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집창촌 개발 본격화
서울시 영등포구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맞은편에 있던 집창촌(성매매집결지)을 개발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시작했다. 현재 이 지역은 신안산선 공사가 한창인 데다 지지부진했던 대선제분 공장터 도시정비형 재개발도 가속이 붙어 서울 3도심(한양도성·강남·영등포여의도) 중 한 곳으로 주목받는 지역이다.
신안산선 낀 주상복합 999가구
용적률 최고 700%까지 적용
7일 영등포구는 '도심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옛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 공공지원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을 공개했다. 공공 자금을 들여 동의서를 확보하는 한편 및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비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상지는 영등포역 앞 2만3000㎡(약 7000평, 토지 등 소유자 99명)이며, 용도지역상 일반상업지역으로 개발 여력이 크지만 건축물 중 절반가량(44.7%)이 청소년 유해지역인 성매매 관련 시설로, 다섯 곳 중 하나는 노후한 공장·창고(20.5%)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인근 복합시설인 타임스퀘어 및 영등포 역세권 상권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현재 공개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용적률 700%, 최고 높이 45층으로 공동주택 999가구, 오피스텔 477실을 포함한 주거·업무·판매시설이 들어선다. 단지 내에 신안산선 출입구를 품은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 직주근접 측면에서 신안산선 종착역인 여의도로의 접근성도 올라갈 전망이다. 전체 999가구 중 분양이 804가구로 80%에 달하는 점도 눈에 띈다. 평형별로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이 409가구, 60~85㎡ 중소형 평형이 355가구이며, 85㎡ 초과는 40가구다.
대상지 인근 대선제분 재개발(영등포구 문래동 3가 9 일대 1만8963㎡)도 모습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이곳에 근대산업유산이라는 스토리텔링 요소를 활용하기 위해 보조금 3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건축물이 리모델링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대선제분은 경성방직(현 타임스퀘어), OB맥주 공장(현 영등포공원) 등과 함께 이 일대 제조업의 상징으로 꼽혔다. 서울시는 역사적 요소를 고려해 이곳을 민간 주도 도시재생 1호 사업장으로 삼고 건물 외관을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하는 보전정비형 재개발을 추진했다. 시에서는 보존형 건물 1·2층을 10년간 무상 사용하는 조건으로 시행자 측에 30억원 지급도 계획했다. 총사업비는 약 250억원인데 시행자 측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준공이 늦어졌고 이 때문에 세금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2월까지 1단계 공사를 끝내 문화예술시설로 우선 개방할 계획"이라며 "이후 대선제분 공장 내 사일로(원통형 저장고)를 활용하는 2단계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집창촌 개발계획과 함께 발표된 쪽방촌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다소 지연되는 모양새다. 쪽방촌은 성매매집결지 맞은편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 영등포 쪽방촌 약 1만㎡ 일대에 최고 40층, 약 1200가구 주상복합 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쪽방촌에 거주하는 세입자 360여 명을 위한 선이주공간을 마련한 후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영구임대주택 370가구, 행복주택 220가구와 함께 분양주택 600가구 공급을 계획했다.
그러나 작년 7월 공공주택지구 지정 완료 이후 선이주단지 보상계획을 마련하지 못해 답보 상태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23년 입주를 끝내야 하는데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실제 입주 시기는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보상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며 "계획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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