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말 어이없는...UAE 이직이 '인력 수출'?...정부 "기술 유출" 검찰에 고발


[팩트 체크] UAE 원전 이직은 인력 수출이라면서… 정부 "기술 유출" 검찰에 고발


자발적 퇴사 인력 2년간 265명

업계선 "산업 붕괴로 인력 유출"


탈원전 따른 전기료 인상 요인

2022년까지 1.3% 불과하다는데 올해 전력 구입 단가 9.9% 올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자 본지의 '탈원전 독주 2년, 돈도 사람도 환경도 잃었다' 기사와 관련, A4용지 7쪽 분량의 설명 자료를 냈다. '에너지 전환(탈원전)은 세계적 추세'라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고,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 기술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간 데 대해서는 '인력 수출'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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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이직(移職)은 '인력 수출'?

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한전KPS 등 원자력 산업 관련 공기업 3곳에서 정년퇴직 등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퇴사한 인원은 지난 2년간 265명에 달하고, UAE의 한 원전 업체에서는 한국인 직원 6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원전 핵심 인력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빨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탈원전 정부 주장과 반박

산업부는 그러나 "UAE로 이직하는 건 협력국에 '인력 수출'하는 것으로 봐야 하며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한 인력 유출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자력 업계에서는 신한울 원전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 건설 백지화로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가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 인력 유출은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UAE로 회사를 옮긴 40대 초반의 석사급 원전 설계 전문가 A씨는 "한국에선 더 이상 원전을 안 짓고, 수출에 대한 희망도 없어 떠났다"며 "원전 인력 '엑소더스(대탈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요즘도 한국의 후배들이 전화해 'UAE에 자리 없느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인력 유출에 따른 기술 유출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산업부는 지난 8월 한수원 전 직원 등이 UAE로 원전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원 감사 중

산업부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한수원이 외부 회계 법인의 경제성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성 등을 종합 고려해 결정했다"며 "월성 1호기는 최근 10년간 가동할수록 적자가 누적돼 경제성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는 지난 9월 30일 여야 합의로 월성 1호기 경제성을 과소 평가한 의혹이 있다며 감사를 요구,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한수원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앞선 2018년 2월 한수원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과 관련한 필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탈원전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 요인 거의 없다는 정부

산업부는 또 탈원전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은 2022년까지 1.3%에 불과하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전력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력 구입 단가는 이미 2017년 대비 9.9% 올랐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8차 전력 수급 계획에서는 순수하게 에너지 전환에 따른 요금 인상 요인만을 분석하기 위해 연료비와 물가 변동을 불변으로 가정했다"며 "올해 전력 구입 단가가 증가한 것은 물가와 연료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8차 전력 수급 계획에서 산업부는 물가와 연료비는 불변이라고 가정하면서도, 유독 태양광발전 원가는 태양광 기술이 발전해 2030년에 2017년 대비 35.5% 하락할 것으로 가정했다.


산업부는 또 "전기 요금 체계 개편은 요금 인상과 무관하다"며 "정부는 한전 적자 보전을 위해 전기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김종갑 한전 사장은 탈원전으로 인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필수 사용량 보장 공제(전기 요금 할인 제도) 등을 포함한 모든 특례 할인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전기 요금 특례 할인 폐지를 포함해 전기 요금 개편안과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준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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