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환경 단체 "정부 규탄" 불구 베트남 '석탄발전사업' 강행 ㅣ 관할 인천시도 모르는 굴업도해상풍력발전사업 허가
GE가 손절한 베트남 '석탄발전' 사업, 한전은 강행할 듯… 환경 단체 "정부 규탄"
한전, 28일 이사회에서 베트남 석탄발전 사업 논의할 듯
한국전력 (19,750원▼ 350 -1.74%)이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전은 이르면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해당 사업 안건을 논의할 전망이다. 환경 단체들은 해당 사업에 투자했던 중국 중화전력공사(CLP)가 투자를 철회하고 시행사였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포기한 해당 사업을 한전과 국내 기업이 추진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베트남 하띤(Ha Tinh)성 붕앙2 Vung Ang II 석탄 발전소 조감도(사진=뱅크트랙(BankTrack))/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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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4개 환경단체는 23일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은 그린뉴딜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과 전면 배치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냈다.
성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2 사업 등 예정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은 일정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전이 28일 화상으로 여는 이사회에서 베트나 붕앙2 사업 추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북동부 하띤성에 1200㎿급 석탄발전소를 짓는 이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22억달러(2조6000억원) 규모로, 한전과 일본 미쓰비시가 투자하고 삼성물산 (102,500원▼ 3,000 -2.84%)과 두산중공업 (13,200원▼ 200 -1.49%)이 설계·조달·시공사업자로 참여한다. 한전은 2009년 4월 발주처인 베트남 산업무역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올해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오염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석탄발전에 한전이 투자하고 나서면서 나라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공동 성명을 발표한 환경 단체들은 "우리 정부가 그린뉴딜에 73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감축하겠다고 한 온실가스가 1229만t인데, 한전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추진하는 석탄발전사업으로 배출될 온실가스는 수억t에 이른다"며 "해당 사업이 추진되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길은 요원해진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성 장관은 "앞으로는 공기업이 지금보다 대폭 강화된 여건에서 해외 발전 사업에 진출을 검토한다는 정부 차원의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마을 뒤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고 있다./LA타임스
부실한 경제성도 문제다. 한전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추진하겠다고 한 석탄발전사업은 모두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KDI는 인도에시아 사업의 경우 85억원, 베트남 사업은 1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해외 투자자와 사업체들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를 비롯
한 싱가포르 OCBC, DBS 은행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해당 사업에서 빠져나왔고, 붕앙2 프로젝트의 경우 중화전력공사(CLP)가 매각한 지분을 한전이 인수했다. 붕앙2 프로젝트 시공사였던 GE와 광동화전공정총공사(GPEC)도 사업에서 철수했는데, 대신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참여하게 됐다. 최근 GE는 아예 신규 석탄발전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연선옥 기자 조선비즈
[단독] 인천시도 모르는 굴업도해상풍력발전사업 허가
산자부 전기위원회, 씨앤아이레저산업 해상풍력발전 사업 허가
핵 폐기장 사태 이후 잠잠하던 굴업도 주민들 다시 술렁
인천시도 모르는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해상풍력발전사업이 은밀히 추진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지난 18일 씨앤아이레저산업 주식회사가 신청한 굴업도해상풍력발전사업을 허가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굴업도 서측 해상에 부유식 풍력발전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섬 모양이 사람이 구부리고 엎드려 땅을 파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굴업도’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사업이 주민들은 물론 지자체도 모른 채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덕적도 주민들은 지난해 9월 남동발전이 무슨 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모이긴 했는데, 그게 해상풍력발전사업 공청회라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덕적도 주민 A씨는 “지난해 C기업이 뭘 준다고 모이라고 해서 덕적도 사람은 덕적면사무소에, 자월도 사람들은 자월면사무소에 모였다. 이장 일부와 주민 몇 명만 모였었다”며 “해상풍력발전이 뭔지도 잘 몰랐다. 주민들이 동의한 것도 아니지만, 그걸 주민공청회라고 여기는 주민들은 없다”고 말했다.
시 에너지정책과 관계자는 “민간사업자도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굴업도해상풍력발전 허가는 처음 듣는 얘기다”며 “지자체의 의견청취를 거쳐야하는 데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굴업도해상풍력발전사업은 주민과 지자체가 모른 채 허가를 받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동구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이 주민수용성을 담보 하지 못해 홍역을 치렀는데, 이번엔 해상풍력발전소 주민수용성 문제로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굴업도핵폐기물처리장 사업을 반대하며 뭍으로 상경해 처벌을 마다 않고 시위를 전개했다. 덕적도 주민들은 해상풍력발전소 사업 허가 소식이 전해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덕적도 주민 B씨는 “어쩐지 지난해 가을부터 해경이 수상했다. 굴업도 서쪽 해역은 특혜구역으로 낚싯배들이 선단을 꾸려 조업하는 곳이다. 모래채취로 어장이 파괴된 후 그나마 조업이 되는 곳인데 지난해가을부터 해경이 출입을 금지했다”고 했다.
이어 “발전소사업이 진행되면 어장피해를 보상해야 하는데, 어쩌면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출입을 금지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 해상풍력은 주민들도 반대하고 수협도 반대하는 사업이다. 강행 시 뭍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갑봉 기자 weminpress@gmail.com 인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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