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학을 몰락시킨다"...서울대 학생의 절절한 탈원전 반대 호소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손성현 학생회장 인터뷰


   "지난 40여 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해온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취업과 일자리 문제, 정치적 색깔을 떠나 공학의 한 분야를 이렇게 몰락시키는 정부의 모습에 애통함을 느낍니다. 탈원전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세요."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손성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학생회장. /홍다영 기자


최근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이같은 게시물이 올라와 439건의 추천을 얻었다. 비(非)추천 수는 27건에 그쳤다. 댓글로 "이공계 학생으로서 화가 난다" "이 나라에선 이공계 종사하기가 힘들다" "서명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게시글을 올린 사람은 올해 3학년에 진학하는 손성현(19) 원자핵공학과 학생회장이었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구 한 카페에서 손씨를 만났다. 손씨는 경남과학고등학교를 2년만에 조기졸업하고 201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원자에서 나오는 ‘핵 에너지’에 반해서 원자핵공학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손씨는 "우리나라에 원전이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학을 없애도 되느냐"고 했다.


학내 커뮤니티에 탈원전 반대 서명을 호소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원전 이슈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원전과 관련한 자료를 보고 현 정부 정책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관련 학과 학생으로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학내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가 가장 먼저 떠올라 이곳에 글을 썼다."


탈원전 운동본부에서 진행한 이 서명은 최근 11만명을 돌파했다.

"뿌듯하다. 빠른 속도로 11만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국민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걸 방증한다."




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탈원전의 가장 큰 근거는 신고리 공론화 위원회 발표였다. 이것부터 문제가 있다. 원전 축소가 53.2%, 유지가 35.5%, 확대가 9.7%였다. 유지와 확대를 합치면 45.2%다. 국민 절반 가까이 원전을 원하는데 정부는 일방적으로 탈원전을 밀어붙였다. 정부 결정이 너무 성급하다.


탈원전하면 부족한 에너지를 주변국에서 조달해야 한다. 에너지 자립도가 떨어지면 국가 안보를 해친다. 탈원전은 산업도 무너뜨린다. 국내 원자력 업계는 이미 휘청거리고 있다. 해외 경쟁력도 쪼그라든다. 국내에서 쓰지 않는 원전을 어느 나라가 수입하겠는가. 우리 산업은 정보기술(IT)에 주력하는데, IT 기반이 전력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탈원전 정책을 바라보는 같은 학과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원자력을 내쳐 많은 친구들이 불안해한다. 정부가 하나의 공학 분야를 쉽게 매도하는 게 슬프다. 무서움도 느낀다. 그러나 훗날 사회가 원전 필요성을 절감했을 때 (전문가가) 아무도 없을까 봐 많은 친구들이 사명감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에 전시된 실험 기계. /손성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학생회장 

                  제공


원전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형 경수로고, 국내 원전은 더 안전한 가압형 경수로다. 후쿠시마 원전과는 구조가 다르다. 국내 가압형 경수로에는 비등형 경수로에는 없는 열교환기가 있는데, 이것이 방사능 오염을 막아준다. 원전이 위험해서 걱정이라면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 위험하니 모두 없앤다는 것은 1차원적 사고방식이다."




정부 탈원전 정책이 어땠으면 좋겠나.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만큼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탈원전은 불가능하고 하면 안 된다.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다. 현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면서 학생들의 목소리는 하나도 듣지 않고 있다. 우리 의견에 귀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홍다영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6/2019010600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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