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올 하반기 착공?...또 타당성 조사 면제

개성 길 둘 다 텅 비었는데

5800억 ‘문재인 도로’ 또 만든다니

 

    국토부가 뜬금없이 ‘문산~도라산 고속도로’를 올 하반기 착공하겠다고 했다. 파주 능산리와 도라산리를 잇는 10.75㎞(왕복 4차로) 구간으로 총사업비가 5800억원 드는 사업이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선언에 나오는 ‘경의선 도로 연결·현대화’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남북 교류 사업이라는 이유로 타당성 조사도 면제한 상태다.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사업

사업 예정지 바로 옆에는 국도 1호선과 자유로 등 개성으로 향하는 도로가 둘이나 있다. 남북 관계 단절로 텅 비어있다. 1998년 놓은 통일대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임진강을 가로질러 가칭 ‘평화대교(길이 1880m)’를 신설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텅 빈 도로와 다리가 옆에 있는데 5800억원을 들여 새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발상이 제정신에서 나올 수 있나. 혈세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미래에 대비한다고 해도 그런 시기가 돼 기존 두 도로가 붐비게 되면 그때 건설을 논의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남북 간 도로를 연결·현대화하려면 북쪽에서도 공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관련 남북 간 협의는 판문점 선언 두 달 후 남북도로협력분과회담이 한 번 열렸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쪽 단독으로 착공하겠다니 김정은도 어이없어할 일이다. 사업 구간은 저어새, 삵, 금개구리 등 법정 보호종 40종이 서식하는 자연 보호 지역이고, 800m 거리에 철새가 도래하는 장단반도 습지도 있다. 그런데 환경부는 작년까지는 반대하다 올해 초 반대를 철회했다. 지역 주민들도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 황당한 일을 치적으로 만든다고 밀어붙이는 대통령이나 그 수족이 돼 ‘문재인 도로' 만들기에 나선 공무원들이나 모두 한심할 따름이다.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1/03/06/AIU2Q5AYUFEJHMKQVO4GL7QX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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