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재개발 재건축 개념 정리


재개발? 재건축?… 헷갈리는 정비사업 정리해드립니다


[부린이 가이드]


     부동산 기자가 되면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카톡이 오곤 합니다. "청약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 "1순위가 뭐야?" 청약통장은 그저 부모님이 어릴 때 만들어준 통장에 불과한 2030 '부린이(부동산+어린이)'를 위해서 제가 가이드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새로 청약받을 아파트를 알아보다 보면 '00아파트를 재건축 해 공급된다', '00 재개발 구역을 정비한 단지다'라는 표현이 나오고는 합니다. 재건축과 재개발. 늘상 듣고는 하는 말이지만 듣다 보면 뭐가 뭐인지 헷갈리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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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단하게 재건축과 재개발을 나누는 방법은 구축 아파트를 철거하고 다시 신축 아파트로 지으면 재건축, 노후 주택 지역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으면 재개발으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오래된 주공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다시 바뀌거나 노후된 빌라 밀집 지역이 재개발로 다시 태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은 들어맞는 분류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모두 맞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르엘 대치'의 경우 아파트가 아닌 노후 주택 지역이 사업지였음에도 '대치2지구 재건축' 사업이었던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두 정비사업 방식을 분류하는 가장 정확한 방식은 주거환경이나 정비기반시설의 상태입니다. 재건축은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지만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코자 시행하는 사업입니다. 토지등소유자들이 모여 조합을 설립하고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 주택을 건설하는 식이죠. 반면 재개발은 노후·불량건축물은 물론이고 도로·공원·주차장·학교 등 정비기반시설마저 열악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기반시설까지도 모두 새롭게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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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해당 지역 전반을 정비하게 되는 재개발의 경우 보다 공공적 성격이 강하고, 해당 주택만을 정비 대상으로 삼는 재건축은 민간적 성격이 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의 자격이나 사업 진행의 강제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생깁니다. 재건축은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어야만 조합원 자격이 부여되는 반면, 재개발은 토지 또는 건축물 둘 중 하나의 소유권만 있어도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는 재건축은 재건축 사업에 동의하지 않으면 조합원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매도청구권 행사를 할 수도 있지만 재개발은 사업이 추진되면 해당 지역 소유자 전원이 강제적으로 조합원 지위가 부여됩니다.


세입자 주거 대책에 대해서도 두 사업은 다소 다른 보상이 이뤄집니다. 재건축은 당사자 간의 임대차 계약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처리가 이뤄지는 반면, 재개발은 세입자에게 해당 지역 내 또는 인근 지역에 들어서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주거나 주거대책비를 지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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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비사업에는 재개발·재건축만 있지는 않습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세입자의 주거대책이 미흡하거나 지나치게 전면 철거 위주로 흘러간다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최근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하는 등 재개발·재건축에 편중된 정비사업을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동일한 지자체 내의 주민들이 모여 조합을 꾸린 후 한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비를 부담해 짓는 지역주택조합사업도 정비사업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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