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설계공모 '대세'

강남 재건축 설계공모 '대세'


가락1차·신반포25차도 참여

500가구 안팎 소규모 단지도 속속 추진


   설계공모를 진행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설계안을 미리 받아본 뒤 단지에 가장 어울리는 안을 낸 설계자를 정하는 방식인데, 좀 더 단지에 적합한 설계자를 정할 수 있어서 단지 고급화를 추구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선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500가구 안팎의 소규모 단지도 속속 설계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국제현상설계공모로 설계안을 선정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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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락1차현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4일 설계공모를 내고 선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부지 3만3953㎡에 연면적 1만49113㎡의 공동주택 915가구와 부대복리시설, 공공복합시설을 짓기로 계획하고 있다. 기존 단지는 1984년 지어졌으며 최고 14층, 514가구다.




앞서 169가구짜리 미니 단지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5차도 지난달 20일 설계공모를 내고 응모작품을 받고 있다. 추진위는 면적 1만824㎡에 연면적 4만1657㎡, 35층 이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주변에 있는 한신진일빌라트 등 나홀로 단지들과의 통합도 염두에 둔 구역면적(1만3619㎡)과 연면적(6만7197㎡)도 제시했다.


올해 들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운데 설계공모에 나선 단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나 잠실주공 5단지(3930가구), 잠실우성 1~3차(1842가구) 등 1년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한두 곳 정도만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올해에는 앞서 공모를 진행한 잠실진주(1507가구)와 가락삼익맨숀(936가구)뿐 아니라 가락삼환(648가구), 가락극동(555가구) 등 중소규모 단지까지 더해 6개 단지가 참여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설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에는 적격심사와 설계공모가 있는데, 적격심사의 경우 여러 항목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대다수 업체가 만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온다는 점에서 가격이 주된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변별력이 크지 않아 현상공모 방식을 택하는 게 낫다는 게 재건축 단지들의 판단이다. 대신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고급화를 추구하는 강남권 단지들이 주로 설계공모에 나서고 있다. 신반포25차의 경우 6억6152만원(통합시 10억6708만원)을 예정설계가격으로 제시했다.




설계공모를 진행한 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추진위원장은 "기존 선정 방식으로는 가격이 잣대가 돼 ‘주사위 던지기’나 마찬가지"라며 "실력이 있는 업체를 선정하려면 단지에 적합한 설계안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현상설계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설계안 심사 과정에서 투명성을 갖출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의 공공지원 설계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현상설계 공모 심사는 7~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진행하는데, 이중 1명은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선정한 사람이 포함된다. 예정설계가격도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으로 상당한 금액이다. 은마아파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지자체 심의과정에서 설계안을 손질해야 하는 인허가 리스크도 있을 수 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단지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설계안을 최종적으로 선정할 때 객관성을 갖추고 다수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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