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재건축' → 민간재건축 전환될까?
[4·7 재보선 후폭풍]
오세훈發 민간정비 규제완화 촉각
잠실주공5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사업속도 빨라질 것” 기대감
“재건축 규제가 풀리면 민간 재건축이 유리해지는 것 아닌가요?”
민간주도 주택 공급을 강조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취임하면서 아파트 재건축조합에는 이 같은 주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주도 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아파트 주민들조차 오 시장이 공약한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공주도 개발 후보지 주민들은 오 시장의 당선으로 오히려 개발 방식의 ‘선택지’가 늘어났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관련 규제가 풀려 사업성이 개선되면 굳이 공공주도 개발에 기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달 7일 첫 공공 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A아파트 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민간 재건축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문의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달 나올 공공 재건축 세부 사업계획안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민간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주도 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시행사로 참여해 공공성을 높이는 대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의 합), 건축 규제 완화 등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유주 3분의 2(공동 시행은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선정한 후보지 50곳은 아직 동의율을 확보한 게 아니라 주민 여론에 따라 공공주도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주민은 “서울시장이 민간주도 공급에 집중하면서 공공주도 개발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와 달리 민간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 주민들은 기대감을 보였다. 그동안 서울시가 정한 35층과 용적률 규제 및 심의 지연으로 지지부진했던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복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장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설계계획안을 심의해주지 않아 3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다”며 “오 시장의 공약만 지켜준다면 바로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는 서울시가 4년 넘게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하지 않아 재건축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조합장은 “그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큰 피해를 봤다”며 “지구단위계획이 고시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노원구 상계주공,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등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바빠졌다. 최근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목동신시가지9·11단지는 주민 모금을 거쳐 다음 달 다시 안전진단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 재건축 단지를 위주로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간과 공공주도 개발을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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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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