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으로 등장한 새만금 개발사업
[단독] 개발지연 새만금 `미세먼지 주범`으로
착공후 29년…국내 최장공사
습지, 육지로 변해 매립토 날려
"중국 탓" 정부, 뒤늦게 조사나서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새만금 개발이 수십 년간 질질 끌어오면서 `미세먼지의 원흉`이 됐다. 전라북도는 수년간 원인 불명의 고농도 미세먼지에 시달려왔는데 `게걸음 공사`와 이에 따라 습지가 육지로 변해가는 `육화현상` 때문에 미세먼지가 급증했다고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지적했다. `중국 탓`이라고 발을 빼왔던 정부도 최근 여론이 싸늘해지자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전북 부안 마을에 새만금 공사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부안신문
edited by kcontents
최근 매일경제가 취재한 결과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 7월부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새만금 사업지역 육화현상에 따른 미세먼지 영향조사 및 대응방안 마련` 조사에 착수했다.
전라북도의 미세먼지는 24㎍/㎥(2018년, PM2.5 기준)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향이라고 항변해왔다. 하지만 중국 영향이라면 인근 충남·전남과 미세먼지 상황이 비슷해야 하는 만큼 불완전한 해명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반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는 새만금 매립토가 바람에 날려 전북지역 미세먼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새만금은 담수호 쪽 펄(개흙)을 준설해 매립하고 있는데 펄은 입자가 고운 탓에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비산먼지가 심해진 데는 새만금 개발이 오랫동안 지연돼 온 영향도 크다.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이달 착공 29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최장 공사 기록이다. 전북환경청 관계자는 "내부 개발이 하나씩 마무리되면 그곳에서 풀이 나고 먼지가 덜 날릴 텐데 지금 새만금은 10개 업체가 아주 느린 속도로 제각각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매일경제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