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파일 1위' 대림씨엔에스..."결국 팔린다"
대림 `콘크리트파일 1위` 자회사도 판다
대림씨엔에스 50.8% 지분전량
삼일에코스텍컨소에 매각계약
인수측 "건설소재 선도기회로"
1위 대림오토바이 매각에 이어
비핵심자산팔며 재무구조 개선
유화사업 `선택과 집중` 포석도
대림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이 국내 콘크리트파일 및 강교 분야 1위 기업인 자회사 대림씨엔에스를 매각한다. 최근 자회사 대림오토바이 매각을 결정지은 데 이어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대림씨엔에스 지분 50.8% 전량을 국내 건설용 골재 기업 삼일에코스텍과 환경 에너지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VL인베스트먼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본계약을 체결했다. 본계약상 매각대금은 719억원으로 공시됐다.
대림C&S 부여공장 전경/건설이코노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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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씨엔에스는 국내 콘크리트파일 및 강교 분야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955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이 지분 50.8%를 갖고 있으며 이 밖에 대림문화재단 등 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 8.1%가 있다. 국민연금, 베어링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등 유수 투자기관도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알짜 기업이다. 그러나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줄이는 한편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며 주택 공급량이 줄어드는 등의 요인으로 최근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09억원과 129억원을 기록했는데, 불과 2년 뒤인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55억원과 36억원으로 감소했다. 대림산업이 매각을 결단한 이유다.
반면 인수자인 삼일에코스텍은 기존 골재업, 레미콘 및 아스콘 제조업에 대림씨엔에스의 콘크리트파일 비즈니스를 더해 국내 최대 건설기초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실적이 위축된 시점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삼일에코스텍과 공동으로 인수에 나선 VL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이 3000억원 넘는 신재생에너지 등 전문 운용사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강교가 해상풍력 등 관련 핵심 소재 사업인 만큼 향후 추가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 가치 향상에 노력할 전망이다. 특히 박영준 VL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포스텍 환경공학 박사 출신으로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엔지니어 출신 PEF 대표다.
대림그룹은 대림오토바이 매각 결정에 이어 잇단 비핵심 계열사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림산업은 매각을 단행한 대림오토바이, 대림씨엔에스 이외에도 상장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비롯해 여천NCC,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림산업 지분 13.0%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 국민연금은 대림산업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하며 대림산업 측에 기업 가치 향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건 강성부펀드 KCGI는 대림산업 모기업이자 그룹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대림그룹이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통해 기업 가치 향상에 나서 주요 주주를 달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현금 확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한편 기존 건설업 외에 그룹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석유화학 에너지 디벨로퍼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올해 3월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하며 기존 투자기업 여천NCC에 더해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를 추가한 바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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