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 들인 지하공간통합지도 '엉망'..."오류율 최대 '62%'"
"200억원 들인 지하지도 '엉망'…전선·배관 깊이 안맞고 겹쳐"
지도상 전력선 깊이 오류율 62% 달해…시설물 종류별 오류율 18∼32% 윤관석 의원 "국토부에 자료 수정 요구권 등 부여, 지도 정확성 높여야" "200억원 들인 지하지도 '엉망'…전선·배관 깊이 안맞고 겹쳐" |
정부가 거미줄처럼 얽힌 통신선·상하수관·전력선 등 지하 시설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통합지도를 만들고 있지만, 각 관할 기관의 매설 정보 자체가 엉터리라 자칫 수 백억원의 예산만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씽크홀 발생 모습/중앙일보
edited by kcontents
싱크홀(땅 꺼짐)과 통신구 화재, 열수송관 파열 등 잇단 지하 사고 후 대책으로 추진되는 이 지하 통합지도조차 정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에 지하시설물 관할 기관에 정보 오류 정정을 강제로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국회에서 제기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지하 공간 통합지도 구축사업 현황 및 시설물별 데이터 신뢰성' 자료에 따르면 지하시설물 종류별 매설 데이터의 오류율은 18∼32% 수준이었다.
국토부는 앞서 2015년 지하 공간 통합지도 구축 계획을 발표한 뒤 한국전력, KT, 지역난방공사 등으로부터 전력선, 통신선, 열수송관 등의 매설 데이터를 받아 3D(입체) 통합 지도를 만들고 있다.
작년까지 구축 과정에서 발견된 실제와 다른 잘못된 정보가 시설 종류에 따라 많게는 전체 중 3분의 1에 이른다는 얘기다.
종류별 오류율은 ▲ 전력선 31.7% ▲ 열 수송관 20% ▲ 광역 상수도관 26.9% ▲ 통신선 25.4% ▲ 가스관 17.8% ▲ 상수도관 21.2% ▲ 하수도관 27%로 집계됐다.
주요 오류 유형은 기준 깊이 범위에 묻혀있지 않거나 아예 심도(깊이)값이 없는 경우, 지하시설물이 건물과 중첩(겹친)된 경우, 양방향 도로 경계석 사이에 묻혀야 할 지하시설물이 나대지 등 엉뚱한 곳에 매립된 경우 등이었다.
특히 한전이 제공한 전력선의 심도 오류 비율은 61.9%에 이르렀다.
통신선과 열 수송관의 깊이가 비정상인 사례도 40.1%, 28.4%나 차지했다.
예를 들어 KT가 통합지도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계단 지상 공간에 통신선이 존재했다.
국토부는 작년까지 이미 194억원을 들여 전국 15개 시의 지하 공간통합 지도를 만들었지만, 이처럼 오류가 너무 많이 확인되자 해당 시설물과 데이터 관리 주체인 한전(전력계통 지도), KT(통신계통 지도), 지역난방공사(열 수송관 지도) 등에 오류 수정을 요구했다.
edited by kcontents
그러나 법·제도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각 주체가 아직 데이터 수정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윤관석 의원은 "거의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지도의 전선·통신선 등 매설 정보가 엉터리라면 예산 낭비 사례일 뿐 아니라 오히려 혼란만 키울 것"이라며 "국토부에 자료 요구권, 자료 수정 요구권 등을 부여해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한국경제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