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직구족'..."중국 팔고 일본 담는다"


해외 주식 '직구족'..."중국 팔고 일본 담는다"


시총 이미 중국 앞서


日경제 호황·기업 실적 호조

"돈키호테·키엔스·일본전산 등 유망"


日주식 누적 순매수 1조9642억 

3분기 中주식 투자액 추월할 듯 


"시세이도·무라타·리쿠르트 등 

일본 1위 기업 투자 매력 높다"


   일본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역분쟁에 휘말린 중국 증시가 올 들어 17% 떨어지며 큰 손실을 내고 있는 데 반해 일본 증시는 하락률이 1%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7%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도 일본 경제가 개선되고 기업 이익 증가세가 견조해 일본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따라잡는 일본 주식투자 금액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한국인의 일본 주식 누적 순매수 금액은 17억4129만달러(약 1조9642억원)로, 해외주식 가운데 미국(55억3765만달러), 중국(17억9814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지난 1분기(15억3759만달러)보다 2억달러(약 2298억원)가량 늘었다. 반면 중국 주식 투자 금액은 1분기(19억4882만달러)보다 1억5068만달러(약 1700억원) 줄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2분기부터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대거 매도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3분기 해외주식 누적 순매수 2위 자리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성장률 둔화, 경고음 커지는 기업·지방정부 부채 등에 중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견조한 성장세 때문에 일본 주식이 투자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기업보다 친숙한 기업이 많은 점도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 한 투자자는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나 무인양품(료인 게이카쿠)에 투자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처음 일본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일본에 놀러갈 일도 많아 돈키호테, 훼미리마트 같은 종목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일본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은 유효구인비율(1인당 일자리 수)이 44년 만에 최고인 1.62배에 이를 정도로 고용시장 훈풍이 계속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 달리 기업 이익 개선도 어어지고 있다”며 “일본 주식시장에 다시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때”라고 말했다.


1등 기업·방일 관광객 수혜 기업 유망 

올 1월 약 26년 만에 2만4000선을 넘었던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무역분쟁과 엔화 강세, 오사카 폭우 등이 겹치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하지만 한국 중국 대만 등에 비해 무역분쟁 여파가 적고, 체질 개선을 거쳐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 기업들이 버티고 있어 하반기부터 다시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해 최근 조정으로 일본 주식의 투자 매력은 더 높아졌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이라면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에선 일본 1위 기업, 방일 관광객 급증과 구인난 등의 흐름에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 등을 추천하고 있다. 방일 관광객 2명 중 1명이 들러 쇼핑을 하는 일본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 도쿄 하네다공항 운영사로 방일 관광객 급증에 수혜가 예상되는 일본공항빌딩 등이다. 일본 최대 화장품업체인 시세이도도 일본을 찾은 중국인들의 구매와 중국 현지 판매로 매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구인난에 주목한다면 일본 최대 인력채용 업체인 리쿠르트홀딩스가 수혜주로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일본 1위이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무라타제작소, 키엔스, 일본전산 등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일본 주식 직접투자는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간단히 할 수 있다. 거래 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로 한국과 비슷한 게 장점이다. 주식 매수 전 엔화로 환전해야 하지만 최근엔 자동 환전을 지원하는 증권사가 늘어 간편해졌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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