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주공아파트 8,9단지, 4수만에 재건축 심의 통과


과천 주공아파트 8,9단지, 4수만에 재건축 심의 통과


"다음달 구역 지정"


3기 재건축 5곳 중 막차로 합류…경관축 논란 '주민 요구' 수용

8·9단지 통합 2810가구 건축…"2023년께 이주, 3년뒤 입주"

GTX·위례과천선 등 호재…지식정보타운 자족기능 확충


   경기 과천주공 8·9단지 정비계획안이 심의를 통과해 ‘3기 재건축’ 막차에 합류했다. 이로써 2000년대 초반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온 과천 시내 12개 주공아파트 단지들이 모두 사업을 마치거나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신규 택지 개발과 지식정보타운 조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굵직한 호재도 많아 과천에 대한 주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경기 과천시 부림동 주공아파트8단지. 인접한 9단지와 함께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이 단지는 다음달께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될 예정이다. - 뉴데일리경제/한국경제


23일 과천시에 따르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부림동 과천주공8·9단지 정비계획안이 지난 15일 도시계획경관공동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심의 4수 만이다. 약 13만7000㎡ 땅에 들어선 낡은 아파트 32개 동, 2120가구를 헐고 2810가구를 짓는 내용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께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의 과정에서 경관축을 두고 의견차가 컸다. 과천시는 2003년 경관관리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3개의 경관축을 설정했다. 이 가운데 과천 시가지의 중앙로를 따라 이어지는 제3경관축이 8·9단지를 그대로 관통한다. 주민들은 경관축에 따른 조망축을 비틀어 정비계획을 세울 것을 과천시에 요구했다. 이 편이 판상형 건물과 가구 수를 늘리기 쉬워서다.


일부 심의위원은 재건축 아파트의 동(棟) 배치가 제3경관축에 따라야 한다며 정비계획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시가지에서 봤을 때 개방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결국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경관축의 기준이 되는 중앙로는 보행로가 아니라 차도여서 조망의 보호 가치가 크지 않은 까닭이다. 과천 A공인 관계자는 “조망축을 비틀면 건물 배치가 훨씬 자유로워진다”며 “최종적으론 일반분양 가구 수를 늘려 총 3000가구 이상으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주민들은 곧장 통합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구성 시점은 올봄과 겨울을 두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추진위 승인시점을 기준으로 종전가격을 산정한다. 과천 집값이 고점일 때 사업을 시작하는 편이 유리한 셈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이르면 2023년께 이주를 시작해 2026년 정도에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쟁점 사항이 많은 게 변수다. 무엇보다 8단지 땅 위에 9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대지지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분비율에 큰 차이가 있다 보니 새 아파트 면적대 배정과 동·호수 추첨을 두 단지 통합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차가 크다. B공인 관계자는 “한쪽이 지나치게 끌려가는 모양새가 나오면 사업이 중도에 삐걱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낡은 도시’ 과천의 변신

과천주공 8·9단지는 과천 마지막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3기 재건축 단지로 선정된 4·5·8·9·10단지 가운데 막차로 도계위 문턱을 넘었다. 2000년대 중반 3단지(래미안슈르)와 11단지(래미안에코팰리스)가 1기로 재건축을 마쳤다. ‘2기 재건축’ 아파트는 현재 분양~입주 단계다. 지난해 7-2단지(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가 2기 재건축 가운데 가장 먼저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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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재건축과 맞물려 굵직한 개발사업들도 추진된다. 의왕과 인덕원 사이 약 37만㎡ 땅에 지식정보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 첨단지식산업센터와 의료·바이오타운이 들어선다. 정부과천청사 이전 이후 서울의 베드타운에 그치던 과천으로선 도시의 자족 능력을 한층 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규 택지 조성도 과천에 호재가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도시 정주인구가 늘어나면 그간 과천에 부족하던 대형 편의·문화시설 등을 유치하기 유리해지는 까닭이다.


교통망 호재도 과천의 위상을 높아지게 하는 요인이다. 경기 양주~수원을 잇는 GTX C노선은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과천을 거쳐 수도권 남북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위례과천선도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 과천~이수 복합터널과 과천~우면산 고속도로 지하화, 과천~송파 민자도로 노선 연장 사업 등의 교통망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교통과 환경 등 입지 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는 데다 강남이 지척이라는 장점이 있다”며 “3기 재건축이 완료되는 시점엔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과 인프라 개선으로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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