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수주 잔고 1위 회사는 어디?


건설사 '미래 먹거리' 수주 잔고, GS건설 42조로 1위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2대 건설사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시평 1위 삼성물산 7위…시평 3위 대림산업도 9위 그쳐

대다수 국내 비중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에 ‘강점’


   GS건설이 건설사가 확보해 놓은 ‘미래 일감’이라고 할 수 있는 수주 잔액을 12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이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11대 건설사는 국내 수주 잔액이 해외보다 더 많았다.


서울 종로구 창진동 GS건설 본사 전경


현대·대우·포스코건설 수주잔액 30조원 넘어

16일 삼성물산을 비롯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한화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2대 건설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수주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GS건설이었다.




다만 지난해 시평 10위 호반건설은 보고서 미공시로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시평 4위인 GS건설은 지난해 수주 잔액이 총 41조8372억원(이하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미리 확보해 놓은 먹거리로 4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줄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수주 잔액이 40조원을 넘긴 곳도 GS건설이 유일하다.


GS건설 관계자는 “전체적인 건설 산업 불경기 속에 발주량 감소로 인해 특히 지난해 수주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당사는 전문인력 확충, 설계 및 견적역량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해 상당수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다음으로 많은 미래 일감을 쌓아놓은 곳은 ‘건설 전통 명가’인 현대건설로 지난해 수주 잔액이 34조8827억원에 달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경기 살리기를 위해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 지속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사업 발굴에 나섰고, 대형 프로젝트를 미리 선점하는 전략을 통해 수주 기회를 다양화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세번째로 많은 32조8827억원의 수주 잔액을 확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지니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축적된 노하우로 단일 규모 국내 최대 사업인 에스오일 RUC 프로젝트를 수행해 국내 사업장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도 대우건설이 강점을 가지고 있던 기존 거점시장인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현장 외에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포스코건설이 수주 잔액 31조532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건설사 중에서 수주 잔액이 40조원을 유일하게 넘긴 GS건설에 이어 30조원대인 곳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세 곳이었다.


수주 잔액 5위는 롯데건설로 28조6291억원이었다. 특히 롯데건설은 전체 수주 잔액 28조6291억원 가운데 국내 수주 잔액이 27조4509억원, 해외 수주 잔액이 1조1783억원으로 전체 수주 잔액 가운데 96%가 국내 현장에서 나왔다.


대우건설 신사옥인 서울 을지로 트윈타워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현대산업개발이 수주 잔액 28조6226억원으로 롯데건설에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현대건설 주택사업부로 시작한 오랜 역사와 전통에 걸맞게 전체 수주 잔액 28조6226억원 중에서 국내 수주 잔액이 무려 28조2881억원으로 수주 잔액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 수주 잔액은 3345억원으로 전체 수주 잔액(28조6226억원)의 채 1.1%에 그치는 극히 미미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삼성물산의 수주 잔액이 26조6447억원으로 건설사 7위를 차지했다. 시평 1위 업체인 삼성물산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사의 수주 전략은 국내서 가장 앞서나가는 하이테크 기술을 도입한 현장이 많은데 이 경우 수년간의 공기가 걸려있는 일반적인 수주 현장과 달리 1년여의 짧은 현장이 많다”며 “따라서 단기 수주 현장이 많은 당사 특성 상 일시적으로 수주 잔액이 타사 대비 적어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음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 잔액 21조8783억원으로 8위에 올랐다.

3위인 대림산업도 수주 잔액은 21조3063억원으로 9위에 그쳐 시공 순위와 격차가 비교적 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013년부터 중동 플랜트 현장에서 손실을 많이 입으면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전체적인 물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사는 수주 계획 설립 전부터 실제로 이 현장에서 준공을 마쳤을 때 확실한 이익이 날 수 있는지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그 결과 확실한 이익을 낼 수 있는 현장에만 수주에 들어간다”며 “실제로 지난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당사의 영업 이익이 1조원을 넘겨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K건설(20조2224억원)과 한화건설(16조1235억원)이 수주 잔액 기준 각각 10위와 11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수주 잔액을 구별해 살펴보면 12대 건설사 대부분은 국내 수주 잔액이 해외보다 월등히 많았다.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국내 수주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GS건설도 전체 42조원 수주 잔액 중에 30조원이 국내 수주 잔액으로 비교적 국내 수주 물량이 많았다.


포스코건설도 전체 수주 잔액 31조원 중에서 국내 수주 잔액 29조원, 해외 수주 잔액이 2조원으로 국내와 해외 수주 비중의 격차가 컸고, 대림산업 역시 전체 수주 잔액 21조원 중에 해외 수주 잔액은 2조원 수준에 그쳤다.



대우건설도 마찬가지로 33조원에 육박하는 전체 수주 잔액 가운데 28조원이 국내 수주 잔액이고, 해외 수주 잔액은 5억원에 못 미쳤다.




그나마 국내외 수주 잔액이 균형을 이루는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한화건설이다.


삼성물산은 26조원 수주 잔액 중에서 국내 수주가 14조, 해외 수주 잔액이 12조원이었다.

한화건설도 전체 수주 잔액 16조1235억원 중에서 국내 수주 잔액이 8조7917억원, 해외 수주 잔액은 7조3318억원이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2012년 국내 건설 산업 역사상 해외 수주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수주했고, 2015년 이라크에서 21억불의 추가 수주를 달성하면서 16조원이 넘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 간 수주 경쟁 시 동일 공정에 대한 실적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당사에서는 단독으로 이라크 비스야마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10만가구 주택 건립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활용 가능한 대규모 주택 개발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한화건설 제공


이처럼 건설사들의 국내 수주 잔액이 해외보다 높은 것은 2010년대 초반,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시장 등에서 외국 발주처를 상대로 무리하게 수주를 따내기 위한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계약 비용이 크게 올랐고 2013년부터 이러한 고비용 수주 현장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과거의 아픈 기억이 큰 데 따른 것이다.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 사업 활성화에 힘입어 안전한 현금 흐름 관리가 가능한 국내 수주 시장에 집중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시장 비중이 해외 시장보다 더 커졌다.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플랜트 부문에 집중된 엔지니어링 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국내 10조6275억-해외 11조2508억)은 12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해외 수주 잔액이 국내보다 더 많았다.


해외 수주 산업 대부분이 주택 건설이 아닌 플랜트 기반 시설 시공 수요가 훨씬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엔지니어링 '투톱' 중 하나인 삼성엔지니어링(시평 25위)도 전체 수주 잔액 14조2375억원 가운데 국내 수주가 1조8037억원, 해외 수주가 12조4338억원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잔액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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