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뼛속까지 탈원전...소형 원전은 쉐도우 모션일까 아닐까
그들이 잘하는 언론플레이일 수도
이미 원전 생태계 붕괴돼
원전 수주 능력 최저
근본은 안 변해
(편집자주)
부활 꿈꾸는 K원전…두산·삼성重, 소형원자로서 대박 노린다
두산, 경수로·고온가스형 투트랙
美정부 지원 속 현지社와 손잡고
주기기 제작·설계 강자로 부상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미래 친환경 발전 모델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이 같은 SMR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국내외 개발사와 손잡고 패자(覇者) 지위를 노리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기존 원전 주기기를 설계·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SMR 주기기 시장 석권에 나섰다.
삼성, 선박 탑재 용융염냉각형
친환경 원자력 추진선 개발 나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소듐냉각형
캐나다 정부 손잡고 新시장 공략
21일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원전 업계에 따르면 SMR 모델은 크게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경수로형, 소듐냉각형, 고온가스형, 용융염냉각형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형태별로 다른 장점을 갖는다.
경수로형 SMR는 현재 미국 뉴스케일, 영국 롤스로이스 등이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MR 발전소 건립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정부의 인허가다. 뉴스케일과 롤스로이스는 각각 해당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발전소 건립 인허가에 근접해 있다. 특히 뉴스케일은 미국 정부로부터 설계 인허가를 이미 얻어내 2029년 첫 상용화가 예상된다.
경수로형의 최대 장점은 기존 원전처럼 경수로를 사용하다 보니 기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원전이 원자로, 증기발생기·냉각재 펌프 등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반면 경수로형 SMR는 이 같은 주기기 모두를 하나의 모듈에 집약시키고 기존 원전의 커다란 콘크리트 격납건물까지 모듈에 일체화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냉각재를 외부 전력이 필요한 펌프를 이용해 순환시켜야 하는 기존 원전과 달리, 자연 대류를 통해 냉각재를 순환시키다 보니 전력이 끊겨도 안전성이 확보된다. 미국·영국 등 60년 넘게 원전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국가는 기존 운영 노하우를 살릴 수 있으면서 안전성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인허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뉴스케일에는 국내 두산중공업, GS에너지, 삼성물산 등이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분 투자를 통해 뉴스케일 SMR 주기기 중 상당수 제작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둔 상태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 SMR 건설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물량 중 일부를 가져가는 구조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 외에 미국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고온가스형 SMR에서도 주기기 제작 설계를 맡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기존 원전 주기기 시장에서 쌓아 올린 40년 이상 업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온가스형 SMR는 냉각재로 헬륨을 사용한다. 이에 더해 다른 원전 원료 대비 우라늄 농축도가 높은 삼중피복(TRISO) 핵연료를 사용한다. 삼중피복 핵연료는 미국이 핵연료 시장 패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집중적인 정부 지원을 펼치고 있는 핵연료다. 테니스 공 크기 핵연료를 세라믹 등으로 3중 코팅해 극한 상황에서도 노심 용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용융염냉각형 SMR는 원자력 연료와 냉각재를 같이 녹인 액체 상태 용융염을 원전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료와 냉각재를 한데 뭉쳐놓기 때문에 SMR의 장점인 소형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박에도 탑재할 수 있는 용융염냉각형 SMR를 활용해 원자력 추진선을 만들겠다는 구상이 세계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선사들이 탐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용융염냉각형 SMR 분야에서는 덴마크 시보르크가 가장 앞서 나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선급협회(ABS)가 선박 적용 가능 여부 시험을 지난해 완료했으며 상용화는 이르면 2025년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보르크는 국내 조선사 중 한 곳과도 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역시 해양 원자력발전을 꿈꾸며 용융염냉각형 SMR 개발에 나섰다. 원자로 내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액체 핵연료를 굳게 만들도록 설계해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탄소 배출이 없고 수소 생산까지 가능한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을 냉각재로 활용하는 소듐냉각형은 빌 게이츠가 투자한 미국 테라파워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테라파워 SMR는 500㎿ 규모 에너지 저장설비와 연계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캐나다 정부·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캐나다에서 소듐냉각형 SMR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만큼 SMR 건설을 위한 인허가 해결에 가장 근접해 있는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캐나다 SMR에서 EPC 물량을 담당한다.
[한우람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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