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원전 수명 80년으로, 韓은 35년 원전 억지 폐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최근 플로리다의 터키포인트 원전 3·4호기 수명을 기존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했다. 당초 40년 운영 허가를 받았던 것을 2002년 20년 연장해 가동해왔는데 이번에 다시 20년을 더 연장한 것이다. 미국의 98기 가동 원전 가운데 90기가 운영 허가 기간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했고, 80년으로 추가 연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반해 우리는 지난해 6월 가동 35년 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월성 1호기는 7000억원을 들여 개보수해 1차 운영 허가 기간 30년을 40년으로 연장한 상태였는데 현 정부 출범 직후 가동을 중단시켰다. 정부 탈원전 방침대로라면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더 멈춰 세우게 된다. 세계 최고 부자 나라 미국이 원전을 80년 가동하는데 한국은 40년만 운영하고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얼마나 더 부자인가.



한수원 의뢰로 회계법인이 작성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경제성 분석은 "계속 가동이 조기 폐쇄보다 경제성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수원은 작년 6월 이사회에서 이 보고서를 이사들에게 배포하지 않고 왜곡된 요약 내용만 제공해 조기 폐쇄 결정을 유도했다. 한수원 경영진은 배임죄 문책이 두려웠는지 최대 500억원까지 책임져주는 임원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해 매년 3억3000만원씩 보험료를 내고 있다. 회사를 망치고 국가에 해를 끼치는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을 주도한 사람들은 사법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이후 경영 악화로 2016년 124명이던 임원 수가 52명으로 줄었고 간부급 2400명이 순환 휴직 중이다. 원전 관련 기자재를 공급하던 450개 업체도 줄도산 위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2030년 전력 요금이 2017년 대비 25.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탈원전을 추진 중인 독일의 전기료는 현재 한국의 세 배 이상이다. 전기료 인상은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가계에도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이 모든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전부 대통령 한 사람의 아집 때문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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