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황 악화] 건설업계의 대변신..."우리 이젠 욕실 침대로 직접 만들어요"


"욕실, 침대도 만들어요"… 건설업계의 변신


    건설업계에서 주력 사업인 토목·건축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예가 늘고 있다. 건설경기가 갈수록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고민하는 것이다.


GS건설이 최근 인수한 영국 모듈러 주택 기업 엘리먼츠가 런던에서 짓고 있는 호텔·오피스텔 시공 현장. 공장에서 만든 주택 모듈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이뤄진다. /GS건설 제공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실내장식·내장목 공사업과 조립식 욕실, 욕실제품 제조·판매·보수·유지·관리업을 신규사업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건설사 중에서 이런 사업을 하는 곳은 중견건설사인 IS동서가 있다. 욕실 브랜드인 ‘이누스’를 운영한다. IS동서는 위생도기, 비데, 타일 등이 포함된 요업부문에서만 2018년 2074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전체 매출이 1조7156억원이었으니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가구 제조·유통에 나선 회사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면직물 직조업과 매트리스·침대 제조업, 생활용 가구 도매업, 가구소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회사 측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그룹이 소재 전문 업체이고, 의류 판매 등을 통한 유통망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활용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는 건설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신규 주택뿐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인테리어시장 규모가 2023년이면 49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잠재 소비자도 풍부하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은 30년 이상 된 전국 노후 주택 비중이 올해 중순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을 활용한 첨단산업을 넘보는 회사도 있다. 신세계건설은 에너지진단사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진단은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그동안 그룹 일감을 많이 맡았지만, 그룹 핵심사업인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부진한 상황에 부닥치며 다른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계룡건설은 스마트팜 설치·관리·운영업과 농작물 생산·유통업, 모듈러주택 제작·관리·유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팜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농장이다. 계룡건설은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의 수주를 준비하기 위해 이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주택을 구성하는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GS건설이 최근 미국과 유럽 모듈러 회사 3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 쉐어하우스 새 패러다임 제시 시도/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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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동부건설은 환경운영사업부문(동부E&M)을 회사에서 분할하는 내용의 안건을 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분할되는 회사는 하수·폐수·폐기물 처리와 환경 정화·복원 등을 담당한다. 삼호는 관광 인프라, 산업단지, 도시개발 관련 사업 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자이에스앤디는 사업목적에 음료·주류·과자·간식류 등의 도소매·판매업과 건설·광업용 기계·장비수리업, 전기·전자·정밀기기 등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건설과 IT시스템 등의 사업을 펼치는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건설업황이 나빠지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수주 분야를 넓히기 위해 IT나 유통 등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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