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산적 한국도로공사, 매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1천억 손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이틀째 점거 농성
명절 통행료 면제로 1000억 날리는데…'28조 빚쟁이' 도로공사, 보전은 누가?
최근까지 면제 총액만 1905억
올 추석 또 500억 날릴 판
道公 전액 부담…빚만 늘어
설, 추석 등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한국도로공사가 해마다 약 1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3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로 약 500억원의 면제가 예상돼 28조원에 달하는 한국도로공사의 부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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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년 추석 이후 지금까지 추석, 설 등 명절에 면제된 고속도로 통행료가 19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통행료로 지난 추석 연휴(2018년 9월 23~25일) 3일간 481억원, 지난 설 연휴(2월 3~5일) 3일간 447억원이 면제됐다. 명절 연휴마다 500억원가량의 통행료 없이 고속도로가 운영된 셈이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12~14일에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될 예정이다. 일요일인 15일은 면제 기간에서 제외된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다. 2017년 9월 유료도로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2017년 추석 이후 설, 추석 등 명절마다 시행되고 있다. 유료도로법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도 국민 사기 진작, 내수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임시공휴일이었던 2015년 8월 14일, 2016년 5월 6일에도 고속도로 통행료 290억원이 면제됐다.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 기간, 지난 4월 강원 산불피해 복구 당시에도 자원봉사 차량에 한해 통행료 면제가 시행됐다. 지난해 추석과 지난 설 연휴 기간에 통행료 면제 혜택을 받은 차량만 3025만 대에 이른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의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지난해 부채 총액은 28조1128억원에 달한다. 2017년(27조4827억원)보다 6301억원 늘었다. 부채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2023년 부채 규모는 지난해보다 8조872억원 늘어난 36조2000억원으로 급증한다.
해마다 1000억원에 가까운 부담을 통행료 면제로 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재정고속도로에서 면제금액을 보전받은 경우는 없다”며 “면제된 통행료 전액을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한국경제
수납원 380명 도공 2층서 이틀째 점거 농성…경찰 900명 현장 대기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이틀째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한 가운데 경찰이 이들 중 9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10일 한국도로공사 20층 사장실 입구 복도에 있던 수납원 9명을 모두 연행했다.
2층 로비에는 260여명, 정문 앞에 120여명 등 모두 380여명이 시위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의경 15개 중대와 여경 4개 제대 등 모두 900여명을 동원해 수납원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있다.
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하는 톨게이트 노조원
이날 오전 톨게이트 요금수납 여성 노동자 수십명은 경찰이 농성자들에 대한 해산을 시도하자 "몸에 손대지 말라"며 티셔츠 등 상의를 벗은 채 접근에 맞섰다.
농성장을 둘러싸고 있던 남성 경찰관 500여 명은 이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지켜봤다.
1·2층 로비에는 도로공사 직원 300여명이 자리 잡아 외부의 수납원들이 건물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2차례에 걸쳐 사장실 입구의 노조원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2명이 다쳤다"고 했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은 채 다른 장소에서 대책을 구상 중이나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10일 오전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조원들이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본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전날 본사에 진입한 일부 노조원들은 건물 내에서 점거 농성 중이다.
지난 9일 오후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은 밤샘 농성을 하며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근로자와 달리 1·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천47명은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고 발표한 데 반발해 점거 농성을 벌였다.
수납원들은 "1·2심 소송이 진행 중인 1천여명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745명과 같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판결에 따라 하급심이 진행 중인 노동자들에게도 동일한 조건이 적용돼야 한다"며 "그런데 이강래 사장은 끝까지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 이강래 사장과의 면담 ▲ 9일 발표한 고용보장방안 폐기 ▲ 확정판결 받은 수납원과 소송 중인 1천명 직접 고용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 등도 한국도로공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도로공사 직접 고용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의 대표적인 투쟁"이라며 "대법원판결 당사자들만 직접 고용하겠다는 이 사장의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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