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여파] 17년간 펴낸 ‘원전백서'발간도 중단
[단독] 탈원전이 뭐길래, 17년간 펴낸 ‘원전백서’마저 사라졌다
국민의힘 “우리 원전기술, 회복할 수 없도록 짓밟는 것”
지난 17년간 펴냈던 원전백서(白書)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발간이 중단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원자력 발전 정보가 총망라 된 원전백서 발간 중단으로 학계·산업계에서의 논의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우리 원전기술의 근간(根幹)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게끔 짓밟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산업부·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으로 발간한 2016년도 원전백서. 원전 정보가 총망라 된 원전백서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첫 해인 2017년부터 돌연 발간이 중단됐다./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원자력발전 백서’가 발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한국수력원자력은 1990년부터 2016년까지 17년간 원전백서를 펴냈는데 뚜렷한 이유없이 돌연 중단한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산업부는 “2017년 이후 주요 정책변화(탈원전)으로 인해 백서에 추가·보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한수원·관계기관들과 함께 (원전백서 재발간과 관련한) 추가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미발간 연도(2017·2018·2019년)를 포함한 2020년 원전백서는 펴낼 예정”이라고 했다.
해마다 발행해오던 원전백서 발간을 위해 2017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추가·보완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원전백서 재발간과 관련해서 산업부와 한수원이 공문을 주고받거나, 회의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 의원실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트위터
원전백서 발간비용은 2000만원(2016년판 기준) 수준으로 국내 원전 현황, 해외 동량, 방사선 폐기물 관리, 정책 계획 등의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학계·산업계가 활용하는 정보 외에도 기록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17년간 발간이 이어져오던 것이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단절된 셈이다.
야당은 “원전백서 발간이 돌연 중단된 과정에 외압이 작용했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희용 의원은 “지금도 국내에서 원전이 가동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원전기술 수출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전백서 발간을 중단하는 것은 대한민국 원전기술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불가역적인 타격을 입히려는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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