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원전 수주 재추진


정부, 3년만에 영국 원전 수출 재도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정치적 혼란 때문에 영국으로의 원전 수출 협상을 잠정 중단했던 정부가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10여 곳의 원전 건설 후보지를 마련해 2025년까지 18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많게는 최대 10기의 원전이 건립될 수 있다.

영국 힝클리 포인트 원전 이미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뉴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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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2014년부터 매년 주기적으로 만나 영국 내 원전 건립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가 2017년 이후로 잠정 중단했다. 정부는 브렉시트가 일단락된 올해 영국 정부를 방문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이 영국에 원전을 지을 수 있도록 영국 정부와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2박4일 일정으로 영국 런던을 방문해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Department of Business, Energy and Industrial Strategy) 담당자들과 면담을 갖고 국내 원전 기업의 수출 조건을 논의했다. 한국 정부가 영국의 원전 담당 부처를 만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혼란에 빠졌던 영국이 이제 정치적 안정을 되찾고 있어 앞으로 원전을 몇 개 건설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원전 수출에 대한 협상을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10여 곳의 원전 설립 부지 후보를 조성한 상태다. 이 중 1곳(서머셋 힝클리포인트 원전)은 프랑스의 EDF(프랑스전력공사)가 이미 착공했다. 정부는 영국이 최소 1~2곳, 많게는 10여 곳 가까운 원전을 지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원전 건립 자금 조달 단계에서부터 준공까지 모든 단계를 해외 기업에 맡기는 전략을 폈다. 돈을 모아 원전을 건설한 후 영국 내에서 원전을 운영해 그 수익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해가라는 것이다. 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전력을 일정 가격 이상으로 매입해주겠다는 계약도 해외 기업에 제시하고 있다. 프랑스 EDF에는 1MWh(메가와트시) 당 최소 92.5파운드(약 14만640원) 이상의 가격으로 정부가 전력을 매입해 줄 것을 약속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최소 계약 조건을 계속 영국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져 일정 정도의 수익성이 보장될 경우 국책은행과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 주요 원전기업, 기자재 및 부품업체를 팀으로 만들어 통으로 영국에 원전 수출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영국은 현재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가격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1MWh 당 40파운드 안팎)여서 MWh 당 90파운드 이상의 가격으로 전력을 사주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일부 원전 건립 자금을 자국 국책은행과 보증기관에서 지원하는 대신 전력 매입가격은 시장가격 수준으로 내리는 것을 원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영국은 새로 원전을 많이 건립할 대규모 시장이기 때문에 프랑스와 중국 등 글로벌 원전 강국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한국 기업들도 자국 내 원전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원하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프랑스 EDF가 착공한 영국 서머셋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립 현장/ 블룸버그

 


김정훈 홍익대 공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이 상당히 많이 뿌리를 내렸고 (탈원전 정책으로) 현 상태로 가면 원전 기업들의 인력들이 갈 곳이 없는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해외로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한 번 지으면 30년 이상 운영해야하고 해체할 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영국 정부와 협상에서 수익성이 확실한 전력 최소매입가격을 정하고 해체비용의 일부도 영국이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해용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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