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건설사 해외 플랜트 수주 반토막


건설사 해외 플랜트 수주 비상…2분기 들어 반토막


2분기 코로나 영향 본격화

대형건설사 2곳 올해 수주 '0'

유가 급락 등 시장여건 악화

기존사업 취소되는 사례도

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의 해외 플랜트 수주 시장이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부터 수주가 급감하면서 일부 대형건설사는 올해 관련 수주액이 '0'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설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주요 대형 건설사들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플랜트(산업설비) 수주액은 95억달러(11조3700억원)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억달러보다 58% 는 실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해외수주 실적이 223억달러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것이 협회측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보니 LNG플랜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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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분기 들어 해외 플랜트 수주는 급격히 위축됐다. 올해 1분기 플랜트 수주액은 67억달러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이 본격화 된 2분기에는 28억달러에 그치면서 전년동기(50억달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수주액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모양새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대형 건설사 6곳의 올해 플랜트 수주 현황을 취재한 결과 AㆍB사의 경우 올들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0'였다. 두 회사 모두 매출에서 해외 플랜트 비중이 높은 곳들이다. 대우건설이 5월 약 2조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트레인7의 설계ㆍ조달ㆍ시공(EPC)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을 제외하면 건설사 6곳의 플랜트 합산 수주액은 1조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C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중동 입찰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라며 "구체적 실적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수주가 확정됐던 기존 사업이 취소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A사는 최근 100억달러(약 12조600억원) 규모의 북미지역 석유화학단지 개발에서 철수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회사측이 2018년 수주한 것으로 당초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상업 가동을 할 계획이었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 밖에 쿠웨이트ㆍ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력 플랜트 시장인 중동에서도 기존에 계획됐던 수주 입찰의 연기ㆍ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하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도 우려된다. 실제 한 대형 건설사의 경우 "플랜트 인력이 2000명 가까이 되는데 단 1원도 못벌어올 수 있느냐"는 경영진의 질책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플랜트 시장 위축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3년 80조원에 달하던 해외 플랜트시장은 지난해에는 4분의 1 수준인 21조원으로 위축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의 경우 전체 시장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연간 해외수주액 전망치를 종전 280억달러에서 220억달러로 21.4% 하향 조정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은 사실 코로나19 이전 물량이 대다수"라며 "현지에서 국내 건설사 직원을 비롯한 감염ㆍ사망 사례들이 다수 나오고 있어 신규발주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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