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與 태양광 조합들, 10% 비싸게 '전기 장사'...'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
산업과학 Construction,Science/에 너 지 Energy2019. 10. 21. 08:17
정권 업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
일반 업체 1㎿당 18만원에 파는데 친여 조합들은 20만원 넘게 공급
野 "학교·지자체·종교 부지를 '봉이 김선달'처럼 이용하면서 좋은 조건에 고정가격 장기 계약"
친여(親與) 성향 태양광 조합들이 일반 업체에 비해 비싼 값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이들은 현 정부 성향 교육감 관할 학교, 여당 소속 단체장의 지방자치단체 부지 등을 싼값에 이용해 발전소 사업장을 확보하고, 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 등에 안정적 가격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최장 20년짜리 '장기 계약'을 맺었다. 친여 조합들은 그러면서 비싼 값으로 전기를 파는 '이중 특혜'를 누리고 있는 반면, 자기 자본·대출로 부지·시설을 마련한 일반 '개미 사업자'들은 '공급과잉'으로 단가 하락 추세인 태양광 전력 직접 거래 시장으로 떠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한국에너지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 한국수력원자력과 '고정 가격 계약'을 맺고 전기를 공급하는 태양광발전소 1만3683곳을 전수조사 했다. 그 결과, 친여 조합이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 71곳의 전기 공급가(1㎿ 기준)는 평균 20만5753원이었다. 나머지 일반 업체들의 평균 공급가는 18만3419원이었다. 친여 조합들의 공급가가 2만2000원가량 높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친여 조합들의 전기 공급가가 높은 까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부, 지방자치단체, 학교 시설 부지를 발전소 사업장으로 사용하면서 각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발전소 5곳을 보유한 서울의 A조합은 모두 서울시나 서울시교육청 소유 부지를 사업장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발전소 8곳을 보유한 경기 안산 B조합도 모두 안산시나 국토부 소유의 땅을, 발전소 31곳을 보유한 C조합도 학교·종교 부지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임차료를 거의 내지 않거나 소액만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혜택이라는 것이다.
A조합은 각종 '탈원전' 운동에 참여했던 인사가, B조합은 전 민주당 지자체장 예비 후보가, C조합은 '사드 반대' 등을 주장했던 인사가 관여했던 곳이다. 정 의원은 "학교·지자체 시설을 '봉이 김선달'처럼 이용, 전기를 비싸게 판매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사업"이라고 했다.
1㎿당 태양광발전 공급가는 2015년 9만2000원, 2016년 13만9000원, 2017년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에 '개미 사업자'들이 몰리면서 지난해 9만4000원, 올해 6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 5개사 등과 '고정 가격 계약'을 맺으려는 경쟁률도 2017년 1.96대1에서 올해 4.7대1까지 올랐다. 업체들은 이러한 고정 가격 계약을 맺지 못하면 직접 전력 거래소 '현물 시장'에 전기를 내다 팔아야 한다. 그러니 한전 산하 발전 5개사 등이 최장 20년까지 가격을 보장해주는 장기 계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당수 친여 조합이 이런 '고정 가격 계약'을 유리한 조건으로 갱신하며 '갈아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C조합 31곳 발전소 중 22곳이 2014~2016년 맺었던 계약을 지난해와 올해 갱신했다. A조합 발전소 5곳 중 3곳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와 올해 친여 조합 운영 71곳 발전소 중 34곳이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부터 계약 기간이 최장 20년까지 늘어나고, 발전 5개사 등이 보장해주는 가격 역시 15만~20만원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원선우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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