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中 건축물의 특징들 VIDEO: KPF completes Beijing's tallest skyscraper
시진핑은 현대 건축을 싫어한다? 시진핑시대 中 건축물 특징
CN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의 고층 빌딩을 설계한 건축가들은 베이징시 당국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요청을 받았다. 이미 건물이 반 이상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은 해당 건축물을 '조금 더 중국스럽게' 변형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뉴욕의 건축회사 Kohn Pedersen Fox(KPF)는 베이징 시틱타워를 짓는 중이었다. 이 건물에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신그룹(CITIC)이 둥지를 틀 예정이었다. KPF의 디자인 총괄인 로버트 휘트록(Robert Whitlock)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베이징에 지어지고 있는 모든 건축물을 검토 중인데, 현재 지어지고 있는 건축물의 윗부분이 단순하고 평평한 것이 중국스럽지 않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528-metre-tall CITIC Tower/dezeen.com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인 베이징 시틱 타워의 나팔꽃 모양 탑)
KPF completes Beijing's tallest skyscraper The 528-metre-tall CITIC Tower designed by American firm Kohn Pedersen Fox is the tallest skyscraper in Beijing, the fourth-highest in China and number eight worldwide. Kohn Pedersen Fox (KPF) designed the 109-storey skyscraper, which is widely known as China Zun, to have a distinct profile on account of how visible it would be on the city's skyline. "Imagining the city's tallest tower as a representation of its history and people, we approached the building as a public entity in our design," explained Robert Whitlock, design principal at KPF. View full text https://www.dezeen.com/2019/10/07/beijing-tallest-skyscraper-citic-tower-china-z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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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들은 중국 문화에 대한 정형적인 해석에 반대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중국 곳곳에 존재하는 탑의 상층부와 사원의 지붕에서 영감을 얻어보라고 제안했다.
그 결과, 시틱타워의 꼭대기는 그들이 말하는 '중국스러움'을 담게 됐다. 꼭대기의 모퉁이 부분이 마치 꽃잎과 같이 유려한 선의 형태로 바뀌었다.
문화대혁명 시기 파괴되는 문화유산 [출처 바이두바이커]
2014년, CCTV는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 문학 심포지엄에서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인 건축물에 대해 비판의 어조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소위 말하는 '중국 현대 건축물'에 대한 비판이었다. 지나치게 높은 고층 건축물, 너무 실험적인 모양새, 진기한 모양의 탑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건축회사 KPF의 담당자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적으로 건축물 설계 가이드를 내린 것은 아니었으며 2016년 전후로 건축가들 사이에 새로운 물결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건축가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 공간에서 단순히 서양식 디자인을 본 따거나 베끼는 식의 관행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다시 말해, 건축가들이 시진핑 주석의 생각과 입장에 영향을 받아서라기 보다 그들 스스로 중국 고유의 역사와 정체성이 녹아든 건축물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현대 건축물은 세계 건축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만연한 공리주의 사상 때문에, 중국은 건축을 예술이 아닌 공학의 영역으로 인지했다. 이후 문화대혁명 시기(1966~1976)에는 과거의 유산이 무자비하게 파괴됐다. 자금성도 볼 수 없을 뻔했다. (자금성은 당시 파괴될 뻔했으나 저우언라이 총리의 반대로 보존됐다고 전해진다.) 이로 인해 20세기에는 본토에서 국제적으로 주목받거나 명성 있는 건물은 거의 지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건축 붐이 일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개발업자들에게는 막대한 자본이 있었고, 기획자들은 불모지에 도시의 랜드마크를 짓기 위해 애썼다. 외국 건축가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자본과 가능성이 열려있는 중국에 몰려들었다.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 1950~2016)의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 [출처 셔터스톡]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는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와 난징 국제 청년 문화센터 등 초현대적인 건축물을 중국에 지었다.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는 마치 강에서 둥글게 마모된 2개의 조약돌이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건물은 벽과 바닥, 천장의 경계를 허물어 바닥이 벽이 되고, 천장이 벽이 되는 유기적인 디자인으로 웅장하고 거대한 대공연장에 부드러운 곡선을 이용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낸 것이 특징이다.
난징 국제 청년 문화센터 [출처 바이두바이커]
난징 국제 청년 문화센터는 쌍둥이 빌딩(높이가 각각 225m, 315m)으로 난징 전통 비단 공예품인 윈진(云锦, 색채가 아름답고 구름무늬를 수놓은 중국의 고급 비단)의 독특한 질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2012년에는 네덜란드의 메트로폴리탄 건축 사무소(The 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 이하 OMA)의 렘 쿨하스가 CCTV 베이징 본사를 설계해 주목받았다. 이 건축물은 건축계와 공학계에서 널리 칭송받고 있는 걸작이다.
CCTV 본사는 베이징의 새로운 이미지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건축적인 언어와 TV 산업문화의 특성과 중요성을 표현했다. 이와 같은 디자인의 구현은 중국의 구조 시스템 혁신과 함께 고층 건물에 대한 이론을 새롭게 정립했다. CCTV의 상징적 이미지를 확립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건축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다시 썼다.
China Central Television (CCTV) Headquarters [출처 셔터스톡]
그러나 성공적인 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광저우에 있는 동전 모양의 사무실과, 정저우 예술 센터 등은 기괴한 모양이라며 조롱당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찻주전자, 악기, 거대한 게 모양의 건물이 지어졌고 이들은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그러나 난징대 건축도시계획과 루안동 교수는 "이런 기괴한 형태는 사실 중국 전체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은 '이상한 중국' 이야기에 애착을 갖게 됐고 그것이 중국 전체의 모습인 양 보도됐다"고 말한다.
이런 보도와 인식은 중국의 건축 정책에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된 2008년 무렵 중국에는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건축가들이 유입됐고, 이들은 국제 건축의 트렌드와 문화에 능숙하게 반응하고 이를 중국 건축에 적용했다. 새로운 세대의 유입은 중국 건축계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이후 중국 건축은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2년, 왕수(王澍)는 중국 본토에서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Pritzker Prize)를 수상했다. 그는 중국 전통가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와나 나무 같은 폐자재들을 재활용해 중국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건축물을 지어냈다.
그는 상을 수상하며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중국·일본, 동아시아 세 나라에서 전통을 파괴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중국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시아 나라들이 좋아하는 고층 빌딩을 이미 서구는 짓지 않은 지 오래다. 남들이 이미 버린 것을 우리는 열심히 주워 담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라 말했다.
광저우에 있는 동전 모양의 사무실(왼쪽)과 달걀 세 개를 이어 놓은 듯한 정저우 예술 센터 [출처 바이두바이커]
중국을 대표하는 건축사무소 MAD의 설립자인 마옌쑹(马岩松)도 중국 건축의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데 일조했다. 그는 건축과 자연의 융합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건축가다. 그는 중국 전통의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곤 했는데, 흐르는 곡선의 건물로 세계의 주목 받기 시작했다. 베이징 조양공원플라자(Chaoyang Park Plaza)는 획일화된 도심의 건물들 사이에서 마치 산수화의 산과 같은 곡선과 유려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과 같은 걸출한 건축가의 등장과 더불어 2010년대 이후 중국 건축은 중국의 역사, 예술, 지역의 특징을 건축에 적용시킨 흔적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오늘날 지어지는 건축물은 전통, 과거의 유산을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지금은 사라진 동네의 풍경과 향수를 녹여내기도 했다. 독일 건축가 올레 스히렌(Ole Scheeren)은 CCTV 본부에서 OMA의 작업을 주도한지 거의 10 년 만에 베이징의 최신 랜드마크인 베이징 가디언 아트센터(Guardian Art Center, Beijing)를 설계했다. 그는 지역의 전통성과 역사적 흔적을 녹이면서, 주변과의 관계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구현했다.
픽셀화된 하단부는 후통 골목길의 기하학적 구조를 표현했고, 상층부는 벽돌 벽을 직사각형 유리 패널의 격자로 재구성해 인근 주택과의 조화를 보였다. 건물 곳곳에 있는 개방된 공간은 베이징의 전통가옥양식인 사합원의 안뜰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구현했다. 올레 스히렌은 중국 건축이 그들의 공간을 다시 재정립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건강하다고 느꼈다.
Archi-Union 소속 건축가들이 설계한 쓰촨의 문화센터. 쓰촨에서 유명한 대나무를 활용해 운치를 더했다 [출처 Bian Lin 사진모음]
KPF 관계자는 "시 주석이 살기 좋은 도시, 즉 오염과 번잡함을 줄이고 위성도시들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으려는 도시 계획은 정말 훌륭하다"며 "중국은 지금 살기 좋고,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은 북유럽 도시와 유사한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에는 한 명의 고위 관리가 승인하면 됐던 건축 허가가 여러 부서를 거치고, 다양한 의견이 반영됨에 따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중국에 복구, 재사용, 개조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산업 도시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러한 개조가 일어나고 있다. 오픈 아키텍처(Open Architecture)의 한 관계자는 중국 건축의 변화가 정부 정책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예전에 비해 어려워진 승인 과정과 조건들이 건축 형태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여긴다.
차이나랩 임서영
출처: Post-weird': How Chinese architecture evolved in the Xi Jinping era 중앙일보
KPF completes Beijing's tallest skyscr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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