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규모 현대엔지니어링 상장(IPO) 본격화
현대엔지니어링 코스피行 택했다
상장 주관사 RFP 발송, 23일까지 제안서 접수
예상 기업가치 10兆 안팎
그룹사 상장 오토에버 이후 2년 만
현대차그룹에서 플랜트와 인프라, 건축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빠르면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사의 상장은 지난 2019년 현대오토에버 이후 약 2년 여 만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다수의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입찰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곳은 오는 23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부분의 국내 대형사들이 초대를 받았다. 외국계 중에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모건스탠리,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1980년대 한라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 사업본부 설계팀을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1999년 모기업 현대건설에 합병됐으나, 그로부터 2년 뒤 모기업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분사했다.
2010년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인프라를 넘어 건축과 주택 사업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2014년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운 게 대표적이다. 회사 안팎에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은 것도 이때부터였다.
시장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다양한 고민을 해 온 게 사실"이라며 "건설과의 합병과 독자적인 IPO란 두 가지 선택지 중에 후자를 태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는 지분 38.6%을 보유한 현대건설이다. 정의선 그룹 회장(11.7%)과 현대글로비스(11.6%), 기아차(9.3%), 현대모비스(9.3%) 등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IB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가 상당수 출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상장이지만, 그룹 차원에서 바라보면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 보기 어렵다"라며 "이 때문에 신주와 구주가 적절히 배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1884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약 5.3%만큼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약 36.6%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985억원에서 1739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얼마나 거두느냐를 따져 봐야 예상 기업가치의 근사치를 구체적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몸값을 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는 분위기다.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상장 주식은 주당 99만5000원에 거래됐다. 작년 말 발행주식수(759만5341주)를 감안하면 장외에서 7조5574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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