 논의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북측 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인 만큼 남북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전제로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를 이르면 3월말께로 보고 남북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회담에서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 또는 해제될 경우에 대비하는 한편 제재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도 물밑에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대 건설사 대부분은 이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북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도로·철도 등 교통분야와 발전시설, 경제특구 등 남북협력 사업은 무궁무진하다"며 "대북제재 해제 속도 등에 발맞춰 협력 가능한 사업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 관계자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북한 인프라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며 "남북경협 측면에서 북한 인프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남북협력 사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정책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이미 개성공업지구, 지방자치단체, 비정부단체(NGO)를 중심으로 건설협력 사업이 이뤄졌고 모범적인 사례도 존재한다"며 "관련 사례를 반영한다면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펴낸 '남·북한 인프라 건설협력사업 추진 전략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주택 인프라는 보급률, 평균주택규모, 상하수도 등 주거 인프라 수준이 남한의 1990년대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 인프라의 경우 철도는 중·북부 내륙이 산악지형인데다 199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노후됐고 도로는 포장률이 10% 정도로 제 기능이 어려운 실정이다. 항만은 해상교역의 불안정성, 경제 제재 등으로 개발·유지·관리가 힘들고 평양의 순안공항을 제외하곤 노후화돼 있거나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력 및 에너지 인프라는 석유 대신 석탄 소비 비중이 높으며 2016년 기준 발전설비용량은 766만㎾로 남한 1억587만㎾의 7.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관광단지 인프라와 관련해선 지난해 기준 5개 경제특구와 22개 경제개발구를 특수 경제구역으로 지정·운영하면서 외자유치를 통한 경제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나 남북한의 개성공업지구, 금강산관광특구는 중단된 상태다. 


홍성진 책임연구원은 "북한 인프라 시설물의 평균 유지관리 수준은 25.8%로 매우 불량한 수준"이라며 "전력 및 통신 등 생활기반 인프라 유지·관리가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북경제 협력뿐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과 다자간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국제경쟁력을 높일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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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남북 인프라 건설협력 사업 추진 전략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농업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궤를 같이 해 간석지 개발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주택은 대규모 신규 주택건설과 노후 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별론 라선·개성·신의주 등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통 인프라와 관련해선 철도는 한반도 종단철도(TKR: 경의선, 동해선)와 대륙철도(TCR, TSR, TMR)의 연결을 고려하고 도로는 주요 간선망을 중심으로 선형 개선, 포장 재정비, 안전시설 확충 등을 진행해 도로수송능력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만은 '선택과 집중' 원칙을 갖고 남포항, 나진항은 현대화 사업을, 해주항은 물류지원 특화 목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봤다. 공항은 신규 공항 건설, 공항시설 개보수 및 현대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에너지 인프라에 대해선 "대북 제재 해제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로 경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원 다양화, 이용 효율화, 선진 자본 및 기술 도입, 전력 설비 현대화·자동화, 대규모 발전소 건설 등의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 및 관광단지 인프라의 경우 경제특구 정상화 및 확대를 지원하고 향후 민간 자본 참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지속가능한 남북 인프라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 건설업계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정부는 민간자본 및 국제사회 투자 재원 마련과 법제 정비, 지자체는 인프라 협력사업 모델개발, 건설업계는 건설협력사업의 주도적인 참여로 남북 평화체제 유지와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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