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장르포]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구리간) 14공구 세계 최장경간 콘크리트 사장교 건설현장
한강 위를 수놓는 또 하나의 걸작을 짓다!
온화한 날씨가 마음을 간지럽히는 봄,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서울 강동구 소재의 고덕수변생태공원에서 한강을 따라 암사동 방향으로 한가롭게 걷다 보면 주변 경관과 조화로운 콘크리트 사장교 건설 현장이 보입니다. 현대건설 세종-포천 고속도로 (안성-구리간) 14공구 건설공사 현장의 고덕대교(가칭) 시공 모습이죠. 이는 한강에 세워지는 33번째 다리로, 현대건설은 한강에 총 14개의 다리를 놓게 됩니다.
국내 최초 적용 초고강도 콘크리트
‘세종-포천 고속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남북축을 잇는 이 두 개의 고속도로는 교통 체증이 심해 그간 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세종-포천 고속도로는 경부·중부 고속도로의 교통 문제 해결은 물론 행정중심도시 세종시와 경제·생활권인 수도권을 잇는 핵심 교통망이자 경제 대동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총사업비 9조6000억원, 총연장 128.1㎞ 규모의 세종-포천 고속도로는 구리-성남 21.9㎞, 성남-안성 50.3㎞, 안성-세종 55.9㎞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건설 중입니다. 메가 프로젝트의 스타트는 구리-성남 구간이 끊었습니다. 그중 최고의 수주 격전지는 총연장이 2.04㎞에 불과한 ‘안성-구리간 14공구’(이하 14공구). 14공구는 ‘토목공사의 꽃’이라 불리는 교량 공사가 주인 프로젝트로, 입찰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이었습니다. 금액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 없이 기술 경쟁력만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확정가격 최상설계’ 입찰에서 승리를 위한 최대 관건은 교량 설계 기술. 현대건설은 한강의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주탑 간 거리를 최대한 벌려 기둥의 개수를 최소화한 ‘세계 최장경간 콘크리트 사장교’로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2016년 12월 착공한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 현장은 2017년 가시설 공사, 2018년 기초공사를 마치고, 같은 해 주탑공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콘크리트 상판 및 케이블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4월 21일 기준 공정률은 57.95%로, 2022년 12월 준공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현장과 본사의 빛난 ‘스마트’ 기술 협력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는 가칭 고덕대교(주경간교 1000m, 접속교 725m)를 포함한 교량 16개소(3352m)와 나들목 2개소(강동·남구리 나들목)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이 대교는 높이 165m, 주탑 간의 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540m의 콘크리트 사장교로 건설 중이죠.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고덕대교(가칭)에는 첨단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은 물론 현장과 본사, 현대건설과 각계 연구진들의 다양한 협업 결과물이 적용됐습니다. 주탑 간의 거리가 540m나 떨어진 콘크리트 사장교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초고강도 콘크리트와 케이블. 여기에는 현대건설과 각계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초장대교량사업단’의 연구 성과인 2160MPa 초고강도 강연선과 케이블 교량 설계 기준 등의 기술이 반영됐습니다.
국내 최초로 적용되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시공에는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 현장 직원들과 본사 토목경쟁력추진팀의 기술 협력이 돋보였습니다. 콘크리트 사장교 공사의 핵심으로 일컫는 선형관리는 각 시공 단계의 변위관리(힘에 의한 구조물의 휨 혹은 위치 변화)가 중요합니다. 현장은 시공 단계마다 스마트 건설기술인 고정밀 GPS 측량 시스템을 활용해 측량 오차를 줄이고, 케이블의 장력을 조정해 최종적으로 목표한 위치에 보강형(상판)이 설치되도록 했습니다.
80MPa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상부 구조물까지 운반해 타설하는 일은 고도의 기술을 특히 요했습니다. 현장은 고품질고난도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시공 전 보강형 상판을 실제 세그먼트(교량 박스 거더를 일정 길이로 분할해 제작한 구조물) 크기로 만들어보고, 배관을 이용한 장거리 타설 시험 등을 수행했습니다. 또 토목경쟁력추진팀과 협업해 온도로 강도 예측이 가능한 ‘콘크리트 스마트 양생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죠. 콘크리트 스마트 양생관리 시스템은 현재 시험 운영 중으로 올여름 적용 예정입니다. 회사 안팎으로 힘을 모은 결과 고덕대교(가칭)는 100m/s 이상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내풍 안전성과 재현주기 4800년의 내진 성능(지진에 대한 저항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장에는 국내 고속도로 프로젝트 중 처음으로 공사 전 과정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설정보모델링)을 도입합니다. BIM은 3차원 설계 방식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통합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 현장은 기본 설계부터 시공 및 유지관리까지 BIM을 적용합니다. 현장 관계자는 “시공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는데, BIM을 활용하면 복잡한 설계를 3D로 검토할 수 있어 리스크 방지에 도움이 된다”면서 “덕분에 시공성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작업자들 역시 “2D 도면을 볼 때보다 3D 도면이 이해가 쉽다”며 반색하고 있죠. 고덕대교(가칭)가 완공되면 건설 전 과정의 정보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모델로 BIM에 저장됩니다. 이렇게 쌓인 정보들은 현대건설의 고속도로교량 시공능력 및 스마트 건설기술 능력을 한 단계 더 높여줄 것입니다.
스마트 안전관리, 중대재해 제로!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술이 도입된 곳인 만큼 안전관리 역시 스마트했습니다. 현장의 최대 난제는 한강의 수위. 집중호우로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 자칫 수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장은 한강홍수통제소와 연계 체계를 구축해 한강수계 시간별 방류량 문자 알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한강의 수위 변화에 따른 현장 대피 매뉴얼과 안전 체계를 구축하며 수해의 위험을 슬기롭게 헤쳐 나갔습니다.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현장은 타워크레인에 각종 센서 및 카메라를 부착해 운용 안전성을 높이는 AMG(Automated Machine Guidance) 시스템을 적용하고, 교량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에 위치 신호 전송 기기인 비콘(Beacon)을 부착해 작업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습니다. 또 위험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서는 작업자들에게 현장 환경을 3D 모델링으로 보여주며 안전교육을 진행했죠. 그 결과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 현장은 ‘중대재해 제로’라는 값진 성과를 얻었습니다.
박해석 소장 이하 현장 직원들은 “세계 최장경간 콘크리트 사장교 공사인 만큼 세계 최고의 현장관리 능력과 기술력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현재 입찰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콘크리트 사장교 등 장대교량 수주에 우리 현장이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완공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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