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앞두고 막판 치열한 경쟁..."파격 제안도"
삼성vs대림vs호반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 23일 시공사 선정 앞두고 막판 경쟁 치열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에 삼성 계열사 시너지 더한 ‘강력한 전략’
대림산업, 공사비 기성불 지급 등 ‘파격적 조건’
호반건설,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 제시...이미지 상승 효과도 기대
서울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손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막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단지는 내일(23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2번지 일대를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로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2400억 원 규모로 인근 반포3주공1단지 3주구와 함께 ‘강남권 알짜 재건축’으로 손꼽히는 사업으로 건설사들의 주목도가 높았다.
신규 단지명은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 펜타스', 대림산업은 단지명을 ‘아크로 하이드원’, 호반건설은 ‘신반포 호반써밋’으로 각각 제안한 상태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래미안 원 펜타스' 투시도 / 사진=삼성물산
6년만에 돌아온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는 물론 삼성 계열사 시너지도 총동원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약 6년 만에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클린수주’ 방침을 내세우며 복마전으로 변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이지만 당국이 수주를 둘러싼 과열경쟁과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에 호응해 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닌 가장 큰 무기는 ‘삼성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그 자체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이영호)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0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에서 아파트 부문 1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계열사 시너지도 삼성물산이 지닌 큰 무기다. 삼성물산은 재건축 수주를 위해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와 함께 삼성의 최고 기술력을 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삼성물산은 먼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과 연계된 차별화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서비스는 앱 하나로 집안의 스마트가전, 에너지사용량, 공기질 등을 관리할 수 있는 IoT 플랫폼임. 터치 및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세대 내 스마트가전(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세탁기, 에어컨, 건조기 등)과 조명, 냉/난방, 환기 등을 제어하며 외출/귀가/취침 등 모드별 사용자가 설정한 시나리오 대로 집안 환경을 설정해준다.
또한 이들은 삼성SDS와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함께 개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홈 IoT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이후, 2019년 분양한‘래미안 어반파크’부터 국내 모든 통신사(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및 네이버, 카카오와 스마트홈 시스템을 연계했다.
향후 글로벌 IT사, 자동차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신규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입주민들에게 차별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에는 홈 IoT 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연결하여 고객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는 래미안 A.IoT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래미안 원 펜타스에 래미안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디자인 역량을 쏟아붓는다는 방침도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번 재건축사업에 래미안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에 더불어,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과 싱가포르 래플스 시티 등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유엔 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하여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호텔식의 드랍-오프 존도 마련될 예정이다. 단지 주차장 입구에 드랍-오프 존을 만들고, 호텔 로비처럼 꾸며진 컨시어지와 대기공간을 꾸며 아이들의 등하교나 손님 방문 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드랍-오프 존은 각 동별 지하 1층 출입구에도 개별 설치하여 입주민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이용 편의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이 제안한 '아크로 하이드원' 투시도 /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 공사비 기성불 지급·추가비용 제로 방안 등 승부수 던져
삼성물산의 대항마인 대림산업의 무기는 ‘파격적인 제안’이다. 대림은 착공과 동시에 조합원들에게 최대의 혜택을 돌려 줄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림산업이 제시한 주요 조건 가운데 ▲공사비 기성불 지급 ▲분양계약 즉시 환급금 지급 ▲명품 자재 시공 및 특급설계 ▲추가비용 Zero 방안 등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승부수로 평가된다.
입찰 3사 중 공사비 지급 방식을 기성불로 제안한 회사는 대림산업이 유일하다. 기성불이란 시공사가 공사 공정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분양수입금 중 일정 비율로 공사비를 지급받는 ‘분양불’과는 반대되는 의미다.
신반포 15차의 경우 공정이 1% 진행된 경우 시공사에 지급해야 하는 공사비가 기성불 방식은 24억원, 분양불 방식은 약 835억원으로 차이가 발생한다. 즉 기성불 방식을 선택하면 조합통장에 811억원이 고스란히 남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환급금 지급 여유가 있어 시공사로부터 자금을 대출할 필요가 없고 금리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조합원 입장에서 유리한 조건이다.
더불어 대림은 환급금 지급 비율로 50%(타사는 10%)로 제시했다. 만약 68평 조합원이 40평을 선택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면 그 즉시 10억원을 환급 받는다. 10억원으로 이주비를 청산하거나 투자 운용할 수 있어 조합원 입장에서는 환급금 지급 비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타사의 조건이라면 2억원을 지급받는 데 그친다.
대림산업의 우수한 제안 사항은 비용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진설계 특등급 ▲이태리 조르다노 원목마루 ▲화장실 층상배관 ▲LG의 최고급 창호 Al-PVC ▲저층부 석재 5개 층 ▲대형팬트리 · 드레스장 등으로 상품 차별화를 극대화하였다. 또한 대림은 ▲대안설계 설계비 ▲커뮤니티시설 운동기구 설치비 ▲모델하우스 설치 및 운영비를 모두 부담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공사를 시작하자마자 발생하는 약 60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3사의 제안서를 비교해 보면 대림은 위 3개 항목을 모두 시공사 부담항목으로 포함했지만 타사는 부분 또는 전체를 제외했거나 조건 자체를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비용 부담을 원하지 않는 조합원에게 대림산업의 제안이 높은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대림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진 아크로 리버파크를 건설한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반포 15차가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단지로 개발된다면 향후 가치 상승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호반건설이 제안한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 사진=호반건설
패기의 호반건설, 풍부한 자금력 바탕으로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 제시
호반건설은 앞선 두 회사보다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이번 수주전에서 불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호반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이러한 평가를 뒤집고자 하고 있다.
박철희 호반건설 사업부문 사장은 “지역별 랜드마크 아파트, 대표 단지는 입지와 상품성에 의해 좌우된다. 신반포 15차는 입지가 곧 프리미엄이라고 할 만큼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당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 부합한다”며, “호반건설은 우수한 재무 건전성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타사 대비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반포15차 조합과 모든 부분을 협의하면서 신속하게 착공해 사업을 완수할 것이고, 31년간 축적된 주택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래미안과 아크로를 뛰어넘는 강남 최고의 명품 단지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
강남 재건축 입성에 도전한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 파격적인 사업 조건, 고품격 상품 구성, 신속한 사업 진행 등을 제안했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재건축 공사비는 약 2,513억원(부가세 포함)이다. 경쟁사들과 달리 이 금액에는 390억 원 규모의 무상품목이 포함됐다. 호반건설은 품질 향상을 위해 주방 가구, 가전, 마루, 벽체, 거실 아트월, 욕실 타일 등 고급 마감재를 제공한다.
특히, 호반건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를 제시했다. 경쟁사들의 연이자 1.9%, CD금리+1.5% 등과 비교된다. 호반건설이 이러한 제안을 할 수 있는 배경은 조합원에 대한 배려와 탄탄한 자금력 때문이다.
또한 호반건설은 ‘분양 시기(피크타임) 선택제’로 제안했다. 조합원들이 선분양, 후분양 중 유리한 시기를 선택할 수 있고, 분양시점에 관계없이 공사비와 사업조건이 동일하다. 신반포15차에 입찰한 다른 건설사들은 선분양을 우선으로 제안했다.
호반건설은 우수한 시공품질과 함께 단지 내 하자보수 전용 사무소를 개설한다. 혹시 모를 하자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차별화된 AS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평소 호반건설은 외부 전문가의 품질관리, 준공 시까지의 Trend-up 활동, A/S 강화 등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에게 있어서 이번 수주전은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있다”며, “대형사들과의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향후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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