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서울에서 춘천 가요”ㅣ하천변 자전거도로 달릴 때는 도로 이름부터 확인해야
서울시 자전거도로 이었더니…“자전거 타고 춘천 가요”
“파 다듬고 김장하면 허리가 아픈데 자전거를 타고나면 허리 병이 싹~ 나아요.”
지난달 26일 서울 마곡지구에서 만난 이종숙(68)씨가 ‘자전거 예찬’을 늘어놓기 시작하자 곁에서 추임새가 날아든다. 정년퇴직을 하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는 이시백씨는 “자전거는 다리 힘으로 가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 매연가스도 나오지 않는다”며 “요즘은 자전거 길 정비가 잘 되면서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기도 한다”며 한참 동안 자전거 이야기를 했다.
양천 자전거 안전 지킴이단 회장 이종숙(가운데)씨가 마곡지구에 마련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회원들과 자전거를 타고 있다. 서울시는 마곡에서 한강자전거 도로까지 연결하는 사업을 통해 마곡에서 바로 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나갈 수 있도록 했다 . 김현예 기자
서울시 "자전거도로 연결, 서울 1시간 권역 추진"
이들은 자전거 안전 지킴이단 양천 회원들로 마곡지구에 새 자전거 도로가 생겨 한강까지 바로 타고 나갈 수 있다는 소식에 모임을 열었다. 이날 모인 회원은 10명. 코로나19 때문에 모임 숫자를 줄였다고 했다. 오성철씨는 “나이가 여든인데 자전거를 타고부턴 몰던 차를 아내에게 줬다”며 “전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같이 탔지만 자전거 우선도로가 생기고 바닥에 자전거 도로 마크까지 생기면서 자전거 타는 게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시개발 초기부터 자전거도로를 넣는 '자전거특화지구'를 조성하고 있다. 새로 마련된 마곡지구에서 자전거 이용자들이 자전거 도로를 달리고 있다.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가 다니는 인도를 가로수로 분리해 사고 위험을 낮췄다. [사진 서울시]
서울 자전거길이 달라지고 있다. 한강을 중심으로 정비되었던 자전거길을 확대해 서울 도심 곳곳까지 연결되도록 하면서부터다. 배덕환 서울시 자전거정책과장은 “이제는 자전거를 단순한 레저 수단이 아닌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보자는 차원에서 자전거 특화지구를 조성하고, 자전거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자전거 타기 쉬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자전거 특화지구는 도시개발 계획 초기부터 아예 자전거길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도로를 어떻게 구성할지 검토하는 단계부터 아예 자전거 전용도로를 함께 배치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서울에 있는 자전거 특화지구는 ▶마곡지구 ▶고덕·강일지구 ▶문정지구 ▶위례지구 등 총 4곳이다. 최근 조성된 마곡지구에 깔린 일반 도로는 32.2㎞, 자전거도로는 13.2㎞로 일반 도로 대비 자전거도로 비율은 41%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 특화지구를 조성하면서 출·퇴근 시간에 나와보면 실제로 자전거 이용자들이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고덕·강일지구의 자전거도로율은 100%에 달한다. 일반도로가 있는 곳엔 전부 자전거 도로를 깔았다는 얘기다. 문정지구는 93%, 위례지구는 56%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자전거 정책을 시작한 것이 10여 년으로 점차 이동수단으로서의 자전거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며 “5~10년 뒤면 웬만한 서울 지역에서는 모든 길이 자전거 친화길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자전거특화지구.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자전거 특화지구를 다른 지역과 연결하는 ‘미싱 링크(missing link)’도 진행 중이다. 자전거 망이 잘 돼 있는 마곡에서 가양대교나 월드컵대교를 넘어가기만 하면 바로 강북인 상암지구에 닿을 수 있다. 서울시는 마곡지구에서 한강 자전거도로까지 양천로47길에 길이 8900m, 폭 3m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이 자전거도로는 보도 및 차도와도 분리했다. 보도(2.7m)와 자전거도로 사이엔 가로수(1.5m)를 둬서 보행자 안전을 확보했다. 차도와도 분리해 사고 발생위험을 줄였다. 서울시는 “월드컵대교의 자전거도로와 가양대교 자전거도로 신설을 통해 마곡지구와 상암지구의 연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개발과 연계한 자전거도로.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위례지구와 탄천을 잇는 1200m의 자전거 진출입로를 비롯해 송파구 장지동과 위례 중앙로를 잇는 자전거 도로, 연결 육교도 만든다. 지하철 장지역과 탄천 접근도로에는 자전거도로와 전용 쉼터도 내년 8월경 설치할 예정이다.
고덕·강일지구 역시 내년 하반기까지 한강 자전거도로와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도로 공간을 재편해 자전거 연결도로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배 과장은 “서울 도심에선 자전거를 타고 청계천에서 한강까지 갈 수 있게 하는 등 서울 전역을 자전거로 한시간 생활권으로 만들어 자전거를 교통수단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948275
하천변 자전거도로 달릴 때는 도로 이름부터 확인하세요
전국의 하천변에는 수많은 자전거길이 개설돼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사고라도 나서 신고를 하려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정확한 도로명과 번호가 있는 일반 도로와 달리 하천변 자전거도로에는 이름과 번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하천변 자전거길에 이름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구례군 섬진강변 자전거 도로.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전시는 대전천, 유등천, 갑천 등 대전지역 3대 하천변에 개설된 자전거길 85.3㎞에 이름을 부여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전천 자전거길에는 대전천동쪽자전거1길, 대전천동쪽자전거2길, 대전천서쪽자전거1길, 대전천서쪽자전거2길, 대전천서쪽자전거3길 등의 이름이 붙었다. 또 유등천 자전거길에는 유등천서쪽자전거길, 유등천동쪽자전거길 등의 이름이, 갑천 자전거길에는 갑천서쪽자전거길, 갑천동쪽자전거길로 등의 이름이 각각 부여됐다.
대전시는 이들 9개 자전거길의 시점에서 종점까지 20m 간격마다 번호도 부여했다. 자전거길 이름을 안내하기 위한 도로명판과 번호판은 내년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대전시는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하천변 자전거길에서 사고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도로명과 번호를 확인해 신고하면 경찰·소방서 등이 위치를 쉽게 파악하고 출동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자체에 하천변 자전거길의 이름을 부여하도록 했다. 자전거길의 이름을 붙일 때는 하천 명칭과 방위(동서남북)를 포함시키도록 했다. 시민들이 자전거길의 이름만 봐도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전북 전주시, 경기 의왕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잇따라 하천 자전거길에 도로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완료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경향신문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12171044001#csidx19a3148cebc662fa8ed5d3a13adc7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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