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원자잿값 고공행진에 건설업계 비상
건설업계는 철근 품귀현상까지
철광석 가격 t당 사상 첫 200달러 돌파
최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건설·제조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잿값 인상은 전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지만 건설, 자동차, 조선업체 등 수요 업체들에는 원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당장 반영할 수도 없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201.8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값은 지난 3월 t당 150달러대였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철강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재고가 줄어든데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생산량을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난 것이다.
철광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뛰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4월 말에는 110만원까지 올랐다. 강관 가격도 이 기간 t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뛰었고, 냉연강판은 t당 108만원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유통가격은 110만원선에서 형성됐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건설업계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면서 철근 유통가격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연초 t당 70만원(SD400, 10㎜)이던 철근 가격은 이달 7일 93만원까지 올랐다.
건설업계에서는 철근 t당 100만원을 넘겼던 2008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사 관계자는 “철스크랩 가격이 치솟으면서 거푸집 제작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물량 확보도 큰 문제지만, 지난해 계약 당시와 비교해 30% 이상 오르면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내 아파트 분양 증가로 철근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주요 자재·공종의 수급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제때 자재를 구하지 못해 공사 지연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해 일부 현장에서 관급 자재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잿값 상승과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해 건설사마다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자잿값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만약 이런 부분들이 분양가에 반영되지 못하면 시공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
[전문건설신문] koscaj@kosca.or.kr 대한전문건설신문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