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건설기계 전체로 세불리기 나서/ 이재갑 “건설노조 채용 강요...불응하면 사법처리”

건설노조, 건설기계 전체로 세불리기 나서


현장 장악력 높이려 영역 확대

건설기계사업자측 “횡포 근절을”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 열어


   건설노조가 현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건설기계로까지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건설기계사업자들이 노조의 횡포를 근절해 달라고 국회에서 호소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노조가 최근 굴삭기, 펌프카 등의 건설기계로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타워운행과 덤프 배차 등을 무기로 임금인상과 노조원 우선 고용 등의 효과를 보자 영역을 주요 건설기계 전체로 확대해 현장을 완전히 움켜지겠다는 의도로 건설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덤프트럭은 민주노총이, 레미콘 믹서는 한국노총이 장악

건설노조, "다시 없는 기회 이때 챙겨야 돼"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차 한대도 못들어가" 원주시 명륜동 한 건설현장/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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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덤프트럭은 민주노총이, 레미콘 믹서는 한국노총이 장악한 상태다. 또 전국 타워크레인 3000여대 중 민노(1500여대)와 한노(1000여대)가 움직일 수 있는 숫자가 약 2500여대 내외나 된다.


여기에 건설현장 핵심 장비인 굴착기와 펌프카까지 노조에 넘어갈 경우 현장기계 장비 운행 여부만으로 현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건설노조는 지난 5월 레미콘 파업을 빌미로 노조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8월에는 자신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전국 타워크레인을 멈춘 바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원을 넣거나 환경투쟁이라고 해서 현장 입구를 봉쇄하고 각종 이유를 들어 소란을 피우며 노조에 필요한 이권을 챙겨갔다면 최근에는 기계장비를 빌미로 압박해 오는 경우가 늘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가 건설기계 사업자들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각 사업자 단체에 속해있던 1인 사업자들의 노조로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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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건설기계사업자들도 노조의 불법행위를 막아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 4만 건설기계사업자를 회원으로 둔 건설기계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노동단체 횡포 근절 등의 내용을 담은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한 건설기계사업자 관계자는 “노조가 건설현장에서 자신들 소속 장비를 쓰게끔 떼를 쓰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일자리가 생기면서 사업자들의 노조 가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도 아닌 사업자까지 끌어들이는 행태를 보고 있자니 울분이 터진다”고 말했다.

[남태규 기자] news883@naver.com 대한전문건설신문


 



이재갑 “건설노조 채용 강요 전수조사해 시정 명령… 불응하면 사법처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인터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설현장의 ‘채용 갑질’(노조의 조합원 채용 강요)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용부는 이를 위해 전국 건설현장 450여 곳의 단체협약을 전수 조사해 이 가운데 조합원 채용 등 불법 단협으로 확인된 200여 곳에 대한 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장관은 또 내년 1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는 50∼299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행 연기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장관은 2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말로만?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주 52시간 근로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청년고용 상황 등 고용노동정책 전반에 대한 생각을 상세히 밝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50∼299인 사업장의 주 52시간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시행을 유예하고 또 시행할 시기가 오면 똑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그 사이에 바뀌는 건 없을 것이다. 시행을 유예하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3개월→6개월)대로 개선되면 대부분 문제가 풀릴 것이다.”




―계도기간 설정 등 추가 대책은 내놓을 계획이 없나.


“50∼299인 사업장 전체(4000여 곳)를 일대일로 도와드릴 예정이다. 탄력근로제 개선으로도 안 되는 게 있는지 검토해 보고,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도 생각해 보겠다.”


―최저임금(내년도 시급 8590원)이 많이 올라 주휴수당을 없애도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노사 간 견해차가 크고 사용자들도 입장이 엇갈리는 문제다. 주휴수당을 없애면 시급 근로자들은 임금이 16.7%나 감소한다. 반면 대기업 등 월급제 근로자는 통상임금이 20% 이상 인상되고, 다른 수당도 같이 올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중소기업 업계 내부에서도 입장 차가 크다. 논의를 하더라도 심도 있게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건설현장 노조의 ‘채용 갑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다른 사람의 취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 조합원 채용을 명시한 단체협약은 불법이라 시정명령 대상이다. 건설현장 450여 곳의 단협을 전수 조사해서 이 가운데 200여 곳에 대해 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정에 응하지 않으면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채용절차법으로 채용 갑질이 근절될 수 있을까.


“실제 채용 강요가 생겼을 때 예전에는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협조를 잘 안 한다. 기업도 겁을 내는 거다. 지난해 6건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그래서 채용절차법을 만든 것이고, 이제 신고가 들어오면 우리가 조사한다.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가서 행정지도를 하고, 과태료(최대 3000만 원)도 부과할 수 있다.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한 조치를 내리겠다. 만약 정도가 심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2기 경사노위가 출범했는데, 사회적 대화 무용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경사노위의 성과를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 탄력근로제 개선과 사회안전망 확대 등 몇 가지 합의가 있었다. (사회적 대화가) 안 돌아간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예민한 주제에 대한 계층별 위원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합의가 이뤄진 게 문제였다. 2기 경사노위는 운영 방식부터 개선할 것이고, 1기보다 원활해질 거라 생각한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경영계가 강하게 반대하는데….


“경영계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과도하다. 국내 노조의 절반 정도는 이미 산별노조의 지회 형태다. 산별노조의 경우 이미 실업자와 해고자가 다 들어가 있다. 기업노조에서 단체교섭을 할 때 이런 분들에게 위임도 한다. 이들의 노조 가입 여부는 노조의 자율적 결정에 맡겨져 있고, (정부안은) 기업노조 임원을 재직자로 한정하는 등 다양한 보완 방안을 뒀다. 경영계가 우려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정부안을 수정할 생각은 없는 것인가.


“정부안 외에 많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우리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영계의 핵심 요구인 파업 중 대체근로를 허용할 수는 없나.


“ILO는 대체근로에 대해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쟁의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분류한다. 현재 우리 법(대체근로 금지)이 ILO 기준과 맞다.”


―임금분포 현황을 공개하려는 이유는….


“경영계는 임금체계를 직무급으로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나. 직무급은 직무에 대한 임금정보가 없으면 만들 수 없다. 외국에서도 직무급을 설계할 때 임금정보를 수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임금체계 개편을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 다만 임금정보 공유의 폭을 넓혀야 시작할 수 있다. (임금분포 현황 공개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는 그래서 과도하다.”




―최근 청년고용률 상승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대기업만 보면 항상 청년일자리가 부족하다. 하지만 정부의 청년정책은 강소기업과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가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자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해소되면서 청년고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유성열 ryu@donga.com·송혜미 기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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