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로봇미래전략컨퍼런스 기조강연 [김상배 MIT 교수]
주제 '로봇 대항해시대'
발표 내용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어떤 로봇이 있고, 어떤 챌린지(도전과제)가 있는지에 대해 발표하고, 앞으로 미개척된 분야에서 우리가 앞서나가기 위해 인지해야할 내용과, 잘못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로봇'이란 말은 모호하다.
'로봇'이란 말은 모호하다. 정확한 로봇 경계를 규정짓기 어렵다. 이에 관해 많은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처음으로 접하는 로봇 이미지는 아마도 공장에서 쓰이는 로봇팔이 아닌가 한다. 대중들은 안드로이드 로봇, 터미네이터 등을 로봇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바퀴달린 로봇도 있고, 사람처럼 생기지 않았고, 인공지능도 없지만 스마트해진 기계를 로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봇을 정의하기는 힘들다. 내가 생각하기에 로봇은 '복잡한 노동자동화'라고 볼 수 있다. 1차 산업 혁명전에는 대부분 노동이 사람과 동물로부터 나왔다. 증기기관이 발견되면서 동력이란 것을 기술에 의존하게 됐고, 사람이 천을 짤 필요가 없어졌다. 당시에는 동력을 쓰기 위해선 증기를 써야했다. 2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 전기와 모터가 발명되면서 증기기관을 만들지 않고도 에너지 전달을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3차 산업혁명은 정신노동의 자동화라고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널리 사용하고 디지털 사회, 소셜 미디어 사회가 열렸다. 정보의 교환이 매우 활발한 사회다.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 기술과 2차 산업혁명 기술이 통합돼 만들어졌다. 정보와 첨단 동력이란 2개의 기술이 지능과 결부되면서 스마트한 노동이 가능해졌다. 4차 산업혁명에는 지능과 정보가 들어가고, 모터의 동력기가 들어갔다. 이에 비해 3차 산업혁명에선 정보만 제공했다. 스마트한 노동을 자동화하는 것이 4차 산업의 핵심이고, 이를 로봇이라고 정의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로봇의 등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은 사람의 능력을 연장해주는 똑똑한 도구다. 사람의 능력이 좋아지는 것이다. 1,2,3차 산업혁명시대엔 인간의 단순 노동작업을 기계가 대체했으나 4차 산업혁명에선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팽창하고 연장해준다.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는 핸드폰 하나로 모든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제품이 여기에 녹아들어갔다. 전화기, 라디오, MP3 등 모두 정보 기반 기기들이 핸드폰에 녹아들어갔다.
4차 산업혁명이 다른 혁명들과 차별되는 점은 물리적인 서비스가 들어간다는 점에 있다. 대항해 시대의 로봇은 어떻게 물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다. 기술을 융합해 물리적인 서비스를 가능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핸드폰은 부르르 떠는 것을 제외하곤 움직이지 못한다. 물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조금씩 하고 있기는 하다. 배달 서비스나 안전 로봇, 스마트 팩토리, 건설, 재난구조, 노인케어 등에 적용되는 로봇에서 이를 볼 수 있다.
로봇 대항해 시대에는 노인케어가 중요하다. 고령화 인구가 많아지면 노인들은 물리적인 능력에 한계가 생긴다.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서비스는 핸드폰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물리적인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선 구동기, 지능, 서비스 정보 등 3가지가 잘 융합되어야 한다.
그동안에도 물리적인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작업만 해왔다. 공장용 로봇을 보면 사람보다 정밀하고, 스마트해 보이고, 지치지도 않고, 힘도 강력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장용 로봇에게는 지능이 없다. 왜 공장에서 아직도 사람이 일을 하고 있을까. 자세히 보면 로봇은 사람이 정밀하게 정해준 위치를 따라가는 반복 동작만 한다. 방직공장의 기계를 로봇으로 본다면 단순한 로봇 자동화의 역사는 매우 깊다. 실제 지금도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들은 아주 단순한 노동만 한다.
현재 로봇의 문제는 '만지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위치제어만 할뿐이다. 만지거나 앞으로 당기는 등 물리적인 운동 지능이 없다.
가령 아마존 키바 시스템의 로봇은 대단한 로봇이다. 코드를 찍고 로봇에게 "물건을 가져와"라고 명령을 내리면 복잡한 상황에서도 정보를 이용해 단순한 작업을 수행한다. 키바 시스템의 로봇은 기존 공장 로봇 보다 조금 발전된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센싱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런 로봇들도 만지지는 않는다. ’만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사람이 하는 작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로봇과 아주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과들이 들어있는 박스에서 사과 한개를 집는 동작을 실시간으로 보면 알 수 있는데, 실제 사람이 사과를 집을 때는 사과를 자세히 보지 않고도 잡을 수 있다. 사람은 사과 박스에서 손에 닿은 5개 가량의 사과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곳에 위치한 사과를 잡는 경우도 있다. 머신러닝이나 최적화를 연구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최적화되어 있지 않은 알고리즘이다. 어리석은 동작인 것이다.
사람의 동작을 살펴보면 아주 단순한 작업에서 의사결정을 서너번씩 바꾸는데, 모든 의사결정이 불과 0.5초 이내 이뤄진다. 문제는 무슨 동작을 했는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은 로봇처럼 동작을 외워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여러 판단을 하고, 완벽하지 않지만 충분히 좋은 결정을 내린다. 복잡다단한 일을 간단하게 수행하지만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운동지능에 관해 사람들은 자신이 수행한 동작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무의식속에서 동작이 이뤄진다. 빵에 버터를 바르는 동작을 보면 빵을 느끼고, 버터를 보고, 빵을 잡고, 힘을 제어해야하는 과정이 아주 복잡하다. 설걷이 동작, 유리창 닦는 동작 등 복잡한 작업을 사람은 순식간에 해낸다. 설걷이 동작을 느린 동작(슬로모션)으로 보면 얼마나 복잡한 동작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런 작업을 로봇으로 하려면 어떻게 프로그래밍 해야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사람처럼 똑똑한 지능을 갖고 있는, 물리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야 하는데 왜 못하고 있을까. 물리적인 서비스 로봇이 왜 안되는지, 어떤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내가 MIT에 와서 수행한 의미있는 연구 가운데 하나는 하드웨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연구했다는 것이다. 현재 공장용 로봇은 부딪히지 못한다. 이에 반해 동물은 막 부딪히면서 뛰어다닌다. 공장용 로봇은 부딪히지 못하고 충격 흡수도 하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지능이 있더라도 이런 하드웨어로는 동물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 수 없다.
다르파(DARPA) 로봇 챌린지(DRC)에 참여했던 로봇들은 외양이 사람처럼 생기고, 사람처럼 동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공장용 로봇의 기술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공장 로봇은 정밀한 동작만 하도록 짜여있다. 공장 로봇은 바닥에 붙어있고 이동 위치가 정해져 있다. 균형을 잡을 필요가 없고 카메라도 없다. 로봇이 공장을 벗어나고 물리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로봇이 돌아다녀야 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카메라로 보면서 그때그때 판단해야 한다. 위치제어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힘조절이다.
MIT에서 나의 꿈은 딱딱하고, 위치제어만하는 로봇이 아니라, 파워플하고, 플렉시블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정밀제어만 하는 로봇이 아니라 재난구조 등 돌발 상황에서도 움직이면서 균형을 잡고, 힘조절이 가능한 로봇이다. 위치 제어만 갖고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 제대로 로봇 하드웨어가 만들어져야 한다. MIT에서 지난 10년간 한 것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로봇 하드웨어의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었다.
2009년 MIT에서 개발된 ’proprioceptive actuation(인공근육)‘ 기술을 보면 로봇이 딱딱하지 않고 충격 흡수와 힘조절이 가능하다. 스프링처럼 움직이다 끈적거리는 댐퍼 같은 동작도 한다. 그런 프로그램이 가능해졌다. 이때 만든 구동기 기술이 우리 연구실의 핵심 노하우가 됐다. MIT가 개발한 4족 로봇에는 이 기술이 없으면 기술 구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MIT에서 개발한 4족 로봇 '치타2'는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이는 현재까지 나온 가장 빠른 로봇이다. 전기모터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당시 학계의 상식이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유압으로 만든 로봇이 대세였던 시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모터로 동작하는(뛰고 점프하는) 4족 로봇을 만들었다. 치타3에선 로봇이 속도를 줄이면서 로봇 소프트웨어가 제너럴해지고 다양한 능력을 갖게 됐다. 치타3는 계단을 보지않고 느끼면서 올라간다. 우리가 만든 로봇은 큰 힘을 내면서 힘조절을 하고 점프를 하며, 착지시에도 힘조절을 하면서 플렉서블하게 충격을 흡수한다.
미니 치타는 실험을 쉽게 하기 위해 작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기존 치타 로봇 가운데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로봇이 작지만 속도는 3.7m/sec로 매우 빠르다. 복잡한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어 로봇이 넘어지지 않는다. 공장 로봇처럼 위치제어만 하는 게 아니다.
지난 10년간 많은 플렉서블하고, 부딪히고 힘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우리의 구동기와 힘조절 기술이 다른 곳에 앞으로 많이 적용될 것이다. 높은 곳에서도 충격 흡수가 가능한 로봇은 우리 밖에 없다. 공장 로봇은 그런 동작이 불가능하다.
지금은 많은 랩(lab)과 기업들이 우리 기술을 모방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런 패러다임을 제공하기까지는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힘 조절이 가능한 강력한 로봇은 없었다. 우리의 로봇은 험한 지형을 가도 넘어지지 않는다. 비전 카메라를 이용하면 4족 보행 로봇이 지면의 어느 곳을 디뎌야하고 움직여야하는지를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4족 로봇이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 돌아다니면서 상황 판단을 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최근 우리가 발표한 로봇은 점프, 돌아다니는 동작 등을 자동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로봇이 장애물을 만나면 자동으로 점프하되, 도는 것도 가능해졌다.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동작을 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이 일일이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없다.
유압 로봇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에너지 효율, 유지관리, 무게 등 여러 측면에서 결함을 갖고 있다. 전기 모터는 스위스의 ETH에서 연구를 했다. MIT의 치타2가 점프를 하고 6m/sec의 속도를 내는 것을 보면서 전기 모터 로봇도 가능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우리의 연구 이후 4족 로봇을 유압으로 만들던 시대는 저물었다. 그전까지는 전기 로봇은 충격을 흡수할 수 없었다. 아직도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유압을 쓰고 있지만, 다른 로봇들은 모두 전기로 바뀌었다.
로봇이 물리적인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선 힘의 조절이 필요하다. 4족 로봇 개발을 통해 알고리즘 개발이 많이 이뤄졌다. 미니 치타 10대를 만들어 9대를 네이버랩스의 지원을 얻어 협력 연구 차원에서 다른 곳에 연구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곧 모든 로봇이 카메라를 달고 상황을 판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미니치타를 이용해 연구하는 기관들이 성과물을 빨리 낼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4족 로봇은 그냥 돌아다니기만 한다. 물리적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선 팔을 써야 한다.
미래의 로봇상은 인간의 능력을 연장해주는 똑똑한 도구다. 사람의 지능을 로봇과 섞어, 사람과 로봇이 조화를 이루면 다른 차원의 로봇 개발이 가능해진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 원격 조종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사람의 지능을 이용해 로봇을 쓰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코로나 언택트 시대에 로봇이 사람대신 일을 한다면 사람이 굳이 현장에 갈 필요가 없다. 사람이 로봇 뒤에선 판단하고 로봇이 판단할 거는 따로 하자는 아이디어다.
로봇은 돌아다녀야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일리노이주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제자가 만든 원격제어 2족 로봇은 사람이 로봇의 균형을 느껴야한다는 컨셉에서 만들어졌다. 2개의 시스템을 동조하면 로봇의 균형을 사람이 느낄 수 있다. 이 알고리즘은 2족 로봇에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갖고 있는 힘을 느끼는 로봇 기술은 이미 존재했지만 로봇의 균형을 느끼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로봇의 균형을 느끼는 기술은 우리 연구진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힘센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구동기를 특이하게 만들었다. 5G 기술 등 신기술이 나오면 광장히 많은 원격 제어 로봇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다.
우리가 만든 힘센서는 충격에 강하고 반응도 빠르며 반응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다. 좋은 센서와 하드웨어가 만나면 간단한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공장 로봇은 이를 구현하지 못했다. 원격 조종로봇과 낮은 수준(로우레벨)의 자율성이 결합되면 사람이 원거리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로봇들은 아직도 사람이 하는 일은 따라하기는 너무 힘들다. 사람은 최적화 솔루션을 내지는 않지만, 적당히 잘하고 실수를 잘 하지 않는다. 머신러닝이나 최적화 알고리즘은 빨리 대처하지 못한다. 로봇은 한번 실수하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른다.
지능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보자. 우리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하이레벨에서 해야할 일들이 많다. 우리는 아직도 로봇의 챌린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 바둑을 하는 알파고, 체스를 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보면서 지능이 있다고 하지만, 빵에 버터를 바르는 로봇, 신발을 만드는 로봇 등에 대해선 우리는 지능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열쇠를 주머니에서 꺼내는 로봇을 지능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이를 로봇에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가 이를 지능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뿐이다.
인공지능에 관해 3가지의 오류가 있다. 첫번째 오류는 사람이 기술의 난이도를 사람의 능력에 빗대서 판단한다는 것이다. 미니 치타의 백플립(backflip) 동작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놀란다. 하지만 걸어다니는 로봇을 보여주면 별로 어렵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백플립하는 로봇 보다 걷는 로봇을 만드는 알고리즘이 더 어렵다. 기술의 난이도를 사람의 능력에 빗대어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두번째 오류는 사람은 로봇을 볼 때 의인화하게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로봇을 직원들이 차는 동작을 보면 사람들의 순간적인 반응은 "공격적이야" "잔인해" "불쌍해" 등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너 나쁜 놈이야" "로봇이 나중에 복수할거야"라고 한다.
사람은 어떤 행동을 보면 감정적인 것을 바로 느끼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사람도 동물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본능적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우리의 본능이 로봇을 바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는 데 있다. 인공지능 로봇인 소피아를 보는 순간 로봇이 많이 발전되었다고 느낀다. 로봇이 저 정도를 하면 나머지는 "쉽게 하겠지"라고 생각한다. 우리한테 '임프레시브한' 로봇은 '임프레시브하지 않은' 일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미디어에 의해 로봇에 대한 상식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로봇 연구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으면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
3번째 오류는 언어에 관한 것이다. 우리의 사고는 언어에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고, 모든 기술에 관한 의사소통을 언어로 한다. 물리적인 지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가령 우리는 빵에 버터를 바르는 동작을 언어로 잘 설명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에 대한 언어는 발전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물리적인 지능이 뛰어나다. 빵에 버터를 바르는 동작을 정말 언어만 갖고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사람들은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이를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표현하려면 답이 안나온다. 컴퓨터가 받아들이기에 우리의 언어는 너무 추상적이다. 물리적인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언어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다. 사람한테는 너무 쉬었기 때문이다. 로봇이 그런 기능을 가지게 하려면 수학적인 표현 이전에 언어부터 개발되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을 기술적으로 채워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픽엔 플레이스, 농업자동화, 집라인의 드론 배송, 배달 로봇, 환자 케어 로봇 등 많은 부분에서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진정 의미가 있기 위해선 물리적인 지능 차원에서 더 많은 기술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을 도와주기 위해선 물리적인 지능을 갖춘 로봇 기술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많은 로봇사업들이 번창하게 될 것이다. 오류에 대해 인식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한다. 로봇 지능에 대한 이해도가 그 집단의 성공을 좌지우지한다고 믿는다.
나의 꿈은 미래 고령화 시대에 사람이 편하게 쓸 수 있는 로봇, 그 형태가 안도로이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편하게 쓸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
원격 제어기술, IoT 기술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물리적인 서비스에 대해 판단을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고령화 사회에 믿고 쓸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단지 편리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다. 노인들을 위한 기술은 사회적인 안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물리적인 서비스를 이뤄내기 위한 기술 컴포넌트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사람을 옆에서 도와주고 능력을 도와주고 능력을 연장해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로봇신문
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00
K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