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는 임금 반납...왜 강요하나


[단독] 한수원 임금반납…앞에선 “임원급”, 뒤에선 “전직급”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 ‘코로나19 고통 분담’이란 명목으로 임원급에 한정한다는 임금반납이 실상은 전직원·전직급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돼 내부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한수원은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 받는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코자 임금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명목으로 한수원은 정재훈 사장을 비롯한 본부장 임원급에 이달부터 4개월간 월 급여의 30%를 반납할 것이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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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처실장급, 부장급 직원 1000여명도 ‘자율적으로’ 금액을 정해 동기간 동안 동참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수원은 반납한 재원을 모아 지역경제 및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그런데 이 같은 미담이 실상은 전직급·전직원에게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직장인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한수원 재직자들이 회사로부터 전직원 임금반납 공문을 받았다는 소식이 속속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임원급의 30% 규모를 평직원에게까지 적용하고, ‘2직급 이상은 개인별 반납률까지 제출하라’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급여 반납을 수치로 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반납률 압박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블라인드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공문 하나 덜렁 보내고 급여 반납 사인을 하라면 누가 하고 싶냐”는 등 내부불만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수원에 문의한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직급에 급여 자율반납 공문을 하달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결정·지시한 부처는 노·경 협력처”라 답했다.

급여 반납 규모에 대해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금액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계산해봐야 한다”며 “임원이 연봉의 30%, 1갑~2직급이 10~30% 사이라면, 직원은 1~30% 사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반납은 본인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임원·간부급 직원에 해당하던 급여 반납이 어째서 단 하루 만에 전직원으로 확대됐는지 묻는 질문에 한수원 측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답을 내놓았다. 직원 반발을 예상하는 관련 질문에 관계자는 “코로나로 힘드신 분들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도움을 드리기 위한 것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달라”고 해명했다.

한수원 답변에 따르면 이번 수정된 급여 반납 조치에 해당되는 직원은 활동인원 1만2000명에 달한다. 한수원은 “추가 협의 과정에서 급여 반납을 전직원에 확대했다”며, 향후 해당 내용에 대한 재공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관련 부서와 협의할 것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지용 기자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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