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백억 퍼주는 협동조합 뭐길래..."실제 사업 하는 곳 53%에 불과"


1만개 넘는 곳, 절반은 운영도 안하는데

'좀비 협동조합'에 매년 수백억 퍼주는 정부


올해 10월까지 1만4074개 

사업운영률은 53%에 불과

평균 부채비율 200% 웃돌아 


  5인 이상 조합원을 모으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한 ‘협동조합 기본법’이 2012년 시행된 뒤 협동조합 수는 정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을 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53%에 불과하고 최근 2년 사이 평균 당기순이익이 5분의 1로 줄어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의 관련 예산은 법 시행 후 63%나 증가해 정부 지원금을 타 먹으려는 ‘좀비 협동조합’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지원 노린 소상공인 몰려

관련 예산은 4년새 6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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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協同組合,co-operative (co-op))

경제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소생산자나 소비자가 서로 협력,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켜 상호복리를 도모할 목적으로 공동출자에 의해 형성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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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수는 늘었지만…

26일 국회입법조사처의 ‘협동조합 기본법의 입법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 시행 당시 53개에 불과했던 협동조합 숫자는 지난해 1만2381개로 급증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1만4074개다. 기재부는 법 시행 직전 “향후 5년간(2013~2017년) 8000~1만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당초 정부와 국회는 돌봄·육아·특수고용·자활 등을 담당하는 협동조합인 사회적 협동조합이 늘어나길 기대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손이 닿지 않는 복지 영역에 진출하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협동조합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실제로 많이 늘어난 것은 기존 기업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일반협동조합으로 전체의 91.8%를 차지했다. 일반협동조합 상당수가 소상공인이나 소기업이 정부 지원 등을 노리고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으로 입법조사처는 분석했다.


생존율도 점차 낮아져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기준 협동조합 사업운영률이 53.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운영률이란 전체 협동조합 중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의 비율이다. 절반 가까이가 사업을 하지 않는 ‘무늬만 협동조합’이란 얘기다. 회비를 납부한 조합원도 전체의 27.1%뿐이었다.




설립연도가 오래될수록 생존율도 점차 낮아졌다. 2016년 설립한 조합의 생존율은 작년 기준 95.5%였지만 2012년 설립한 곳은 54.3%까지 떨어졌다.


전체 협동조합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2015년 1935만원에서 2017년 373만원까지 하락했다. 2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 평균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40.5%에서 204.3%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정부의 협동조합 관련 예산은 계속 늘고 있다. 기재부의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 예산은 2013년 26억5700만원에서 지난해 43억2500만원으로 63% 증가했다. 다른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까지 합하면 협동조합 관련 예산은 올해 356억5200만원에 이른다.




기재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입법조사처에 낸 의견서에서 “협동조합의 양적 성장에도 수익모델이 미비하고 영세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사업체가 아니라 사회운동단체로 인식되는 등 협동조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는 2017년까지 협동조합이 2만9000~3만7000명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제 고용인원은 2만2093명으로 일자리 창출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협동조합도 기업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도태돼야 한다”며 “정부가 지원하더라도 옥석을 가려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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