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 경기 둔화] 불구 10대 건설사 상반기 수주잔고 증가
10대 건설사 상반기 수주잔고 증가…삼성물산·현대건설↑ 대림산업↓
코로나19로 국내외 경기 둔화와 신규 수주감소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잔고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6곳은 늘었고 4곳은 감소했다. 대림산업(대표 배원복)은 상장사 중 홀로 감소한 반면, 롯데건설(대표 하석주)은 비상장사 중 유일하게 잔고를 늘려 대조를 이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상장 건설사 6곳의 수주잔고는 올 상반기 기준 총 219조56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반면 비상장사 4곳은 올 1분기 기준 102조1802억 원으로 2.8% 감소했다.
상장 건설사 6곳 가운데 최근 1년간 수주잔고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물산(대표 이영호)이었다.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27조4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3.2%나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수주잔고는 2016년 상반기 40조 원에서 12조 원 이상이 갑자기 증발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상반기 24조 원까지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선별 수주를 한 결과 수주 잔액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지난해 3·4분기와 올 상반기 방글라데시 메그나갓 복합발전 및 다카 공항 확장, 사우디 복합발전,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하이테크 생산동, 반포1-3·신반포15 재건축 등 국내외 굵직한 신규 사업들을 따내면서 잔고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건설(대표 박동욱)과 GS건설(대표 임병용)도 증가폭이 컸다.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동기 대비 12.9% 늘어난 66조2916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신규수주액이 매년 20조 원을 넘어서면서 줄곧 66조 원대를 유지했다. 2018년 19조 원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해외 플랜트 부문 호조를 등에 업고 신규수주액 24조2521억 원을 달성한 결과 2018년 이전 수준으로 원상복귀에 성공했다.
GS건설의 수주잔고 증가폭은 삼성물산·현대건설 대비 크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신규수주액이 2018년 대비 7.8% 감소하면서 40조 원대를 유지해온 수주잔액도 1조 원 이상이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국내 주택 신규수주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어난 43조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반면 대림산업의 수주잔고는 소폭 줄었다. 대림산업의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20조81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2016년 상반기부터 곳간이 비기 시작해 5년간 10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대림산업 측은 저가 수주 프로젝트를 지양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해 수주하는 전략을 추진하다보니 수주 잔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수주목표 보다는 수익성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 까다로운 검토 기준을 내세워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잔고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수익성 높은 사업들을 선별해 수주한 결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 건설사 4곳 가운데 1년간 수주잔고를 늘린 곳은 롯데건설이 유일했다. 롯데건설의 올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9조60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롯데건설의 수주잔고는 5년간 추이에서도 10대 건설사 중 가장 준수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 1분기 24조 원대에서 2018년 1분기 26조 원을 거쳐 올 1분기 29조 원 이상까지 도달했다.
포스코건설(대표 한성희)은 올 1분기 기준 수주잔액이 30조718억 원으로 10.8% 감소했다.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으로 신규수주액이 감소하면서 수주잔고 감소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SK건설(대표 안재현)은 올 1분기 기준 20조237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했고,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창학)도 22조8103억 원으로 1.7% 소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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