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는 기본?...변치 않는 발전공기업


탈원전에 1조 적자…발전공기업 이번엔 낙하산 논란


발전公 5곳 사장 인선 시작


남부 이승우·동서 김영문 유력

남동발전에는 김회천씨 거론

與·산업부 출신인사 중용될듯


노조 "적자에 낙하산까지 오나"


    정부의 탈석탄·탈원전 드라이브로 적자 늪에 빠지게 된 국내 전력 생산 공기업들이 이번에는 낙하산 사장 논란에 빠졌다. 14일 전력 생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서부발전, 남동발전 등 발전 공기업 5곳의 사장단 인선을 막판 조율 중이며 이르면 2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임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노조가 "낙하산 결사반대"를 외치며 반발에 나서면서 진통이 커지고 있다.


현재 남동·동서·중부발전 사장은 지난 12일 임기가 만료됐고, 남부·서부발전 사장은 다음달 7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발전 업계와 정부 측 입장을 종합하면 차기 발전 공기업 사장단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와 여당 출신 관료, 발전 공기업의 모기업인 한국전력공사 출신 인사들이 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발전 사장에는 이승우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7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 원장은 지식경제부 부품소재총괄과장과 국제기구대표부 공사참사관, 국표원 제품안전정책국장, 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을 지낸 뒤 2018년부터 국표원장직을 맡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출신 중에서 현재로서는 이 원장이 가장 우선 후보"라면서 "이를 위해 국표원장직을 이달 중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동서발전 신임 사장은 여당 소속인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울산 울주군 지역위원장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은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해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첫 관세청장을 맡았다. 지난해 열린 총선에서는 민주당 울주군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남동발전 신임 사장에는 김회천 전 한전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사장은 한전에서 관리본부장과 기획처장, 미래전략처장, 예산처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8년 7월부터 경영지원부사장을 역임해 온 그는 작년 9월 퇴임했다. 현직인 유향열 사장 역시 한전 출신이다. 서부발전도 남동발전과 비슷하게 한전 출신 사장 선임이 유력하다. 후보자는 박형덕 전 한전 부사장이다. 박 전 부사장 임기는 오는 9월 13일 종료되지만 서부발전 사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최근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발전 공기업 5곳과 별도로 지난달 22일 공모 신청을 마감한 전력거래소의 새 사장으로는 학계 혹은 산업부 출신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유임 가능성이 낮은 곳이기도 하다. 조영탁 현 이사장은 올해 1학기 수업을 목표로 한밭대에 복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전 5개사 사장 공모와 관련해 발전사 노조는 비전문가 낙하산 임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탈석탄 정책에 희생된 것도 모자라서 사장까지 내부 전문가를 배제하고 정권 입맛에 따라 맞춤으로 내정하려고 한다는 불만이다. 발전 5개사의 예산 운영 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발전 공기업의 적자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전사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탈석탄 정책으로 인해 마치 화력발전소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양 호도되고 이로 인한 고용 불안 위기와 만성적인 경영 적자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발전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이해를 구했던 정부는 정작 탈석탄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진두지휘할 화력발전 공기업 사장 선임을 두고 몰염치한 행태를 보인다"며 비판했다. 발전사 노조는 "문재인정부가 과거 정권의 구태와 악습을 반복하는 것은 국민과 노동자를 배신하는 행위에 다름없다"면서 "모든 물리적 투쟁과 법적 대응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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