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체 뭘 하나", 재앙 수준 미세먼지에 시민들 '분노'/숨막히는 한반도...中먼지+火電 의존 증가+대기 정체

"정부는 대체 뭘 하나", 재앙 수준 미세먼지에 시민들 '분노'


   어쩔수 없이 밖에 나온 시민들은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종종걸음을 쳤습니다. 재앙적 수준의 미세먼지 탓에 도시는 활기를 잃었고 시민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시민들은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냐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석민혁 기자가 거리로 나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점심시간 서울 여의도, 직장인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동영상 갈무리


동영상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5/2019011590126.html

edited by kcontents


김지원 / 서울 여의도동

"너무 먼지가 많아가지고 숨쉬기 불편해요. 출근할 때도 걱정이 돼서" 




잠깐의 외출도 꺼려집니다. 


이유연 / 의정부시 가능동

"외출했을 때 많이 뿌얘서 살짝 당황했어요" 


전통시장도 울상이긴 마찬가지, 찾는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이수희 / 떡집 주인

"사람 진짜 없어요, 타격 많이 받고." 


바람이 안 통하니 차양지붕조차 원망스럽습니다. 


최정규 / 상인

"좀 새로운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고 해야 되는데." 


경로당엔 미세먼지를 피하려는 어르신들로 빼곡합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면서 이곳 경로당엔 이렇게 미세먼지 농도까지 측정되는 공기청정기를 들여놨습니다.




김길자 / 서초2동

"대책을 안 세우고 있잖아! 빨리 해결을 해야죠. 이제와가지고 1부, 2부제.." 


화살은 정부로 향했습니다. 


박현진 / 수원 세교동

"대부분의 여론이 동의하시다시피 중국에서 미세먼지 오니까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온라인에도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을 써야겠다", "미세먼지 30% 줄이겠다는 공약은 어디갔냐"는 는 비판이 줄줄이 올라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으라는 청원이 이어졌습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




숨막히는 한반도...中먼지+火電 의존 증가+대기 정체


최악 초미세먼지 왜?


14일 오후 6시 서울 154㎍/㎥…2015년 관측 이래 '최악'

15일 오후 찬바람 불며 점차 해소…17일 이후 다시 공기 질 '나쁨'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국내로 유입된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사나흘씩 국내에 머무르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점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이틀 연속 화력발전소 출력 상한제약, 차량 2부제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를 잡지 못했다.


정책 변화없이 脫원전 고수땐, 미세먼지 감소에 근본적 한계

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三寒四微' 더 뚜렷해질 듯




 

<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 > 14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미세

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 오전 서울시 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미세먼지 줄이기 시민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서울 지역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24㎍/㎥로, 2015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인 작년 3월 초미세먼지 농도 99㎍/㎥를 크게 웃돌았다. 오후 한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 이상으로 치솟았다.


전국 곳곳이 미세먼지에 시달렸다. 경기 지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20㎍/㎥였고 충북(114㎍/㎥) 충남(105㎍/㎥) 세종(104㎍/㎥) 인천(103㎍/㎥) 등이 ‘매우 나쁨’ 등급을 보였다. 미세먼지 등급은 △좋음(초미세먼지 농도 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 등으로 분류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최고 위험 등급인 ‘매우 나쁨’보다 훨씬 나빴다.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 오염 책임을 부인하는 가운데 내외부적으로 최악의 요인들이 겹쳤다. 중국에서는 지난 주말 베이징을 비롯한 북부 지역에 올해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은 중국 남부 지역에 스모그 경보가 발효됐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대거 국내로 유입된 데다 최근 며칠간 예년보다 덜 추운 날씨까지 더해졌다. 고도가 높을수록 온도가 낮아야 공기 순환이 일어나는데 추위가 풀리면 역전층이 생겨서 대기가 정체된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 센터장은 “외부에서의 유입 강도가 높았고 습도, 구름 등 기후 요인도 좋지 않았다”며 “유입된 먼지가 이런 요인과 결합하면서 농도가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대책에도 속수무책

정부는 고강도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벌였지만 실제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미미했다. 수도권 3개 시·도(서울시·경기도·인천시)는 지난 13일 공공부문 대기배출시설 운영 감축 등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지만 다음날인 14일 오히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더 심해졌다.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한 도시는 이날 수도권 외에도 부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10곳으로 늘었지만 정책 실효성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전국 화력발전소 16기도 출력이 80%로 제한됐다.




올 들어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해진 원인으로는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도 꼽힌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적은 원자력 발전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은 화력 발전에 의존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기본적으로 화석연료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초미세먼지 배출 기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직 숙명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서울시가 잠깐 노후 경유차량 몇 대의 운행을 줄이고, 공공부문 차량 2부제를 한다고 얼마나 먼지가 줄어들지 의문”이라며 “일회적 방안보다는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점 3월까지 미세먼지 기승”

이번 미세먼지는 15일 오전까지 ‘나쁨’ 수준으로 기승을 부리다가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차차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반짝 추위’ 덕분에 미세먼지 농도도 ‘보통’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추위가 물러나는 17일 이후부터는 다시 공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을 빗대 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가 뒤덮이는 현상을 말하는 ‘삼한사미(三寒四微)’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 센터장은 “보통 1월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 기승을 부리다가 3월에 황사가 오면 정점을 찍는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한국경제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