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주요 내용과 전망

 

벨기에 브뤼셀무역관 김도연

 

시멘트, 비료, 전기, 철강, 알루미늄 대상 탄소 배출량에 따른 인증서(배출권) 구매 의무 부여 

2023년 발효 후 3년 전환기간 거쳐 2026년부터 전면 시행 목표 추진 

 

2021년 7월 14일, EU 집행위는 탄소국경조정제(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초안을 공개했다. CBAM은 역내로 제품 수입 시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인증서(배출권)를 구매, 관할 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같은 날 발표된 유럽 기후변화 정책 패키지 Fit For 55*의 법안 중 하나이다. EU는 운송, 에너지, 배출권 거래제를 아우르는 일련의 정책 패키지를 통해 탄소누출(carbon leakage)을 막고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 2050년까지 기후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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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Fit for 55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55% 감축 위한 기후대응 법안 패키지로 △ 탄소국경조정제(CBAM), △ 승용 및 소형 상용차량 CO2 배출 규제 개정안, △ 대체연료 인프라 지침 개정안, △ 에너지세 지침 개정, △ 온실가스 감축노력 분담 규제, △ 재생에너지 지침 개정, △에너지 효율 지침 개정, △ 항공부문 배출권 거래제 개정, △ EU 배출권 거래제(ETS) 개정, △시장 안정 기금 개정, △ 건물 에너지 효율 지침 개정, △ 기후변화기금, △ 토지·삼림·농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개정 법안을 다루고 있음.

 

(참고) CBAM 주요 추진 경과: 도입 발표(2019.12.11.) → 초기 영향평가 보고서 발간(2020.3.4.) → 논의 방향 의견 접수(2020.3.4.~4.1.) → 공공협의 진행(2020.7.22.~10.28.) → 공공협의 결과 발표(2021.1.6.) → 유럽의회 탄소국경조정제 채택(2021.3.10.) → 집행위 초안 발표(2021.7.14.) → 도입시기(2023.1.1. 잠정)

 

CBAM 적용 예상도. 자료=전경련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 edited by kcontents

 

초안 주요 내용

2023년 시행을 목표로 한 탄소국경조정제는 승인받은 수입업자가 제품별 탄소함유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Certificate)를 구매 후 해당 수입에 대해 매년 관할 당국에 신고·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제도 시행에 따른 초기부담을 덜기 위해 전환기간을 두고 2023년 1월 1일~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인증서 구매 필요 없이 탄소배출량에 대한 신고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의 적용대상 제품은 배출량이 큰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으로, HS 코드별 세부품목은 아래의 표와 같다.

 

EU의 CBAM 적용 대상품목

분야 HS HS 세부코드
시멘트(4개) 25 252310, 252321, 252329, 252390
전력(1개) 27 271600
비료(5개) 28, 31 280800, 2814, 283421, 3102, 3105(HS 310560은 제외)
철강(38개) 72 7201, 7203, 7205, 7206, 7207, 7208, 7209, 7210, 7211, 7212, 7213, 7214, 7215, 7216, 7217, 7218, 7219, 7220, 7221, 7222, 7223, 7224, 7225, 7226, 7227, 7228, 7229
73 7301, 7302, 730300, 7304, 7305, 7306, 7307, 7308, 7309, 7310, 7311
알루미늄(8개) 76 7601, 7603, 7604, 7605, 7606, 7607, 7608, 760900

자료: EU 집행위

 

 

CBAM은 모든 역외국을 대상으로 하지만 EU-ETS 적용 중이거나 연계된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와 부징겐(Büsingen), 헬리고란드(Heligoland), 리비뇨(Livigno), 세우타(Ceuta), 멜리야(Melilla) 등 EU령 지역은 배제된다.

 

적용대상인 제품을 수입하려는 수입자는 반드시 회원국별 설치될 관할 당국(competent authority)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신청을 위해서는 예상 수입규모, 수입자 정보, EORI 번호, 기업 활동분야, 재정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관할 당국은 수입자의 과거 범죄기록, 재정건전성 등을 검토한 후 승인하며 만일 수입자가 2년 이내의 신생기업인 경우 별도의 보증금 예치 등 조건부로 승인한다.

 

당국 승인이 완료되면 수입자는 CBAM 등록소(Registry)*에서 사용할 고유계정을 발급받게 되고 인증서를 구매할 수 있다. 인증서는 탄소 1톤당 1장으로 책정되며, 가격은 EU-ETS와 연동돼 EU 배출권 종가의 주당 평균가로 결정된다. 집행위는 매주 월요일 그 주차에 적용될 인증서 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 CBAM 등록소: 각 회원국은 국별 수입자 정보(성명, 연락처, EORI 번호), 인증서 정보(인증서 번호, 판매가, 구매시기) 등을 포함하는 등록소를 설치하며, EU 집행위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센터(Central database)를 구축해 회원국별 모아진 데이터를 총괄 운영

 

 

인증서를 구매한 수입자는 해당 수입을 진행하고 매년 5월 31일까지 전년도 수입신고서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는데 신고서에는 △ 수입품 물량(톤 단위), △ 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 △ 배출량에 상응하는 인증서 수량이 기재돼야 한다.

 

 
참고: CBAM 탄소배출량 산정

해당 공식은 품목별 탄소배출 원단위(제품 1개를 만드는 데 배출되는 탄소량)을 확인하기 위한 공식으로, 공정(system boundary) 중 실제 내재된 직접 탄소배출량을 생산량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됨.

직접 탄소배출량: 공정 중 생산시설 내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 
간접 탄소배출량: 공정에 소요된 열, 전기 발전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배출량

정확한 직접 배출량 파악이 어려운 경우 기본값(디폴트 배출량)이 적용되며, 기본값은 제품별 수출국의 평균배출량(emission intensity)에 추가부과금(mark-up)이 부과될 예정

만일 국별 배출량 파악 불가 시 역내 탄소배출량 상위 10% 기업의 평균값이 기본값으로 매겨짐.
참고로 국별 기준, mark-up, System boundary, 세부 산정방법 등 상세 내용은 집행위가 추후 이행법령을 통해 마련할 예정

 

수입자가 신고서를 제출하면 관할 당국은 이를 대조하고 제품 탄소배출량이 신고된 인증서 수량보다 더 큰 경우 부족분을 징수하고 더 작은 경우에는 차익을 환급해준다. 또한, 신고가 끝난 후 6월 30일까지 수입자 계정에 남은 인증서를 일정부분 재구매한 뒤 초과분에 대해서는 일괄 삭제한다. 참고로 수입자별 당국의 재구매 가능 수량은 구매 인증서 총량의 1/3까지로 제한되며, 가격은 수입자가 지불했던 당시 가격으로 책정된다.

 

한편, 제품 수입 전 원산지에서 탄소세를 미리 지불한 경우 해당 금액만큼 인증서 수량이 차감되는데, EU는 역외국 탄소가격 제도 반영을 위한 양자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출해야 하는 인증서 수량은 EU-ETS 제도 내에서 역내시설을 대상으로 무상할당되는 배출권 수준을 반영해 조정될 예정이다. 참고로 CBAM가 적용되는 산업 내 ETS 무상할당은 2026년부터 연 10%씩 점진 철폐돼 2036년부터는 무상할당이 전면 중단된다.

 

한편, 생산시설이 제3국에 위치한 경우 해당 생산시설에서 발생되는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공인받아 CBAM 등록소(Registry)에 등록할 수 있다. 즉, 인증기관(Verifier accredited)이 해당 생산시설 내 제조공정을 심사하고 제품에 내재된 실질 배출량을 승인하면, 별도의 검증 없이도 제조자가 수입자에게 보고하는 정보를 토대로 수입할 수 있다. 등록을 위해서는 제조자 및 생산시설 정보 등이 필요하며 유효기간은 등록된 날로부터 5년이다.

 

만일 수입자가 탄소배출권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 미납 인증서당 1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되며, 벌금을 납부했다 하더라도 인증서의 제출 의무는 없어지지 않는다. 또한, 당국에 승인된 수입자가 아닌 타인이 수입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벌금이 부과되며 회원국별 추가적인 행정 또는 형사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다.

 

 

탄소배출에 대한 당국 검증은 수입자가 신고서를 제출한 연도로부터 4년째되는 해 말까지 시행될 수 있으므로 수입자는 제품정보, 원산지, 배출량, 생산시설 및 생산자 정보, 검증된 배출 보고서 등 관련 정보들을 보관해두었다가 당국 요청 시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 검증 후 인증서 추가 제출이 필요한 경우 당국은 해당 내용을 통지하고, 수입자는 통지받은 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2023년 1월 1일~2025년 12월 31일 전환기간 중에는 인증서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자가 관할 당국에 분기별 탄소배출 보고서(CBAM Report)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고서 제출은 늦어도 분기 종료 후 1개월 이내에 완료돼야 하며, 보고서에는 해당 분기 수입총량 및 생산시설별 물량, 내재된 직접배출 및 간접배출 탄소량, 해당 제품의 원산지 국가에서 부과된 탄소가격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당국은 분기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국별 수입정보를 집행위에 제출하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수입자에게는 벌금 등 패널티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EU는 규정 시행 후 세관당국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EORI 번호, 수량, CBAM 계좌번호, HS코드, 원산지, 세관절차 등 통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규제 회피를 위해 적용대상 제품을 미세하게 변형하는 등의 우회여부(circumvention)를 감시할 예정이다.

 

 

집행위는 2025년 말까지 CBAM 적용대상 품목 확대 여부 등 관련 평가 보고서를 마련하고 유럽의회 및 각료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며 신고, 탄소배출량 산정방법, 검증, 인증서 가격, ETS 무상할당 조정, 전환기간 중 보고서 제출 의무 등 법안의 구체적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이행법률(Implementing acts)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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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AM 적용대상 제품별 EU의 주요 수입 현황

EU의 시멘트 산업을 살펴보면, 역내 연간 생산규모는 185Mt이며 총 생산의 7%를 수출하고 있다. 수입의 경우 역내 소비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터키로부터의 수입이 전체의 34%를 점유하며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콜롬비아(8%), 우크라이나(7%), 벨라루스(7%),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4%) 등이 주요 수입국이다.

 

전력 분야를 살펴보면 연간 EU의 전기 생산규모는 2946TWh이며 직간접적으로 약 4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종사하고 있다. 총 생산의 3.3%를 수출 중이며, 수입 비중은 전체 소비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국별 수입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스위스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으며(전체의 29.6%) 그 뒤로 노르웨이(18.3%), 러시아(12.9%), 우크라이나(7.1%),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6.3%), 세르비아(4%), 터키(3.2%), 영국(2.3%) 순으로 수입 중이다.

 

 

비료의 경우, 역내 연간 생산 규모는 1810만 톤이며 총 7만5000명이 고용돼 있다. 2019년 역내 소비는 총 2000만 톤이며 역외국 수입이 전체 소비의 2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31.1%), 이집트(8.8%), 벨라루스(8.4%), 알제리(7.7), 모로코(7.4%) 등이 주요 수입국이다.

 

EU의 연간 철강 생산규모는 157.5Mt(2019년 crude steel 기준)이며 총생산의 15.6%를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의 경우 전체 소비의 19.7%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러시아 수입이 전체의 15%를 점유하며 가장 많은 수입규모를 보이고 있다. 그 뒤로 터키(11%), 우크라이나(10%), 중국(8%), 한국(8%)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알루미늄의 경우, EU의 연간 생산 규모는 2.2Mt(2018년 Primary aluminum 기준)이며 총 생산의 23.7%를 수출하고 있다. 수입은 역내 소비의 3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수입국은 노르웨이(18%), 러시아(14%), 중국(9%), UAE(7%), 스위스(7%) 등이다.

 

 

CBAM 대상 품목별 주요 수입국별 점유현황(2019년)

 

주: 괄호 안은 수입 점유율을 나타내며, 전기의 경우 기준연도는 2018년도 자료: ERCST

 

CBAM 관련 주요 반응

오스트리아, 스페인, 덴마크, 프랑스,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에서는 제도 도입에 대해 찬성하고 있으나 역내 최대 수출국인 독일은 보복조치 등 통상분쟁을 우려해 역외국들과 ‘기후클럽’을 만들고 협력방안 모색을 제안하는 등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역내 제조업계의 경우, 철강협회(Eurofer)를 중심으로 CBAM 도입은 기본적으로 환영하면서도 2026년부터 시행될 EU-ETS 무상할당 감축방안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역외국 반응을 살펴보면, 러시아의 경우 향후 EU의 CBAM 대상품목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러시아의 주요 재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우려해 에너지 공급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으며, 중국은 EU 기후변화대응 정책이 무역장벽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천연가스, 석유 등 고탄소 제품을 대상으로 한 탄소국경세 관련 법안을 7월 19일 발의했으며 영국 또한 리암폭스(Liam Fox) 전 통상장관이 자국 내 CBAM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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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및 시사점

집행위는 탄소국경조정제를 2023년 1월 1일 발효해 3년의 전환기간 후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나 법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유럽의회 및 EU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탄소국경세가 시행되는 경우 2030년부터 연 90억 유로 이상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EU는 이들 대부분을 유럽 경제회복기금(NextGenerationEU)의 부채상환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역외로부터 징수된 금액을 역내 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며, CBAM을 ETS와 연동하는 것은 이중적 보호장치로 WTO 합치성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와 비판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CBAM을 강행하는 것은 역외국들의 보복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탄소누출을 방지하고 2050년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EU가 야심차게 마련한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역내외 동의를 얻고 집행위의 바람대로 2023년 시행이 가능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탄소배출량 산정방법, 원산지에서 지불한 탄소가격, 검증, 인증서 가격, ETS 무상할당 조정, 전환기간 중 보고서 제출 의무 등 법안의 세부내용에 대해 집행위가 이행법률을 통해 구체화할 예정이므로 향후 발표될 내용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자료원 : EU 집행위, ERCST, Eurofer, 현지 언론 및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https://youtu.be/-9NcjvC88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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