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兆 폐기물 처리 시장 잡아라”...건설업계 폐기물 처리 호황 누리나
건설업계 "폐기물, 이젠 발생이 아니라 처리다"
자원 순환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이제는 건설업계가 환경 분야 사업에서도 수익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단순히 폐기물 양을 줄이는 것을 넘어 ‘어떻게 줄이냐’가 관건이 된 시대에서도 성장 동력을 찾아 노력한 결과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폐기물 시장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쓰레기를 발생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할 것 없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의 일환으로 폐기물·하수처리 시장에 나서는 추세다.
소각대상 폐기물처리공정도 한국페기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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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소각시설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폐기물처리에 대한 수요는 경기를 막론하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최근 중견 건설사를 시작으로 대형 건설사까지 폐기물 처리 사업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회사에서 이를 처리하는 회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수익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전반이 불황을 겪은 지난해는 역대급 ‘쓰레기난’이 발생한 한 해였다. 배달·테이크아웃 등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며 일회용품·포장재 폐기물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의료용 폐기물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30만㎡ 이상 택지를 개발할 때 폐기물처리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건설 폐기물처리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리되는 폐기물의 대부분은 건설 폐기물과 소비자들이 배출하는 폐기물이다.
국내 폐기물 처리시장 규모와 전망치 (출처=신영증권, 환경부, 국제통화기금)
실제로 국내 폐기물처리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5000억원, 2017년 15조8000억원, 2019년 17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2021년 19조4000억원, 2023년 21조5000억원, 2025년 23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10년 만에 15조원이 넘게 늘어나는 것이다.
제한된 국토 면적 때문에 늘어나는 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다 폐기물처리장 설치 자체가 정부 인허가와 주민 반대로 인한 진입장벽이 높다. 그러나 이유 때문에 처리 단가가 계속 높아진다는 점도 건설사들에게 매력적인 사업 요인이다. 톤당 폐기물 처리 단가는 지난 5년간 매년 매립 단가가 15%, 소각 단가가 9% 각각 상승해왔다.
폐기물처리 시장이 2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인수합병(M&A) 시장도 2조4000억원에 달했다.
SK건설은 약 1조원을 들여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EMC홀딩스는 전국에서 폐기물 소각장을 4곳은 물론 하수·폐수 처리 시설 200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8년 건설폐기물업체 인선이엔티의 일부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는 산업폐기물 소각매립전문업체 코엔텍을 인수하며 약 4000억원 가량을 폐기물처리사업에 투자했다.
동부건설도 2018년 건설폐기물 소각처리를 주력하는 WIK중부, WIK환경, WIK경기, 용신환경개발 등 4개 회사를 인수하면서 폐기물처리사업에 뛰어들었다. 해당 사업을 위해 물적분할해 설립한 동부엔텍은 공공소각 부문에서 수익성이 업계 2위 수준이다.
태영건설은 인적분할 되기 전에 자회사였던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일찌감치 환경사업에 뛰어들며 폐기물처리·수처리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에너지와 자원순환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폐기물 처리업체 디에스피프리텍을 인수하면서 2017년 500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이 그 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2020년 영업이익은 1700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전문 폐기물처리 업체와 대기업의 협력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처리 사업은 정부 인허가 등의 절차가 있어 민간의 힘으로만 진행될 수 없는데다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와 대기업이 만나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인수합병 또는 협력사와 공동 기술 개발 형태로 국내외에서 사업이 많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수처리, 물순환 등 물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건설사도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세계 물시장 규모는 약 996조 원으로 2024년까지 연평균 3.4%대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측됐다. 이에 환경부도 그린뉴딜을 견인할 녹색산업 5대 선도 분야 중 하나로 ‘스마트 물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따라서 건설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관련 사업에도 탄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에 이어 운영까지 진행할 경우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먼저 롯데건설은 2014년부터 아시아 최대 규모 포항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완공하는 등 물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항 하수종말처리장 2단계 증설공사, 울산 농소하수처리시설, 부안군 지방 상수도 현대화사업, 부산광역시 하수관로정비 임대형 민자사업도 연이어 추진했다.
TSK코퍼레이션의 일산하수처리장
롯데건설은 관련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했다. 하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나 음식물 폐수·축산폐기물 및 폐수 등을 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신기술도 개발했다. 2018년에는 하수처리시설 수질정화 성능을 향상하고 공사비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을 태영건설, 블로뱅크와 공동으로 개발했고 그 해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신기술 인증 및 검증을 획득한 바 있다.
향후 롯데건설은 공공 하수 처리 시설 민간 투자 사업 진출은 물론 현재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물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GS건설은 해외 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GS건설은 2011년 스페인의 수처리 업체 이니마(Inima)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뒤 2019년 나머지 지분을 획득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GS이니마는 브라질 1위 수처리 업체 BRK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유럽과 남미에서 물 재생 관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GS이니마는 지난해 11월 중동 중동 오만에서 초대형 해수 담수화 사업을 수주했다. GS이니마는 금융조달·시공은 물론 준공 후 20년간 운영권도 가진다. 운영으로 인한 매출은 총 2조3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민영 기자 min0@ekn.kr [에너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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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兆 폐기물 처리 시장 잡아라”… 건설사-사모펀드 M&A 경쟁
코로나 의료 폐기물-택배 포장 급증 …안정적 현금 흐름에 알짜 산업 주목
SK건설, 1조 들여 1위업체 인수… 미국계 사모펀드는 2위사 사들여
쓰레기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배달 산업 성장으로 일회용 마스크, 의료 폐기물, 택배 포장 등 각종 생활 폐기물이 급증하자 폐기물 처리업이 알짜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현금 흐름도 좋다. 사모펀드(PEF)뿐 아니라 국내 건설사들까지 미래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폐기물 사업에 달려들면서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2조4000억 원 M&A 마무리 수순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폐기물 업체들에 대한 M&A의 대부분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SK건설은 다음 주초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회사인 EMC홀딩스(환경관리주식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매각자 측인 어펄마캐피탈과 주식매매 계약을 할 계획이다. SK건설은 1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가격은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SK건설은 환경 산업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국내 2위 폐기물 처리 회사도 최근 매각됐다. 미국계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의료 폐기물 처리에 특화된 ESG그룹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8750억 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19일 마쳤다.
올 6월엔 아이에스동서가 E&F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맥쿼리PE로부터 코엔텍-새한환경을 약 5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E&F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인선이엔티, 코오롱환경에너지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폐기물 처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 2025년 24조 원 급성장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는 2018년 16조7000억 원에서 2025년 23조7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국내 총폐기물 양은 1억5720만 t에서 1억8380만 t으로 2660t(16.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 처리 단가가 오르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7년 중국이 폐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폐기물 양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 폐기물도 급증했다.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배달 폐기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호우 피해로 인한 폐기물도 많이 늘었다.
폐기물 처리업은 정부 인허가 사업이어서 진입장벽도 높다. 폐기물이 늘어도 국토 면적이 좁고 주민 반대 등을 이겨내야 해 신규 폐기물 처리장 승인이 사실상 어렵다. 이렇다 보니 폐기물 처리 단가는 t당 매립 단가가 2017년 7만7500원에서 22만9500원(코엔텍 기준)으로, t당 소각 단가가 12만4600원에서 17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은 경기 변동의 영향이 적고 한 번 설비를 갖추면 꾸준한 현금 흐름이 나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요즘 건설사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분양 시장과 해외 수주 여부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 건설사들이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폐기물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폐기물 증가와 환경 규제에 따라 기술투자가 이뤄지면서 폐기물 처리 회사에 대한 M&A가 활발해지고 대형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추가 설비 투자가 불가피하고 사업 규모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00826/102648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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