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DC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필요성
HVDC 송전선로 건설사업, 왜 필요한가
값싸고 편리한 에너지 전기··· 전력설비 건설이 우선
전자파 없는 HVDC··· 갈등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
국가 산업발전 및 국민의 편리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전기는 그 특성상 전기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원거리 소비지역까지 수송하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필수적이다.
정부는 ‘제3차 에너지수급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자력발전소 및 화력발전소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분산형 전원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고는 있지만, 이상기후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전력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무런 대안 없이 발전소 건설계획을 축소한다면 전력수급 및 전기요금의 안정화 측면에서 직접적인 피해는 국민들이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한전에서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수송을 위해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 중이다.
하지만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과거 밀양사례와 같이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전에서는 전자파 없는 직류송전 방식인 HVDC 방식을 도입해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에 적용하고 있다.
대용량 송전선로 건설의 필요
한전의 500kV HVDC(직류송전)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지난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확정된 사업이다.
동해안 지역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에서 대규모로 발전되는 저렴한 전력 수송을 통해 전기요금 안정화를 도모하고, 765kV 송전선로 고장 시에 발생할 수 있는 광역정전 방지 등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 추진 중이다.
한전은 경상북도 울진을 시작으로 3개 도(경북·강원·경기) 및 10개 시·군(울진·봉화·삼척·영월·정선·평창·횡성·홍천·양평·가평)을 경유해 수도권 동부지역에 이르는 약 220km, 송전용량 8GW 규모의 국가 중요 전력망으로서 최적의 입지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동해안 지역 송전선로의 경우 전력을 수송할 수 있는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로 인해, 기존 송전선로의 고장 발생 시에도 대규모 정전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송하기 위해 일부 발전기의 출력을 낮춰 운전 중(미송전 용량 : 약 0.9GW)에 있다.
동해안 지역 송전제약 현황 및 전망(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만약 신규 송전선로 건설이 없을 경우에는 2019~2020년에 준공된 신한울 1·2호기(2.8GW) 및 2022년까지 추가로 건설되는 강릉에코파워(2GW), 삼척화력(2GW)을 포함해 약 7.7GW의 발전전력을 전송할 수 없게 되는 상황으로 신규 전력설비의 건설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갈등해결 위한 HVDC 송전방식 도입
지역주민이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된 요인은 교류전기의 건강영향 및 재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경관저해 등이 있다.
건강영향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계에 의한 건강영향에 대해 여러 차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또 대규모 송전탑이 설치될 경우 경관경향으로 인해 주변지역 재산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HVDC 송전선로 개략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VDC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HVDC 송전방식은 발전소에서 교류로 생산한 전기를 직류로 변환,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직류송전 방식은 1954년 스웨덴에서 최초로 적용돼 미국·유럽 등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브라질·인도 등 전세계 여러나라에서 적용하고 있는 송전방식으로 그 경제성과 기술적 안정성이 검증된 기술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직류송전 시스템은 165여 개에 달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약 75조원 규모까지 시장이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지난 1998년 이후 제주~해남, 제주~진도에 해저방식의 직류송전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으며, 내륙에서도 북당진~고덕간 송전선로를 건설 중이다.
직류송전의 장점은 장거리 송전 시 전력손실 감소 및 경제성 확보, 주파수가 다른 국가 간 전력계통 연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민수용성 측면에서 큰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송전탑 크기가 작고 모양이 단순해 경관 측면에서 우수하다.
직류 송전탑 높이는 동일 송전용량의 교류 송전탑대비 약 7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작고, 또한 철탑 선하지 면적(철탑의 최외측에 있는 송전선로 아래의 토지 면적)도 10% 이상 감소시킴으로서 환경피해를 저감할 수 있다.
교류-직류의 송전철탑 비교.
둘째,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
직류 송전은 시간 변동에 따른 전압과 전류의 크기와 방향이 일정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으며, 직류송전에 의해 형성된 자계는 지구에서 발생되는 자계와 동일한 수준으로 전자파에 따른 건강영향에 대한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 없는 상황이다.
전자파에 대한 건강영향 우려를 불식하고 송전철탑으로 인한 경관장해를 최소화하는 등 전력설비 건설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고자 동해안-신가평 건설사업의 경우 2016년 5월을 기점으로 기존의 765kV 교류송전 방식을 대신해 HVDC 방식을 도입해 추진 중이다.
경과지 선정의 투명성, 객관성 제고 노력
과거 밀양지역 76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에서 발생된 민원사례의 경우 주민들이 송전선로 입지선정 단계에서 충분한 논의와 참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큰 요인이 된 바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전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입지선정위원회’라는 주민협의체를 송전선로 건설사업 추진 시 구성해 운영·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지자체 및 지역주민들이 입지선정 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경과지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계량화된 기법 등을 통해 최적의 경과지를 선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장기전력수급계획’에 의해 발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확정된 이후, 한전은 합리적 경과지 선정을 위해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며, 위원회에는 주민대표, 지자체, 지방의회, 분야별 전문가(환경 및 사회단체, 대학교수, 언론사, 갈등관리전문가 등) 등이 참여하게 된다.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보를 상호 공유하며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게 된다.
입지선정위원 구성.
세부절차를 살펴보면, 먼저 법적으로 송전철탑을 설치할 수 없는 개소(군사보호시설, 문화재 보호구역 등) 및 인구밀집지역 등을 제외하고 ‘사회생활환경, 자연환경, 설비안정성’ 관련 항목에 대한 입지선정위원들의 설문조사 결과 및 GIS(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한 객관적 데이터를 계량화 평가해 최적 경과대역을 확정하고 있다.
경과대역은 경과지를 선정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 법적으로 송전선로 건설이 불가한 지역을 제외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된 시점과 종점을 연결하는 폭 약 2~5km의 공간이다.
다음으로 후보 경과대역 내에서 현장조사 및 3D 경관시뮬레이션 등을 활용 ‘주민생활에 미치는 영향, 송전철탑의 경관영향, 설치장소의 안전성’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복수의 후보 경과지를 도출하고 다시 입지선정위원들의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계량화 평가를 통해 최적의 후보 경과지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지자체 및 주민대표와 합동으로 현장답사를 시행하고, 주민공청회 및 대관협의를 거쳐 최종 경과지를 확정하고 있다.
500kV HVDC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의 경우에도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적의 경과대역 및 경과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지자체,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다.
한전은 앞으로도 경과지 주민들과 성실히 협의해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 협조하에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경인건설본부>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http://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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