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교수 협의회, "월성1호기 영구정지, 참을 수 없는 모욕"
에교협 "월성1호기 영구정지, 과기계 노력 무시한 참을 수 없는 모욕"
탈원전 정책 비판 단체인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에교협)'는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 의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에교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원안위의 월성1호기 영구정지 의결을 맹렬하게 규탄한다”며 “정부가 월성 1호기를 영구정지시키기로 한 원안위의 결정을 철회하고, 재가동을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제111회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월성원전 1호기 영구정지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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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4일 원안위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운영변경 신청을 찬성 5표, 반대 2표로 의결했다. 월성 1호기는 경북 경주시에 건설된 원자력발전소로 한수원이 운영한다. 2012년 11월 상업운전 개시 30년만에 설계수명이 만료됐다. 수명 완료로 가동이 중단됐다가 2015년 2월 26일 10년간의 월성1호기 계속운전을 표결로 허가했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2167명으로 구성된 국민소송인단이 ‘수명연장 무효 확인 소송’을 내며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법원은 수명연장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다.
원안위와 한수원은 1심 판결에 항소했고,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수원은 2018년 6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수명연장 결정을 뒤엎고 조기폐쇄로 돌아섰다. 한수원은 올 2월 28일 원안위에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운영변경 허가안을 신청했다. 10월과 11월 두 번의 원안위 회의에서 보류되다 지난 24일 결국 표결 처리로 가결됐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의 경제성 분석을 두고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은 국정감사 때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신청할 때 수행한 경제성 분석이 과소평가된 게 아니냐는 국회의 지적에 따른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감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원안위가 의결하는 게 법리적으로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영구정지를 신청한 한수원 이사회가 경제성 분석을 과소평가하면서 업무상 배임으로 판단될 경우 영구정지를 결정한 원안위 위원들에게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도 논란거리다. 이런 이유로 탈원전 반대 진영에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명이 남은 월성1호기를 조기에 영구정지 시켰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에교협은 “월성1호기 영구정지 의결은 법과 제도를 철저하게 무시한 폭거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개발한 과학기술계의 노력을 철저하게 무시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감사원의 권위를 능멸하고, 국회와 감사원의 정당한 업무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교협은 “원안위는 월성1호기 계속운전 허가에 대해 시민단체가 제기한 ‘수명연장 허가 무효소송’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주체”라며 “원안위의 영구정지 의결은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을 무력화시켜 사법권을 능멸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교협은 이어 “원안위의 심의에서 ‘경제성 문제나 한수원 이사회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해본 적이 없고, 원전의 재가동 여부나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위해) 추가 투입된 7000억원 등은 우리가 책임질 부분이 아니다’라는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의 발언은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원전의 경제성은 안전 운전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고 정책수행기관인 한수원이 오히려 조기폐쇄라는 ‘정책결정’을 해버린 것은 원안위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에교협은 "정부가 월성 1호기를 영구정지시키기로 한 원안위의 결정을 철회하고,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추진하라"며 “맹목적이고 비현실적인 탈원전 정책을 대체할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에너지 정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원안위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24일 영구정지 결정에 대해 "한수원이 (원전의) 계속 운전이나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면, 원자력안전법령에서 정한 허가 기준에 적합할 경우 허가하고 있다"면서 "한수원의 운영변경허가에는 경제성에 대한 내용이 없으며, 원안위에서 이 안을 검토할 경우에도 경제성은 고려 대성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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