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 기약하는 '한국철도', 대륙철도 투자개발사업 주목


`대륙철도 수주 특명`…한국 `철도 드림팀` 세계로 달린다


     한국철도에 올해는 특별한 해다. 철도 공공기관과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원팀(One-team)`으로 나서 대한민국 철도 부흥 시대를 알리는 원년이다. 이에 맞춰 국내 양대 철도기관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올해 하얀 쥐의 해인 경자년(庚子年) 한국철도의 본격적인 세계 무대 도약을 선언했다. 세계 철도시장을 이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티어(Top-Tier)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이 시내를 달리는 모습. 철도시설공단을 포함한 5개 국내 회사가 시스템 분야 사업관리와 시스템 엔지니어링, 설계·구매·시공, 종합 시운전 등을 일괄 수행하는 패키지 형태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1일 개통했다. [사진 제공 = 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가 노리고 있는 성장의 첫 단추는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라시아로 연결하는 `대륙철도 투자개발사업`이다. 이를 위해 한국철도는 `2020 대륙철도 시대 준비의 해`를 선포하고 국가 간 교류 확대에 따른 새로운 `철도 한류`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둬 해외 철도 수주 고객 모시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한국철도는 2004년 4월 세계 다섯 번째로 고속철도를 개통하며 저력을 인정받았고 특히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서비스와 안전성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시율 등 운영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2003년 가입한 국제철도연맹(UIC) 집행이사국이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국인 한국철도는 국제기구에서 적극적 활동을 통해 대륙철도 연결을 준비하고 각국 철도와 지속적인 교류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십 구축, 인재 양성 등 해외사업 기반을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에 발맞춰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및 몽골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수행과 함께 신사업 발굴로 개도국의 철도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국내 민간기업이 급속히 성장 중인 글로벌 철도시장에서 해외민자철도사업(PPP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철도의 해외시장 진출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철도공단이 중국 쑤이닝~충칭을 잇는 수투선 시공감리 수주로 해외철도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6건의 중국 고속철도 시공감리사업 수주를 비롯해 현재까지 사업관리(PM), 설계, 감리 분야에서 총 69개, 3245억원의 수주에 성공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이집트 코스타리카 등 6개국 7개 사업 현장에서 시공감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가 발주한 경전철 2단계 사업관리용역(총액 183억원)의 최종 낙찰자 선정 낭보를 전했다. 코레일 역시 2007년 말레이시아 전동차 50량 개량 컨설팅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뛰어들었다. 철도건설 기술자문 및 시스템 컨설팅, 타당성 조사, 국제연수, 중고 철도기관차 개조 수출 및 정비 자문, 유휴자산(중고 철도차량·부품) 수출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13개국에서 누적 수주액 14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철도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철도건설 기술자문 및 사업관리, 설계, 감리 분야 수주에서 해당 프로젝트당 수주 규모가 수조 원대인 철도 건설과 운영(유지보수) 분야로 해외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 철도시장은 2018년 기준 232조원으로 연 2.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에는 278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엔 35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만큼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부터 대륙과 세계를 잇는 글로벌 철도 사업까지 `철도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정예성 미래철도연구원 원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국영철도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무역과 인프라를 전 세계로 확장하려는 수조 달러 규모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과 맞물려 세계 철도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은 이미 세계 `톱5`의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으로서 최고 수준의 철도차량 기술력과 운영 능력을 갖춰 공격적으로 해외사업 진출을 통한 글로벌화를 추진할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내 철도산업의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타깃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다. 이를 위해 한국철도는 지난해 10월 코레일, 철도공단, 철도협회, 철도기술연구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 철도 공공기관과 국내 기업이 해외인프라 건설사업 진출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꾸리고 손을 잡았다. 일종의 `드림팀`을 띄운 것이다. 최근 해외 대규모 철도사업은 단순 도급형에서 민관협력사업(PPP) 방식으로 발주되는 추세다. 운영과 건설은 물론 설계와 금융조달까지 아우르는 `원팀 코리아` 체제로 함께해야 수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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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최근 해외철도 발주 트렌드는 용역사업에서 G2G(한국·신흥국 정부 간 협력사업) 및 PPP 등 기술집약적 대형 사업으로 변모하는 국가 대항전 형태로 민간이 독자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간 해외시장에서 다져놓은 철도 공공기관의 신뢰성과 실적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을 리딩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철도사업 플랫폼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새해 벽두부터 한국철도 `코리아 드림팀`의 기술력과 위상을 높인 값진 성과도 나왔다. 정부와 국내 철도 공공기관이 방글라데시 정부와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 건설업체 등이 지난 23일 철도·도로·송전선로 등 3개 사업, 총사업비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우선사업권`을 따낸 것이다. `원팀 코리아`로 세계 철도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향후 해외수주 활동에 큰 기대를 낳기에 충분하다. 김상균 이사장은 "그간 프로젝트 단건 차원의 지원을 넘어서는 해외수주를 위한 획기적인 변화를 꾀하고자 노력해 온 결과"라며 "현재 파라과이 스리랑카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정부 간 협의를 통한 수의계약(해외투자개발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한필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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