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한복판에 이상한 서점이...VIDEO: TSUTAYA BOOK APARTMENT– 人間をダメにするソファYogibo(ヨギボー)がある新宿の泊まれる本屋に12時間滞在してみた

을지로 한복판에 이상한 서점이...


일본 ‘츠타야’와 닮은꼴,

강북의 ‘별마당’으로 불리는 ‘아크앤북'


아크앤북 전경. 호텔 컨시어지처럼 보이는 곳은 계산대, 빨간 전화부스는 도서 검색대다./김은영 기자

퇴근길 서점에 들렀다. 보고 싶은 책 몇 권을 골라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허기가 돌기 시작했다. ‘책을 사 들고 나갈까, 아니면 다음에 와서 볼까?’ 고민하던 찰나, 옆에 있던 한 여성이 읽던 책을 들고 식당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


힙한 서점으로 SNS에서 화제, 

읽던 책 들고 식당 가도 문제없어


책 구매 전제하지 않아도 매출 올라

최고 인기 섹션은 ‘퇴사’ 코너





   "그거 계산하신 건가요?" 여느 서점 같으면 점원이 막아섰을 터다. 아니, 서점을 나서는 순간 경고음이 울려 망신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선 책을 선구매하지 않아도 식당에 가거나 카페에 들고 가서 읽을 수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 을지로 부영을지빌딩 지하 1층에 문을 연 ‘아크앤북(ARC.N. BOOK)’이다. 책을 매개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큐레이팅 서점이다.


서점과 식당, 경계 허물다...책 보면서 음식 먹어도 OK!

서점에 들어서자 먼저 눈에 띈 건 두 개의 ‘책 터널’이다. 아크앤북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으로, 천장의 아치 모양을 따라 8000여 권의 책이 빼곡히 배치됐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선 이곳을 인증한 게시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기자가 찾은 날도 스마트폰 셔터 음이 제법 들렸다.


          아크앤북의 시그니처 ‘책 터널’, 8000여 권의 책이 사용됐다./김은영 기자


아크앤북을 특별하게 하는 건 ‘책 터널’ 말고 또 있다. 바로 서점 안에 들어선 식음료 매장들이다. 여기선 서점의 책을 든 채 식당과 카페를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물론 구매 후라는 조건을 전제하지 않는다. 서점 옆 식당, 카페 옆 서점이 아니라 서점이 카페와 식당을 품은 셈. 




입점한 식음료 매장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이 이곳에 처음 외부 매장을 열었고, 가수 헨리가 운영하는 대만 음식점 ‘샤오짠’, 초밥집 '스스시시', 피자 전문점 ‘운다 피자, 가로수길 카페 ‘식물학 카페’, 서촌 프렌치 레스토랑 ‘플로이’ 등이 들어섰다. 식음료 매장 외에도 유명 플리마켓 띵굴시장의 첫 매장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서점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방식은 일본 츠타야 서점을 연상케 한다. 국내에도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블루스퀘어 북파크처럼, 책을 매개로 한 유통 모델이 확산되는 상황.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점 내에 식음료 매장을 들여 경계 없이 즐기도록 한 것이다.


박경식 아크앤북 마케팅본부장은 "아크앤북의 콘셉트는 사람과 책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책을 매개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식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제안했다. 수익 역시 책보다는 식음료 매장에서 올린다는 구상"이라고 했다. 


            진열된 책을 들고 서점 내 식당 ‘스스시시’에서 저녁을 먹었다. 물론 책을 구매할 필요는 없었다

            /김은영 기자


서점을 구경하다 보니 저녁 시간이 됐다. 요즘 인기 있다는 책 몇 권을 들고 식당을 찾았다. 누구도 저지하지 않았고, 경고음도 울리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스마트폰을 보며 혼밥을 했겠지만, 책장을 넘기며 식사를 하니 낯설면서도 신선했다. 음식물이 종이에 떨어질까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그렇게 책을 품고 이곳저곳을 다니니 이제 책은 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책 판매율은 안정적으로 오름세를 보인다고. 박 부장은 "목적 구매를 하는 인터넷 서점과 달리, 분위기에 취해 충동적으로 책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일상, 주말, 영감...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큐레이션 책방

서점 분위기는 전반적인 따사롭고 조용하다. 서가와 서가 사이도 널찍하고, 앉아서 쉬거나 책을 읽는 공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실제(약 859㎡)보다 넓게 느껴졌다. 


하지만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땐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분류 방식이 일반 서점과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인문, 교양, 소설 등으로 구역을 나누는 것과 달리, 아크앤북은 일상(DAILY), 주말(WEEKEND), 영감(INSPIRATION), 스타일(STYLE) 등 4구역으로 공간을 나눈다. 그리고 각각의 공간에는 그에 맞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매대가 구성한다.


예컨대 데일리 코너엔 고양이, 창업, 투자, 직장, 워킹맘 등을 주제로 스토리가 제안된다. 


가장 인기가 있는 매대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라는 카피가 달린 퇴사 관련 매대. 상권 특성상 직장인 고객이 많은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책이 퇴사 관련 책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서점 공간은 일상, 주말, 영감, 스타일을 테마로 분류했다. 작은 매대엔 스토리별로 큐레이션 한 책이 

            놓여 있다. 대부분 책은 표지가 보이도록 진열됐다./김은영 기자


신간과 구간이 뒤섞인 것도 눈길을 끈다. ‘힙스터’를 주제로 한 매대엔 힙스터를 분석한 책과 1990년대 출간된 힙합 댄스 교습책, 성경책, 딱지도감 등이 함께 진열됐다. 생각지 못한 구성에 "힙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한동안 자릴 뜨지 못한 채 책들을 뒤적였다.




재미있긴 한데, 아무래도 필요한 책을 찾기 위해선 도움이 필요할 거 같다. 도서 검색대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문의하니 빨간 전화부스로 기자를 안내했다. 가로등과 벤치가 나란히 놓인 공간, 그 맞은편엔 호텔 컨시어지를 연상시키는 계산대가 있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된 1920~30년대 재즈 시대를 콘셉트로 클래식한 느낌이 들도록 매장을 구성했다"는 게 서점 관계자의 설명.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KET-NYET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조선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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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앤북은 아직 외식 업체들의 입점이 완료되지 않았고, 큐레이션의 정돈도 필요해 보이지만 을지로의 명소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곳을 기획한 곳은 국내 최초로 식음료 편집숍 개념인 ‘셀렉 다이닝’을 기획한 공간기획 서비스 업체 오티디(OTD)코퍼레이션이다. 오버더디쉬, D타워 파워플랜트, 여의도 디스트릭트Y 등을 기획했으며, 최근엔 성수동에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을 오픈했다. 박 부장은 "백화점 등에서 입점 제의가 들어올 만큼 벌써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아크앤북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김은영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6/20181206008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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