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의 공공건축 발주 시스템 확 바꿔라

  “터지는 건마다 대응할 수도 없고….” 

  

[지난기사] 2018.12.27

   당선작 무효소송에 휘말린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본지 12월 24일자 1면)을 바라보는 건축계의 입장은 복잡다단했다. 정부 세종 신청사 공모전이 ‘짜고 치는 심사’였다며 심사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공공건축 건축설계 공모 제도를 개선하라”는 건축계의 성명서를 낸 게 한 달 여전의 일이다. 그리고 또다시 ‘불공정 심사’ 논란이 제기됐다. 이쯤 되면 시스템 개선도, 자정 노력도 절실하다. 


               당선 무효 소송에 휘말린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설계 공모 당선작. [뉴스1]


 



[단독] 임시정부 100년 기념관, 무효소송 휘말렸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내년에 착공 예정이던 ‘임정 기념관’의 공모전 발주처는 조달청이었다. 그런데 이 공모전이 졸속이었다며 “당선작과 계약 체결을 하지 말라”는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공모전에 참가한 건축가 절반이 조달청을 대상으로 공모전 관련 자료들의 정보공개 청구도 했다. 관행이라며 묵혔던 목소리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어찌 보면 조용한 게 이상했다. 국민 세금을 들여 짓는 공공건축물은 한 해 12만 채가 넘는다. 공사비만 26조5700억원(통계청, 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중 규모가 크면(설계비 2억1000만원 이상) 공모전을 연다. 이런 공모전을 가장 많이 발주하는 기관이 조달청이다. 공모전을 자체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업무를 수수료를 받고 대행하는 게 조달청의 주요 업무다. 



  

그간 조달청을 겨냥한, “했다더라”는 설(說)은 넘쳐났다. “올해 조달청의 공모 수주를 00업체가 휩쓸었다더라” “그 업체가 참여하는 조달청 공모에는 안 들어가는 게 낫다더라” “로비력이 상당하다더라”와 같은 이야기다. 

 

조달청은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120여명의 심사위원 명단을 갖고서 무작위로 선출한다. 하지만 이 명단이 통으로 사전에 관리되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 의혹이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심사위원의 심사 이력 공개가 방법이 될 수 있다. 건축물의 성격은 다른데, 모두 똑같은 평가표를 가지고 점수 매기게 하는 심사 방식도 바뀌었으면 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축설계 공모운영 관련 TF팀을 발족했다. 2014년 제정된 건축설계 공모운영지침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두루 살피겠다는 목표다.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 판을 만들어달라”는 젊은 건축가들의 목소리는 절실하다. 편법과 불법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다. 좋은 공공건축물에서 생활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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