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투자자들은 원전 관련 주식에 베팅 할까

 

 

최근 원전관련 주가가 최대 35%까지 급등했다.

4년간 지속되온 탈원전 정책이 바뀌려는걸까?

 

한번 심도있게 분석해보자 편집자주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최근 원자력 발전소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최근 1개월 10~35%씩 주가가 상승한 기업들도 많다.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시키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원전 관련주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세계적 추세를 역행한 탈원전 정책이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셈이다.

 

온실가스 감축 압박 등으로 원전 필요성 높아져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등도 영향

 

  그래픽 = 박길우

 

대통령 선거가 1년 남짓 남았고 차기 정부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원전 관련주인 한전KPS의 주가는 지난달 22일 2만8500원에서 지난 22일 3만6000원으로 7500원(26.3%) 올랐다. 한전KPS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발전설비 정비 전문회사로 원전과 관련된 기술개발과 원전 정비 서비스를 하고 있다.

 

KB증권은 한전KPS의 목표주가를 3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KPS는 정비 대상이 되는 국내·외 원전 증가에 힘입어 늘어나는 영업이익과 높은 배당 성향(50%)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전망된다는 점은 장점이나,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한전KPS 주가 급등과 관련 "국내 원전 정책 전환과 해외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 개폐기 철탑과 주상변압기 제조사인 보성파워텍(2435원→3305원·35.7%), 원전 수처리 기술을 보유한 휴비스(8780원→1만1250원·28.1%), 사용 후 핵연료 수송·저장용기 차폐체를 개발한 비에이치아이(3710원→4640원·25.0%)도 한 달 새 25~35%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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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원전 관련주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원전 가동을 늘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데 국내 발전수요를 유지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원전 가동을 늘리는 것밖에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원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국제연합(UN)의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 환경계획(UNEP)이 설립한 조직인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난 2018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순 제로(net-zero)’ 상태로 만들 것을 권고했다. 순 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 배출량이 없는 것을 말한다.

 

또 각국 정부는 2015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에서 채택된 조약인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5년마다 세워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에 제출한 감축 목표치가 부족하다며 다시 목표치를 제출하라고 요구받았고 올해 더 많은 양을 감축하겠다는 목표치를 정해 유엔에 재보고를 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원전과 관련된 분위기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고 관련주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산화탄소 감축 압박에 몰린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결국 원전을 늘리는 방향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고 이게 원전 관련주 주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22~23일 미국 등 40개국 정상이 화상으로 진행한 기후정상회의도 원전 관련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회의에서 2030년까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정부의 석탄발전소 폐지계획을 공개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30년 이상 된 노후석탄발전소 10기를 조기폐쇄

 

 

(6곳은 기폐쇄)하고 2034년까지 현재 58기 석탄발전소 중 절반인 28기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대통령선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차기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이어갈지, 입장을 바꿀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 원전 관련주 주가도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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