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6기 규모 6GW 태양광발전 '개점휴업' 상태...왜?

 

한국전력 전담 조직까지 만들어

송전로, 변전소 등 전력유통 인프라 구축 못해

 

    정부가 전력망에 연결하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로 둔 태양광발전 규모가 6GW(기가와트)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전력이 전담 조직까지 만들고 올해까지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모양새다.

 

신재생에너지원 지역 전력망 이용 전달 프로세스. 800기의 태양광이 지역 전송망 부재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LG C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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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입수한 '재생에너지 접속 진행현황'에 따르면 7월까지 전체 16.34GW 규모의 신청 요청 중에서 접속이 완료된 건은 10.39GW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되지 못하는 전력은 한전이 송전로, 변전소와 같은 전력유통 인프라를 아직 구축하지 못해 발생한다. 허공으로 날아간 6GW의 전력은 원자력발전으로 치면 원전 6기가 하루 종일 생산해 내는 분량이고 전기차 12만대를 완전히 충전시킬 수 있는 분량이다.

 

접속 요청을 건 단위로 살폈을 때 1만4046건은 현재 연결이 되지 않은 상태이며 4200여 건은 내년 말까지도 연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가장 대기가 많은 지역은 '태양광 포화상태'로 불리는 광주·전남 지역이다. 광주·전남은 접속 대기 건수가 현재 1.2GW에 육박한다. 신청건수로는 433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667건은 아예 인프라 설비 계획이 없어서 2024년이 지나더라도 연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북도 1GW 상당의 태양광이 접속되지 못하고 있다. 소형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이 많아서 건수로는 6085건으로 오히려 전남 지역보다도 많다. 이 신청건 중 772건 역시 2024년이 지나더라도 연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병목현상 속에서도 정부의 육성정책으로 인해 장밋빛 꿈을 품은 투자자들의 신규 신청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 측은 현재 접속대기 문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로 5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예상한다. 우선 배전선로 신설에만 2380억원이 필요하고 변전소를 짓기 위해서도 2800억원 이상이 투입되어야 한다. 이 비용 역시 신규 신청자가 늘어남에 따라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비용은 이미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취약해진 공기업 한전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한전의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37조2902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약 4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87.5%에서 197%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공기업인 한전이 부실화되면 막대한 공적자금 등 세금이 투입되므로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전은 이에 대해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태양광 중 설비를 갖추고는 있으나 고객의 준비가 아직 미진해 연결을 하지 못한 부분이 2.9GW 정도"라면서 "이 물량은 향후 고객 측의 준비가 완료되는 즉시 연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정부가 임기 내 태양광 설비 목표치 맞추기에만 급급해서 엇박자가 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양 의원은 "수용성을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보조금만 집행한 까닭에 국가 부채만 늘어나고 전기료 상승 압박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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