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띄우기에 60조원 투입?..."재탕한 정책이 대부분인데…"
건설경기 띄우기에 60조원 쏟아붓는다
정부 경제활력대책회의
경제 지표 하나둘 나빠지자
인공호흡 하듯 재정풀기 총력
총선前 경제심리 회복 안간힘
"재탕한 정책이 대부분인데…<
경제효과 낼지 의문" 지적도
정부가 올해 신도시 건설과 철도·도로 등 공사에 60조원의 공공기관 투자를 집중한다. 이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간을 최대 7개월로 단축한다. 연초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등 외생변수로 더 불안해진 국내 경제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조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의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 10개월 이상 걸리는 예타 기간을 최대 7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예타는 공공기관의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대규모 신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한 절차다.
쌍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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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예타 기간 단축과 함께 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재정 조기집행 계획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62%로 설정했다"며 "특히 국민체감이 큰 일자리 사업은 1분기 중 37%를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총 4개의 안건이 상정됐는데 두 번째 안건인 중동 위기 대응을 제외하면 모두 경기 활성화 수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첫 번째 안건인 재정 조기집행 및 공공기관 투자 확대 계획에는 극단적인 '재정 앞당겨 쓰기' 정책들이 포함됐다. 중앙·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매칭사업에서 지자체 예산이 편성도 안 된 시점에 국비를 먼저 지출하고, 총 8조원 규모인 재정일자리 사업을 2~3개월 앞당겨 1월부터 시행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 안건은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 2020년도 경제정책방향의 구체적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네 번째 안건은 국회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행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경제활력대책 논의였다. 단적으로 외국인 현금지원 대상에 '첨단 기술·제품'을 추가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대안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률 개정이 안 되더라도 외국인투자위원회에서 허용할 수 있는 현금지원 분야에 첨단 기술·제품을 추가하면 사실상 정부의 재정 투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앞서 이번주 고위 당정청회의, 국무회의 등을 통해 상반기 중 역대 최고 수준의 투자·지출을 집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이를 놓고 1분기 중 경기부양과 경제심리 회복에 총력을 다해 4월 총선을 맞이하려는 여당과 정부의 선거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정부가 201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 달성을 호언장담했지만 연말 침체된 국내 경기 분위기로 볼 때 실제로 달성했는지는 불투명한 탓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연초에 성과지표를 좋게 하고 싸늘한 민간경제 부문에 대한 심리적 인공호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총선이 끝나고야 발표되겠지만, 각종 동향조사·경제심리 설문 등의 경제지표가 수시로 발표될 예정"이라며 "2019년에는 사상 첫 1%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고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지난해의 기저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1분기에 최대한 긍정적인 지표를 끌어낼 유인이 충분한 상황"이라 설명했다. 지난 2일 열린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이주열 총재도 "2019년에 2% 성장률 달성이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정부가 발표하는 대부분의 경제활력 방안들이 기존 발표된 정책들을 반복하는 수준이어서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60조원 규모의 공공기관 투자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2020년도 경제정책방향의 경기활성화 방안을 상징하는 정책이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8일 또다시 경제활력 대표 정책으로 활용됐다.
[이지용 기자 / 문재용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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