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어 내장에서 생분해 플라스틱 만드는 미생물 발견
빙어 내장서 '친환경 플라스틱' 만드는 미생물 찾아
빙어 내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원료를 만드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빙어와 참붕어 등 담수 생물 내장에서 신종 2종, 미기록종 36종 등 총 38종의 미생물을 최근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춘천시 소양호, 인제군 빙어호 등 12곳에서 빙어, 참붕어, 토굴(일명 벚굴로 민물조개의 일종), 재첩, 큰입우럭(배스), 동남참게, 물자라, 곳체다슬기, 민강도래 등의 담수생물을 채집했다.
빙어 내장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들 생물의 내장에서 38종의 미생물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신종은 빙어 내장에서 발견한 프로테오박테리아에 속한 ‘디프지아인테스티날리스(Deefgeaintestinalis)’와 토굴 내장에서 발견한 ‘포세이도니박터오스트레이(Poseidonibacterostreae)’ 등 2종이다.
특히, 연구진이 ‘디프지아인테스티날리스’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 미생물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원료로 활용 가능한 폴리하이드록시 부틸레이트(PHB, Polyhydroxy-butyrate)를 생산하는 유전자들이 확인됐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박테리아나 살아있는 유기체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이 미생물은 4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생장할 수 있도록, 저온 충격 단백질(cold shock protein)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빙어 내장에서 발견된 디프지아 인테스티날리스(Deefgea intestinalis)의 투과 전자현미경 사진. 오른쪽에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PHB가 저장돼 있다.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한지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원핵생물연구팀 선임연구원은 “미생물이 생장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원을 세포 안에 축적해놓은 데, 그걸 추출해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원료로 쓸 수 있다”며 “실제 활용하려면 효율성 검증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신종 ‘디프지아인테스티날리스’를 올해 안에 국제미생물분류학회지에 발표하고, 향후 나머지 신종 및 미기록종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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