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급증하는 전기요금 ...서울대 시뮬레이션 해보니...
[단독] 탈원전의 역습…향후 5년간 전기료 23조 늘어난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전기료 인상 시뮬레이션
"2040년까지 180조 손해인데
정부,비용 2배 LNG만 고집"
수출1호 `바라카 원전` 준공식
UAE측 요청으로 전면 유보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전기료가 2025년까지 최소 23조4000억원 증가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놨다. 탈원전 정책에 따른 국민 부담이 현실화된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한민국 수출 원자력발전소 1호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준공식도 유보됐다. 당초 준공식은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UAE 측 요청으로 행사 자체가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탈원전 로드맵에 따른 전기료 인상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기료 단가가 2017년 기준치 대비 2030년까지 23%, 2040년까지는 38% 인상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전기료를 계산하면 2025년까지 연평균 4조6800억원, 이후 5년간은 평균 11조7200억원이 인상된다. 2040년까지 인상 누적분은 총 283조원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치는 제8차 전력본수급계획에 따른 정부의 발전량 예상치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수치가 최대치에 대한 전망이 아닌 최소 증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총책임자인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기술 개발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이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시뮬레이션 값"이라면서 "이와 더불어 계산에서 제외한 각종 부대비용을 더하면 인상 금액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계산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망 계통 연계 비용, 보조금 투입 비용 등은 제외하고 순수 발전단가만 변수로 잡았다.
이와 함께 서울대 연구팀은 2040년까지 탈원전 정책을 통해 발생하는 손해액만 180조원이라고 밝혔다. 주 교수 측은 "국내 연구 중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미래 공급 예측치를 적용했고 태양광 이외 해상·풍력발전까지 계산에 포함한 구체적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과 한국전력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40년까지 탈원전 정책을 지속했을 때 총 390GWy(한 해 생산되는 전기)가 생산된다. 반면 2040년까지 원안대로 원전을 유지할 때는 550GWy가 생산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발전량 차이를 계산하면 매년 약 8GWy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태양광 1㎾당 151원에서 2040년에는 93원 수준으로 단가가 낮아지는 변수 등을 대입해 실제 금액으로 산출하면 향후 20년간 총 180조원에 이르는 경제가치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경제성 높은 원자력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2017년 이후 LNG 발전량 증가에 따른 기회 손실은 3조24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만 해도 22.4%였던 LNG 발전 비중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24.7%로 높아졌다. LNG 발전단가는 원전에 비해 훨씬 비싸다. 한전 통계에 따르면 작년 1~11월 원전 전력 구입 단가는 kwh당 56.40원이었다. 반면 LNG 단가는 두 배 넘게 비싼 120.37원이었다. 이 같은 기회비용 손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눈앞의 미세먼지 줄이기가 성과를 냈다며 자찬에 나섰다.
17일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석탄발전 관련 미세먼지 배출량이 3212t으로 전년 같은 기간 5320t보다 39.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기간 석탄발전 8~15기 가동을 멈췄고, 최대 49기에 대해 발전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 제약`을 시행했다.
주 교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면서 동시에 가성비가 높은 원전 비중을 축소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현행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 대규모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부담을 극대화하는 현행 에너지 계획은 큰 틀에서 수정이 불가피하다"면서 "한전의 적자로만 이 비용을 메우는 것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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